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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huania2018.09.18 07:00


지난 여름. 인구 50만 가량의 빌니우스에서 7명의 초등학생들과 함께 했던 소박한 캠프. 여름 방학이 세 달 가까이 되는 리투아니아에서 학생들이 여름을 보내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가족 친지의 여름 별장으로 바다로 호수로 숲으로 놀러가는 것.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이곳도 일하는 학부형들에게 긴 여름방학은 큰 고민거리이다. 그렇게 여름 휴가를 꽉 채워서 쓰고도 남는 아이들의 방학은 이런 저런 캠프 참여로 채워지는 경우가 많은데 리투아니아에서는 집을 떠나 낯선 곳에서 숙박을 해결하는 체험 학습과 학교를 가듯 등학교를 하며 만났다 헤어지는 단기 사설 학원과 같은 것들을 통틀어 모두 Stovykla 라고 부른다. 출근 전의 엄마 아빠 손을 잡고 아침 8시 경에 모였다가 오후 5시까지 시간을 보내는 일종의 놀이방이었다고 하면 정확하겠다. 방과 후에 집에 가기 싫어 몸을 빌빌 꼬는 남은 학생들을 위한 특별 활동 같았던 캠프는 아주 개인적이고도 미니멀하게 유쾌하면서도 명상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캠프에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6학년까지 다양한 연령의 아이들이 모였는데 그 중에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내년 여름이 되면 으례 새로운 캠프를 찾아 나설것 같은 '나 이런거 처음 아니예요' 라고 말하는 듯한 표정의 아이들. 점심을 먹고 밖에서 뛰어노는 두 시간. 중간 중간의 티타임과 간식 시간을 빼고 남는 시간은 간단한 한국어 수업과 만들기, 여러가지 놀이를 하며 보냈다. 집중을 못하고 소란만 피울 수도 있다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갔는데 오히려 빨리 해버리고 뛰어 놀 생각에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던 아이들. 일찍 아이를 낳았으면 자식뻘 되는 이 아이들에게 나는 어쩌면 근엄한 선생님이라기 보다는 부정확한 억양과 발음으로 가득 찬 이상한 말을 내뱉는 외국인 친구 정도로 비춰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어를 배울때 아이들이나 할머니 할아버지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은 큰 도움이 된다. 그들은 틀린 말을 고쳐주는 것에 거리낌이 없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예로 '얘들아 손 씻으러 가자' 하면. '손 을 하나만 씻는대 ㅋㅋ. 음 손 하나만 씻어요?' 하고 자기들끼리 키득키득 웃는 소리가 돌아오는 경우이다. 상황에 맞춰 복수형 명사를 쓰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 그러면 정신이 번쩍 든다. 대륙 간 탄도 미사일 같은 단어를 알면 뭐하나. 10년을 살았어도 손 한짝만 씻으러 가는 외국인일 뿐이다. 그래서 한편으로 그들과의 대화는 즐겁다. 계속 기본으로 돌아가게 하는 힘, 나에게도 리투아니아어 배우기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기에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하고 잘 하고 싶어하고 겨우겨우 내뱉어낸 짧은 말 한마디에 함박웃음을 짓는 아이들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너무나도 공감한다.   

간략하게 한국과 리투아니아의 뚜렷한 차이들에 대해서 이야기하며 캠프를 시작했다. 무엇을 먹는지 계절이 어떤지 한국의 초등학생들은 일상은 어떤지. 아시아 국가들이 쌀을 주식으로 한다는 것은 보통은 알지만 유제품을 음식에 거의 사용하지 않는 다는 것은 잘 모르고 한국에도 겨울이 있다는 것을 알고 놀라는 경우도 많다. 한국의 화폐 단위에 한 번 놀라고 한국의 인구에 한 번 놀라고. 이제는 세상 어딜가나 사는 것 먹는 것 입는 것이 비슷한듯 보여도 여전히 이곳과 그곳은 많이 다른곳이다. 그렇게 한국과 리투아니아 지도를 색칠하며 이런 저런 이야기. 북한의 국기가 어떻게 생겼냐고 물어서 찾아서 보여줬더니 알아서 반반씩 칠하던 아이들. 프린트된 지도의 크기는 거의 동등하지만 실제 리투아니아 면적은 한국 면적의 65퍼센트 정도 크기이고 리투아니아 인구는 한국의 1/18 수준이다.  

