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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2.02.29 Vilnius 01_빌니우스 걷기
Vilnius Chronicle2012.03.29 23:05

 

 


토요일 오전 좋은 날씨에 필받아서 오랜만에 서점에 갔다. 빌니우스 대학 근처에 위치한 수입서점. 건축,미술,여행,사진등 예술서적들이 대부분이다. taschen 이나 lonely planet 뭐 그런 종류의 책들. 책읽는것보다 책모으기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딱인 서점이다. 책장에 꽂아만놔도 폼나는 색감좋은 하드커버에 스타일리쉬한 내용들이 주류를 이루는데 그냥 지나가다가 이런저런 사진을 보러 들르긴 하지만 론니플래닛 한권 산것 말고는 구입의 기억이 없음.



 


이런 백과사전식의 요리책이 5분만에 하는요리, 천원으로 하는 요리 같은 요리서들보다 훨씬 땡기긴 하지만 이런걸 기름튀기고 물튀기는 부엌에 놔두고 요리를 하기엔 정말 비실용적인것같다. 우선 너무 무겁고, 정말 거실에 꽂아놔야할 부류의 책이다.





토요일이라서 아주머니 한분만 일을 하셨다. 책을 저만큼 쌓아놓고 가끔 방석깔고 앉을 수 있을만큼의 넓이를 가진 창가는 정말 좋을것 같다. 특히 저렇게 볕이 들어오는 구조라면. 하지만 이런 형태의 창가는 천정이 높아서 창문이 새로로 긴 구시가지의 주택에서만 주로 찾아볼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늑하지만 천정이 높고 창문이 크면 상대적으로 춥고 난방비가 많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다들 나름대로의 단점과 고민을 가지고 있는걸 보면 신기하지 않나? 



 


파리편 론니플래닛을 살까 심각히 고민했지만 우선은 놓았다. 최소한 일년 반 정도는 조신하게 빌니우스에 남아 지난 한국 여행의 출혈을 메꾸는데 힘써야하므로. 시어머니께서 파리의 로망따위를 가지고 계셔서 언제가 될 진 모르지만 다음번 휴가는 아마도 시어머니와 함께 파리 여행을 하게 될 확률이 크다. 많이 가는 여행지들은 개정판이 자주바뀌므로 가기전에 사는게 낫겠다. 아무튼 난 론니플래닛이 좋다. 객관적이기때문에.





 이 사진을 보고는 아 사진작가가 누구더라 한참 고민을했다. 작가 이름이 저렇게 대문짝하게 써있는데 말이다. 그만큼 작품자체의 아우라가 대단하단 거겠지? 저 여자를 볼때마다 늘상 떠오르는 두가지가 있는데 바로 베티블루에서 여장한 장위그 앙글라드와 knife 의 pass this on 클립..아무튼 항상 저 아래로 내려가보고 싶은 충동을 느끼지만 금지구역이다.





이런 책들도 많다. 꼭 봐야할 명작리스트 그런거. 얼마전에 생각지도 못한 영화에서 오랜만에 알파치노를 봤다. 아담샌들러가 쌍둥이 여동생역까지 1인2역을 했던 <잭앤질>. 알파치노는 어디에 손을 놓으며 꼭 저렇게 손가락 다섯개를 쫙 펴더라. 나이가 들수록 말할때는 혀가 자주보이고 침을 심하게 튀긴다. 로버트 드니로보다 훨씬 늙어가는 기색이 뚜렷하지만 아무튼 멋있다.





건축이나 인테리어 책 보는거 재밌지만 아무리 세일을 해도 이런책은 인테리어용 책.





앗 서점에선 못알아 봤는데 지금 사진을 보니 파에야 라는 책이 있네. 구경하러 가야겠다.





