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밤과 낮

(2)
<밤과 낮> 홍상수 (2007) 과 까지 이번달에 우연찮게 홍상수의 영화를 두편이나 보았다. 수년간 인터넷 사이트에 띄엄띄엄 올라오던 그의 영화들을 운좋게 놓치지 않았던것인데 어쩌다보니 최신작인 를 빼놓고 그의 모든 영화를 본 셈이 되었다. 매번 거기서 거기인 주인공들이지만 그들이 그 캐릭터들 사이에서 진화하고 퇴보하는 느낌을 준다는것은 퍽이나 웃기다. 예를 들어 잠들어 있는 유정(박은혜)의 발가락을 빨다 핀잔을 듣는 김성남(김영호)의 모습에 에서 김의성이 이응경의 발가락을 빠는 장면이 오버랩되는것처럼 어떤 지점에서 진화하고 퇴보하느냐를 가르는 명확한 기준 따위는 없지만 혹시 그런게 있다면 그것은 아마 머릿속에 따끈하게 남은 전작의 주인공의 성격과 행동에 현재 감상중인 영화의 캐릭터를 대입시켜 몰입하는것일 수도 있고 주인공들처럼 한때는..
<호노카아 보이> 사나다 아츠시 (2009) 속의 정지된 마을 리투아니아에 살면서 눈에 무뎌진지 오래이지만 그래도 첫눈은 항상 누구에게나 상징적인가보다. '오늘 첫눈이 내렸다'라는 평서문을 머릿속에 담고 시작하는 하루. 반쪽짜리 식빵 네 조각을 펴놓고 땅콩잼 한층 딸기잼 한층 땅콩잼 한층을 발라 우유와 먹었다. 여기엔 내가 좋아하는 땅콩잼과 포도잼이 세로로 길게 섞인 그 스트라이프 잼이 없다. 사실 작년에 한국에 갔을때 그 잼을 사오려했지만 막상 서울에서 한번 먹고나니 너무 시시해보였다. 내가 그 잼을 리투아니아까지 배달해 왔을때 느낄 만족감이 그리 가치있어 보이지 않았다고 해야할까. 그 별것아닌 만족감을 충족시키는것은 어떻게 보면 그 물건을 과대평가하는것은 아닐까. 태어난곳에서 떠나와 다른 세상에 정착해서 살아간다는것. 철저한 계획에 의한 이민으..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