동생과 아빠의 이름이 똑같았던 어떤 남자 아이. 생각해보니 그들의 이름은 정작 우그니스가 아닌 우그니우스가 아니였을까? 사실 외국어 배우기는 정말 기적 같은 일이 아닌가? 아침에 배운 알파벳 몇개를 조합해서 오후에는 자기 이름을 쓸 수 있다니. 특히나 모음과 자음을 구성해서 하나의 독립된 음절을 적어내어야 하는 한글 구조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외국인들이 한글을 생소해하는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모음이 뒤따르지 않는 자음들에 반드시 ㅡ 를 추가해야 하나의 음절이 된다는 것과 받침 개념이다. 그리고 언제 그런것을 헷갈렸냐는듯이 곧 술술 써내려가게 되는 것이 공들인 시간에 비례하는 언어 공부의 묘미이겠지. 리투아니아어에 남성형 명사 어미가 있다보니 이들의 이름은 거의 같은 글자로 끝이 났다.

열심히 이름쓰고 있는 이 두 남자 아이의 이름은 같았다. 리투아니아에는 성이 다양한 대신 이름은 반복되는 경우가 많음. 그런 경우 성의 약자를 붙여서 부르거나 한 명에게는 애칭을 사용하곤 한다. 내가 4학년때 문방구에서 산 연적을 20년을 훌쩍 넘겨 리투아니아에서 사용하는 느낌이란. 긴긴 세월동안 깨지지 않고 살아 남아줘서 고맙기도 했고. 연적에 물을 담고 먹을 갈며 멍을 때리던 시간이 있었기에 두 시간 동안 연습한 삐뚤빼뚤한 붓글씨를 화선지 한 장에 담아내야했던 수업 끝무렵이 상대적으로 덜 괴로웠던 것인지도. 

리투아니아 국기와 태극기도 색칠해보고. 

리투아니아 국기 그리기 어렵지 않아서 좋다. 올해는 특히 독립 100주년이었어서 100주년 마케팅이 엄청났었고 여전히 진행중인데 팬케이크 반죽도 세가지 색깔로 팔고 커피 포장지에서도 무알콜 맥주 광고에도 여기저기 등장하던 국기.  

캠프 시작하기 전에 부채와 사각접시 만들기에 쓸 재료들을 미리 준비해갔다. 다행히 구시가에 한지를 파는 화방이 한 곳 있는데 한지는 보통 이곳에서 일본 종이 Japoniškas popierius 로 불리워짐. 4절 한지를 장 당 1800원 정도에 살 수 있다. 내 손으로 만질 순 없고 화방 직원이 직접 한 장 씩 비닐속에서 꺼내주었는데 원하는 색상을 하나하나 말하다가 결국은 화방에서 파는 색상을 한 장 씩 전부 샀다. 비닐속에서 직접 꺼냈다가 마음에 안들어도 다시 끼워 넣기 힘들어서 그냥 사서 집으로 가져오던 색상지와 12색 색종이와 24색 색종이 사이에서 고민하던 순간들도 떠올랐다. 한지가 남으면 전등갓이나 작은밥상 같은 걸 만들때 쓰면 좋겠다 생각했다. 

하드보드지로 접시나 상자 만드는 것은 내가 거의 유일하게 좋아했던 만들기였는데 오랜만에 하려니 감회가 새로웠다. 두께 5밀리의 하드보드지를 자르기란 나에게도 힘든 일이었어서 초등학생들에게 칼로 자르게 하기에는 안전상 금지되어 있어서 도면을 그리고 자르고 본드로 붙이는 과정까지 전부 미리 해가기로 했다. 이 정도면 내가 거의 다 해주는 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지만 칼질도 칼질이지만 이런 기초 작업부터 다 하다가는 시간내에 아무것도 못하고 끝날 확률이 높으니만드는 과정과 모형만 보여주고 한지 붙이기만 해도 시간은 휙 지나갈거다. 아마도.

리투아니아인 친구를 불러서 수다를 떨며 오손도손 만들다보니 모형이 세 개 씩이나 만들어졌다.  노랑 초록 빨강 리투아니아 국기 색깔로 하나를 만들고. 주황과 초록으로 장식한 접시에는 엉겁결에 태극 문양을 붙이고. 친구는 자기가 만들어서 가져가겠다며 파란 바탕에 노랑 가장자리 접시를 만들었는데. '우크라이나 국기냐' 라고 물으니 아니라며 부랴부랴 빨강과 하얀 마름모를 만들길래 '폴란드 국기?' 라고 하니 또 이 색깔 저 색깔을 오려서 붙이길래 저기 트리니다드토바고나 짐바브웨 같은 아프리카 국기 같다고 하고나서 혹시나 해서 찾아보니 아니나다를까 트리니다드토바고 국기와 딱 같은 조합의 색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색깔 공부를 하기에 세상의 국기만큼 좋은 소재가 없구나!  