이것이 바로 토요일 오전, 남편까지 자게 내버려두고 산책을 하게만든 화창한 날씨의 영감으로 구입한 요리책. 실제로는 A4용지 반만한 크기인데 사진은 굉장히 크게 나왔다. 전날 신문에선 이란 요리에 대한 기사를 읽은 탓일까. 바로 눈에 들어왔다. 아직 오븐이 없어서 오븐을 필요로 하는 요리가 더 맛있어 보인다. 남편이 구입한 디아블로와 비슷한 가격에서 조그만 미니 오븐을 사볼까. 건포도를 넣고 쿠스쿠스를 만들어야겠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2.03.29 22:13

 

vilnius. vokiečių st.



빌니우스 구시가지의  메인스트릿중의 하나인 vokiečių gatvė. vokietis 는 독일인이라는 뜻이다. 멀리 성 코트리나 성당이 보이고 앞에서부터 빙 둘러싸고 있는것은 살로메야 네리스 중학교. 여름이 되면 학교 앞 뜰은 근처 레스토랑들의 노천카페로 이용된다. 일방통행이긴 하지만 차들이 저렇게 다니는데 서버들이 길 건너다니면서 주문받고 서빙하는걸 보면 가끔 아슬아슬하다.  구시가지내의 대부분의 거리가 일방통행이거나 자동차 진입이 아예 금지되어 있거나 그렇다. 그래서 아주 가까운곳도 이리저리 삥둘러서 돌아나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그래서 구시가지내에서는 스쿠터나 자전거 이용이 훨씬 편하다. 물론 날씨가 따뜻할때에만. 식당에서 택시를 타고 집에 가야할 때가 가끔 있는데 택시기사에게 인간 내비게이션이 되주어야할 때도 있다. 회전이 잦고 여기저기 맞혀있는곳이 많으니 택시기사들도 길을 빠져나가는데 애를 먹는것이다.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보통 콜택시를 이용하는데 전화해서 출발지와 목적지를 얘기하면 빠르면 3분 늦어도 10분정도면 바로 탈 수 있다. 목적지까지의 거리가 심하게 짧을 경우 어떤 회사들의 경우 손님이 많다는 핑계를 둘러대고 오지 않지만 아무튼 콜택시가 보편화되있다는것은 좋은것같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2.03.28 02:45

 

vilnius. arklių g.



주중에는 잔뜩 흐리던 날씨가 금요일 오후부터 화창해진다. 토요일 하루 반짝 따뜻하다가 일요일부터 다시 어둑어둑 추워지는 요즘. 벌써 2주째 이런식이다. 지지난주 토요일에는 영상 12도까지 기온이 올라갔다. 정말 말 그대로 미친듯이 사람들이 집밖으로 뛰쳐나왔다. 작년보다 평균 5도정도 더 추웠던 겨울이었으니 모두들 갑자기 찾아온 봄을 맞이하고 싶었던거다. 처음에는 잘 이해가 안갔다.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는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데 갑자기 해 조금 나고 날씨가 따뜻하다고 너도나도 작정하고 집밖으로 나오는것이 이상했다. 하루상간에 텅 빈 거리가 사람들로 가득찬다고 생각해보라. 모두가 좀비로 느껴질 만큼 이상하다. 한해 두해 지나고 나니 심정적으로는 이해가 갔다. 삼년 사년 지나고 나니 나도 본능적으로 집밖을 나서게 된다. 지난 토요일은 자연광의 도움으로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아침 8시에 저절로 눈이 떠졌다.커피를 끓여서 다시 침대로 돌아가 신문을 뒤적거렸지만 결국 아홉시 반정도에 사진기를 들고 시내 중심으로 향했다. 추운 겨울 우중충한 날씨에 예외없이 텅 빈 거리를 생각하면 유모차며 자전거로 북적거리는 구시가지는 생동감이 넘친다. 작은 빌니우스는 구시가지와 한두개의 복합쇼핑센터를 제외하고는 휴일에 사람들이 모일곳이 별로 없다. 우리나라처럼 명동 신촌 종로 강남 이런식으로 몇군데의 유흥가가 있는것이 아니라서 사람들이 가는곳은 정해져있다.  조금씩 영상의 기온을 찾아가는 요즘같은 경우는 그렇다고 교외로 빠져나가기에는 추운 날씨라 사람들은 보통 아이들과 안전하게 산책할 수 있는 구시가지를 찾는다. 구시가지는 대성당을 중심으로 크로와상처럼 겹겹이 돌아 마치 부채꼴처럼 넓어진다.  그리고 나는 구시가지의 최외각이라고 할 수 있는 빌니우스 기차역에서 조금씩 중심으로 파고들어가는 루트를 더 좋아한다.  배낭을 매고 역을 빠져나와 호스텔을 찾아가던 첫 날의 기억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거닐다보면 대부분의 건물에 익숙해지고  남의 집 모양새까지 외우게 되니 간단하기 이를데 없는 리투아니아의 주소를 들면 집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건물 번호를 알고 막상 터널을 지나 주택의 내부로 들어서서 몇세대가 공유하는 마당에 서면 내가 어떤 거리에서 들어왔는지는 상상하기 힘들어진다.  거리를 뜻하는 리투아니아어의 가트베 gatvė 는 영어의 st. 처럼 거리 이름뒤에 g. 라는 약자로 표기된다. Arklių g. 는 아르클리우 거리.아르클리스는 동물 '말'이라는 뜻이다.  구시가지 유일의 재래시장인 할레hale 시장을 지나 내셔널필하모닉으로 들어서는 길목에 위치한 이 거리의 널찍널찍한 거리는 곧있으면 시작될 올드타운의 서막과도 같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2.02.29 19:11



