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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친구의 새싹들


친구 한 명이 새싹 장사를 시작했다며 새싹을 넘겨주고 갔다. 완두콩 왕자(완두콩 위의 공주의 패러디일텐데 완두콩이 남성명사라 그럴듯하다) 라는 이름의 새싹부터 브로콜리 형제( 브로콜리 Brokolis 와 형제 Brolis 의 어감때문이다)라는 브로콜리 새싹과 세 종류의 무순등등 여러 아이들을 이것저것 섞어 주었다. 다음에 씨를 뿌리거나 물을 주러 갈때 같이 가자고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숲에 온 것처럼 기분이 좋았다. 리투아니아에서는 이런 아이들은 그 자체를 먹기보단 아직까진 장식용으로만 쓰이는 경우가 많아서 고민이 많다고 했다.


삼사십대때의 우리엄마는 늘 쌈만 싸서 드셨는데 가끔 문득 드는 생각이 과연 그것이 채식 취향이었을까 싶다. 어쩌면 간편하면서도 배부르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인 동시에 주방 책임자로썬 불로 조리된 다른 음식에 대한 자신의 지분을 최소화하여 결과적으로 음식하는 빈도를 줄일 수 있게 하는 참으로 효과적인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브로콜리 새싹은 너무 질겨서 좀 걷어냈다. 약간 현관 앞에 놓인 신발 문지르고 들어가는 그 카펫의 까끌한 질감이다.


고기를 기다리는 새싹 둥지. 오랜만에 미역도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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