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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9.27 에스프레소 스타우트 (1)
  2. 2017.11.19 커피 매거진 두 권 (3)
  3. 2017.10.31 커피들 (2)
  4. 2017.10.23 커피와 도넛 2 (2)
  5. 2017.10.22 남겨진 커피
Coffee2018.09.27 07:00

2년 전에 뭘했지? 하고 심심해서 찾아보니. 이걸 마셨다.  마트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일본 맥주인 뚱뚱보 히타치노 네스트. 맥주병도 도톰하니 단연 귀엽고 스타우트라는 어둠의 맥주에 커피계의 어둠, 에스프레소가 첨가되다니 좀 멋있다고 생각하며 마셨다. 맛은 둘째치고 정말 자알 만들었다는 느낌을 주는 맥주. 여자한테 잘생겼다는 말하고 싶을때. 그런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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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offee2017.11.19 08:00





지난 여름에 사서 본 커피 매거진 두 권. 시간이 얼마 흐른 것 같지 않은데 그때 잡지 읽으면서 마신 커피들이 꽤나 오래 전 녀석들처럼 아련하다.  Drift 는 뉴욕에서 6개월마다 발간되는 커피 잡지이다. 한 도시 이야기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최근에 6호 멕시코 시티 편이 발간됐는데 내가 산건 5번째 도시 멜버른편이었다. 딱히 멜버른편이 궁금했다기보다는 이미 그 전 호들은 거의 절판되었고 아마존에서 중고도 비싸게는 200 파운드까지 거래되고 있었다. 반면 멜버른편은 가장 최근호였기에 5파운드 남짓에 중고로 구입할 수 있었다. 아마존에서 중고로 뭔가를 구입해도 새 것인 경우가 많은데 비오는 날 우체국에서 잡지를 수령해서는 무거운 물건이 담기면 바닥에 쓸리는 유모차 바구니에 넣고 끌고 다니다가 천가방 안으로까지 비가 새는 바람에 정말 새 것이었던 잡지 아래가 다 젖어 버렸다. 물에 불은 잡지를 무거운 책들로 눌러놔서 원상태로 돌아오긴 했지만 여전히 흙냄새가 약간 난다. 그 냄새는 사실 좋다. 어쨌든 결국 5파운드 중고 잡지를 산 격이 됐다. Standart 는 슬로바키아 태생의 커피 잡지이다. 빌니우스의 몇몇 카페에서도 읽을 수 있다. 





잡지 표지에 나온 멜론 팝시클을 만들어 보겠다고 멜론을 몇 번 샀는데 결정적으로 넣고 얼리는 그 틀이 없다는 것을 매번 뒤늦게 깨닫는 바람에 만들어 먹지 못하고 결국 겨울이 되버렸다. 이 두 잡지 모두 영어로 발간되는데 그래서 모든 기사를 매끄럽게 읽을 수는 없다.  한 번 더 읽으면 항상 새로운 내용이다. 그런데 뉴욕에서 발간되는 드리프트가 더 잘 읽힌다.  하나의 도시라는 공통 소재가 주제가 다른 기사들 간에도 개연성을 부여하고 진지하고 전문적인 주제도 가볍고 일관적인 톤으로 읽히게 하는 탓도 있지만 필진 자체가 영어를 원어로 쓰기 때문인것도 같다. 원어민이든 오랜 세월 영어를 원어민처럼 쓴 사람이든 보면 정말 별로 복잡하지 않은 몇개의 단어들을 쓰면서도 거꾸로 생각해보면 난 절대 술술 해낼 수 없는 그런 논리적 영어를 구사하는데 슬로바키아 잡지인 스탠드아트는 뭐랄까 국적이 다른 기고가들이 자신들의 언어로 쓴 내용을 영어로 재번역하는 과정에서 뭔가 쉽고 매끄러운 표현들을 못찾고 그냥 꾸역꾸역 장황한 직역을 하는 느낌이다.  스탠드아트가 쿠웨이트에 입점한 일본 카페부터 코스타리카의 커피 산업, 런던의 바 오너로부터 미국의 바리스타, 베를린의 카페로부터 산티아고 순례길 위에서의 커피 이야기까지 이곳에서 저곳으로 정신없이 이동하며 커피를 들이키는 빠른 리듬이라면  드리프트는 한 도시에서 서두르지 않고 오랫동안 생활하며 그 도시와 아침을 맞이하고 물어 물어 알게 된 사람들을 찾아가 이야기하고 해질 무렵 함께 카페 문을 닫는 듯한 정적인 느낌이다. 





Taste Map 카페에서 커피를 마셨던 어느 날 (http://ashland11.com/612)  바깥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카페 안으로 들어가서 진열되있던 잡지를 펼쳤는데 반갑게도 베를린에 관한 기사가 있었다.  베를린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한 베를린에 흠뻑 빠진 작가의 8개의 베를린 카페에 관한 짧은 스케치와 도시 이야기였다. 8개의 카페중 가본  곳이 3군데 있었다.  가보지 못한 곳들은 다음에 꼭 가보리라. 기분이 좋아져서 집어왔다. 





이 잡지의 회색톤이 마음에 든다. 사진들도 시적이다. 미국이든 오세아니아쪽이든 영어권 국가는 딱히 가보고 싶었던 적이 없는데 멜버른도 언젠가 가보고 싶다.  도시가 좋다. 멜버른에 카페가 5000여개인데 스타벅스가 5개란다. 얼핏 이런 경우 스타벅스가 멜버른에서 힘을 못쓰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왠지 멜버른에 직접 가서 보면 5개를 연것도 성공적이라 느껴질 것 같다. 멕시코 시티 편도 읽어보고 싶은데 멕시코의 카페들이 너무 매력적일 것 같아 질투나서 보류한다.  베를린이나 홍콩편이 빨리 발행됐으면 좋겠다. 이 잡지가 6개월에 한번씩만 발행된다는 것은 참 괜찮은 전략같다.  





