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라그만

(2)
동네 식당의 라그만 2 지난 번에 라그만을 먹었던 동네식당은 중앙아시아 쪽에서 이주해 온 손님들로 요일불문하고 문전성시를 이룬다. 게다가 대부분의 손님이 남성들이라서 그런지 타슈켄트나 알마티에 기사식당이 있다면 왠지 그곳과 비슷할 것 같다. 간혹 지나칠 때 카운터에 사람이 서있으면 들어가서 베이글 비슷한 중앙아시아 빵 한두 개를 사곤 한다. 그 빵을 카운터 밑에서 바로 꺼내서 비닐에 담아주기 때문이다. 그 식당보다 훨씬 더 오래전부터 영업 중인 또 다른 중앙아시아 식당은 동네 오르막길에 태국식당, 멕시코 식당과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다. 이 동네에서 단순히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맛집으로 거듭나는 경우는 사실 없다.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적당히 맛있는 음식에 술을 곁들여서 도란도란 앉아있기에 아늑한 곳들이라면 보통 사람들이 모인다..
동네식당의 라그만 우리 동네 베트남 식당이 안타깝게도 문을 닫아 일 년간 비어있던 자리에 할랄표시가 붙은 꽤 진지해 보이는 무슬림 식당이 생겼다. 새로 생긴 식당의 운명이란 것이 음식이 맛있음에도 불구하고 없어지기도 하고 반대로 손님이 많아지면 처음과 달리 뭐가 변해도 변하게 되니 최대한 빨리 아직은 모든 것이 조심스러운 순간 한번 정도는 꼭 가보게 된다. 이 식당 건너편에는 십 년도 끄떡없는 아르메니아 식당이 있고 이 골목의 끝에는 작년 여름에 생겨 성업 중인 케밥집이 있는데 이들은 보기 좋게 삼각편대를 이루게 되었다. 이 식당들 특유의 동향들의 커뮤니티 같은 느낌이 있다. 하지만 그 낯섦은 배타적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여행을 하다가 알게 된 현지인 집에 초대받은 것처럼 얼떨떨하면서도 푸근하다. 카이로의 시리아 대사관 앞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