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 2020. 11. 20. 07:00

뭐든 뭔가를 조금씩 덜어서 사는 행위는 특유의 행복감을 준다. 100그램의 잎차나 20그램의 팔각. 0.5 리터의 참기름, 작은 초콜릿 두 개, 4개의 스트룹 와플, 자두 한 알. 양배추 롤 한 개, 심지어 나사못 100 그램 같은 것들 조차도. 한 개 혹은 두 개 사이에서 고민을 하다 보면 단순한 소비에도 서사가 생기고 사색의 여지가 생긴다. 그런 아날로그 느낌이 참 좋다. 이 가게는 각종 양념가루들과 기름을 판다. 나는 이곳에서 참기름을 주기적으로 사며 팔각이나 갈아먹을 후추. 인도 향신료 같은 것을 구매 가능한 최소량으로 산다. 이런 가게에서는 직원이 또 뭐 필요한 거 있나요 물어볼 때 부담스럽기는커녕 도리어 마음이 편해진다. 보통 저런 큰 통을 가져와서 중량을 재고 다시 가져다 놓고 돌아와서 또 필요한 게 있냐고 물어보는 식인데 필요한 항목이 두세 종류가 넘어갈 때 그렇게 다시 물어오면 그나마 마음이 좀 편해지는 것이다. 나는 팔각과 계피 막대 등 핫초코와 뱅쇼에 필요한 몇 가지 것들을 샀다. 겨울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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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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