 재작년 말에 새해 선물로 받은 다이애나 미니. 두번째 필름을 현상한지도 벌써 반년이 넘었다.  바꿔말하면 1년 반 동안 고작 필름 두개를 썼다는 소리다.  매번 헛도는 필름때문에 깜깜한 욕실에서 필름을 다시 끼워넣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그래도 우연처럼 현상되어 나오는 이런 사진들을 보면 기분이 좋다.  한컷에 두장을 담는 기능으로 36장짜리 필름이면 72컷이 찍히는 논리인데 제대로된 72컷의 사진을 가지기위해선 아마 대여섯통의 필름을 더 써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한번은 빛이 들어갔고 한번은 필름을 되감을때 리와인드 버튼을 눌러야 한다는것을 깜박 잊는 바람에 이미 한번 돌아간 필름위에 한번을 더 찍었더랬다.  그런 경우에도 솔직히 노출 조절만 잘하면 괜찮은 사진을 건질 수 있지만 당연히 노출 조절에도 실패했다. 무거운 카메라를 싫어하는 나에겐 목에 걸어도 가볍다는것이 우선은 최고의 장점이다. 비슷한 토이 카메라 두세개를 목에 주렁주렁 달고 다녀도 왠만한 전문가용 카메라보다 가벼울거다.  그리고 내가 투자한 시간과 감정의 결과물을 전부 보여주지는 않는다는것이 이 예민한 장난감 카메라의 매력이자 단점일 수 있겠다.  따뜻한 여름, 다이애나 미니를 목에 걸고 시내 곳곳을 산책한다.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여름이라고해도 결코 분주하지 않은 한적한 거리들은 있기 마련이다.  크고 작은 교회들이 자리잡은 이제는 길을 잃으려고해도 잃어지지 않는 그런 익숙한 거리들.  빌니우스는  걷기에 참 좋은 도시이다. 차가 다닌다고해도 보통은 일방통행이다.  주택과 상업용 건물, 역사 유적들은 서로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적당히 섞여 있다.  주변국들의 올드타운과 굳이 비교하자면 탈린의 올드타운보다는 덜 아기자기하지만 라트비아의 리가보다는 훨씬 다정하고 바르샤바의 올드타운보다는 덜 인위적이고 크라코프보다는 더 정적이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