드리프트 멜버른 편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기사. 가구 디자인을 하던 남자가 아파트 리노베이션을 하면서 이전 세입자가 남겨놓고 간 오래된 에스프레소 머신을 집으로 가져와서 광내고 닦고 업그레이드 해서 팔고 나서는  아예 에스프레소 머신의 구석구석을 목재 부품으로 튜닝하는 일을 하게 된 것이다.  오토바이 장식하듯이 말이다. 나도 에스프레소 머신 사서 저기 멜버른으로 보내면 저 분이 포터필터 손잡이 나무로 바꿔서 하나밖에 없는 머신으로 바꿔서 보내준다는 소리이다. 플라스틱 손잡이가 불에 다 녹아내려 없어지기 직전의 나의 모카포트를 그에게 보내주고 싶다. 





저 커피 정말 맛있어 보인다. 





멜버른의 카페 스케치





스탠드아트에 소개된 베를린의 카페 스케치. 





스탠드아트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기사는 바르셀로나부터 산티아고 순례길까지 자전거로 이동하는 남자가 그날 그날 마신 커피 잔수를  주행기록 옆에 함께 기록한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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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offee2017.10.31 08:00




이 카페에는 파묻혀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커다란 소파가 있다. 빌니우스에서 소파 감자가 아니라 소파 커피가 될 수 있는 흔치 않은 카페이다. 책이든 잡지든 이만큼 읽어야지 하고 생각하고 가면 보통은 다 읽어내게 하는 마법의 소파들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소파 자리를 항상 차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럴때엔 높은 의자가 놓여진 창가에 앉아 신호를 기다리는 자동차 구경을 할 수 있다. 한국과 리투아니아의 시차가 6시간에서 7시간으로 늘어난 어제, 항상 그렇듯 온 종일 비가 내렸다.  커피 빛깔 만큼이나 익숙해진 어두컴컴한 낮의 빛깔, 어찌됐든 리투아니아의 이런 날씨를 사랑한다.  카페에 자리가 없어서 혼자서 앉기엔 좀 미안한 가장 넓은 자리에 앉았더니 아니나 다를까 동석한 낯선 이들과 짧게 나마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마침 근처 빵집에서 리투아니아 과자를 사갔던 바람에 베를린에서 왔다는 스페인 남자와 독일 여자 부부와 나눠먹었다. 그들은 1살배기 여자 아이와 함께 였다. 아이와 함께 갈 수 있는 실내 공간에 대해 물었지만 별로 대답해 줄 수 없었다.  빌니우스 구시가지의 그런 공간이라면 지나다니면서 본 아기 전용 미용실 한 군데 밖에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근처 호텔에서 머물고 있다는 그들은 화요일에 돌아간다고 했다.  또 보자는 인사를 남기고 그들은 카페를 떠났다. 이 카페는 거의 매일 지나는 골목 어귀에 있어서 왠지 정말 한번 더 만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뒤이어 단체 여행객들이 들어왔다.  건장한 여자 한 명과 남자 두명이 앉았다. 일부는 서서 커피를 마셨다. 그들은 무슨 컨퍼런스때문에 빌니우스에 모인 유럽 각국의 사람들이었는데 일이 다 끝나서 남은 이틀은 자유 여행을 할 것이라고 했다. 비가 좀 오지만 빌니우스가 내려다보이는 좋은곳을 물어서 대성당 근처의 언덕에 오르라고 알려줬다. 





쉴새 없이 내 앞의 빈 커피잔들을 치우던 여자 직원이 오늘처럼 이렇게 여행객이 많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카페가 넓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대꾸해줬다. 그리고는 소파로 파고 들었다. 뒤이어 누군가가 앞에 와서 앉았지만 커피를 마시진 않았고 잠시 혼자 중얼거리다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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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offee2017.10.23 08:00




도넛은 낙엽의 색이었구나. 넌 가을이었구나. 커피 넌 계절이 뭔지도 모르지. 항상 따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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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offee2017.10.22 00:00




불안은 오히려 아주 가까운 곳에 있다.  혼자서 커피를 두 잔을 마신다. 인류 평화의 정점이다. 문 근처에서 끽연을 마친 카페 직원이 멀리서부터 내 얼굴과 커피잔을 번갈아 보며 다가온다. 불안함이 존 트라볼타처럼 스테이지로 미끄러진다. 당연한 표정으로 빈 잔 하나를 치워주려는 행동을 취한다.  불안함이 칸첸중가 즈음에 머문다. 나는 전혀 설득력없는 어조로 나지막히 그냥 놔둬도 된다고 말한다. 너무나 사려깊고 칭찬 받아야 마땅한 그의 행동인데 그는 나로 인해 상처를 입고 두번 다시 그 누구의 빈 잔도 치우지 못하게 되는 것은 아닌가. 멋쩍어져 걸어들어가는 그의 뒤로 앞치마가 민망함에 뒤로 쭈뼛쭈뼛 펄럭인다. 그제서야 불안함이 깍아지른 크레바스로 빨려 들어간다. 나를 떠나도 될 것들은 테이블 귀퉁이에 슬쩍 밀어놓으면 된다.  크림이 굳어진 숟가락이나 굴러 떨어진 블루베리 한 알이 무심하게 굴러다니는 그런 디저트 접시 같은 것들. 그렇지 않은 것들은 끝끝내 붙잡고 있고 싶은 것이다. 빈 소주병을 줄 세우는 취객들처럼  커피잔 밑바닥에 고스란히 남은 설탕이 아직 내것이라 여기며.  끝끝내 커피잔을 사수하지 못한 어느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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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