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의 파프리카가 유독 눈에 밟히는 날에는 집에 데려와서 포크로 군데군데 구멍을 뚫고 오븐에 한 시간 정도 그냥 넣어두고 잊는다. 껍질은 아주 쉽게 벗겨지고 칼로 자를 것도 없이 손으로 주욱주욱 찢어진다. 그러면 이들은 흡사 황도 같은 모습이 된다. 소금과 후추를 뿌리고 마늘을 얇게 썰어 곳곳에 집어넣고 올리브 오일을 가득 부어서 놔둔다. 바질, 케이퍼 같은 것을 추가로 넣어도 된다. 가지도 토마토도 같은 방식으로 잠수시킬 수 있다. 맛이 들었다 싶으면 병에 넣어서 냉장고로 가져간다. 때로는 올리브나 앤초비 같은 다소 강한 맛의 아이들을 넣고 전부 휘 갈아서 빵에 발라 먹던가 파스타에 섞어 먹어도 된다. 항상 이걸 만들고 나면 어느 집에서 굴라쉬를 한 솥 끓였나 싶을 정도로 온 계단이 파프리카 냄새로 가득해진다. 우리집에서 나는 냄새였구나 깨닫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단순하다.
Food
파프리카에 냄새가 있나?
혼자 생각해보게 되네..
궁금하다..
지금 당장 광파오븐 에 파푸리까를 .
크으 맛나겠다 전 파프리카에 올리브유, 발사믹과 꿀 부어서 뭉근하게 볶아놓고 먹는거 좋아했는데... 지금은 없어진 좋아하던 러샤 카페에서 내준 가니쉬였는데 넘 맛있어서 종종 해묵었어요 하지만 요리 안한지 어언 n년... 노동노예 우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