그렇게 만들어 간 모형을 보여주고 사각접시 만들기 시작. 교실 중앙에 쌓아놓은 한지 더미로 달려가 가장자리부터 원하는 색 오리기. 내가 접시에 한지를 붙이면서 계속 똑같은 크기의 한지 자르기가 불편해서 시간 절약을 위해 만들었던 모형을 그냥 쓰라고 줬는데 생각해보니 저런게 없었더라면 아이들이 그냥 접시 모양에 상관없이 찢어서 붙이고 오리고 할 수 있었을까 싶어 살짝 아쉬웠다. 독창성을 저지한걸까.

하지만 그 와중에도 변칙을 쓰는 아이들은 항상 있는 법이다. 검은색 테두리를 그냥 싸이펜으로 칠하던 귀여운 아이. 

아이들은 어떤 색깔로 어떤 모양을 오려붙일까.  또래 여자 아이들 세명이 만나서 오손도손. '언니' 라는 단어를 이미 알고 있었던 여자 아이들은 항상 리투아니아어로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도 서로를 '언니, 동생'으로 부르며 즐거워했다. 생일이 비로소 지나야 한 살을 똑바로 먹게 되니깐 나이가 달라도 같은 학년인 경우가 많다. 아직 생일이 지나지 않은 5학년 아이는 얼마전에 생일이 지난 5학년 친구에게 언니라고 부르며 깍듯이 대했다. 아이들은 그것을 재밌어했다. 리투아니아에서 자기 나이를 말할때 습관적으로 '10월이면 서른이 되요' 라고 말하는 경향이 있는 것은 그것 때문이다. 29살이라고 말하기엔 곧 서른이 되는 나이니 갓 29살이 된 사람과의 차이를 나타내기 위한 방법이다. 

작은 네모로 잘라 반복해서 붙이는 아이들도 있고. 

끝내고 제기차기나 윷놀이 할 생각에 서두르던 남자 아이들의 작품과 나름대로 미적 감각을 발휘한 여자아이들의 작품이 어떤 것인지 한 눈에 봐도 보이는듯. 

5일 중 점심 한 끼는 만두를 빚어서 먹었다. 다행히 아이들이 많지 않았아서 각자 다른 모양으로 빚고 먹기에 성공. 리투아니아에서도 만두는 익숙한 음식이지만 보통 끓여서 건져서 사워크림에 비벼서 먹는 경우가 많아서 국물과 함께 먹는 만두를 신기해했다. 

바깥에 나가서도 공기를 할거예요 하고 가져가서 풀이 함께 뜯기는 공기놀이 하기.

한참을 뛰어놀다 지친 아이들은 갑자기 일렬로 뒤돌아 서더니 작은 공기알을 던지고선 공기 찾기 놀이를 시작했다. 찾다가 밟으면 쇳조각을 토해낼 공기알들인데 좌표 설정이 마땅치 않은 이 초록의 허허벌판 속에 때로는 던진 아이조차 공기의 행방을 몰라 결국 공기 몇 알은 그렇게 사라지고. 좀 미안해 하는 아이들에게 '나 여기 자주오니깐 내가 매번 모른척 들여다볼게.'라고 안심시켰다. 때로는 찾으려고 하지 않을때 어떤 것들은 모습을 나타내는 법이니. 겨울이 되어 잔디에 내려 앉은 눈이 다 녹아 잔디가 물미역처럼 되고 나면 모습을 드러낼지도 모르겠다. 틈만나면 모여서 공기놀이를 해서 1주일간 실력이 일취월장한 여자아이들에게 캠프 끝에 공기를 선물로 주었다. 

부채 만들기에 대해서라면. 한국에는 합죽선 만들기 부터 심지어 200원도 되지 않는 가격에 색칠만 하면 되는 종이 부채 만들기까지 파는 것으로 보였으나 그런 것을 때맞춰 조달하지 못하기도 했지만 접는 부채는 리투아니아에서도 흔할 뿐 더러 접지 않는 방구 부채 만들기가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아 보여 직접 만들어 보기로 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대나무를 직접 베고 손질하는 과정 빼고 나머지 과정은 전부 해볼 수 있었다. 처음으로 밀가루 풀을 만들어 봤는데 얇은 한지를 망가뜨리지 않으면서 대나무 꼬치를 튼튼하게 붙이는 접착력에 놀랐다. 모르고 있었던게 너무 많구나. 스테인리스 그릇 속의 밀가루 풀이 조금이라도 남을까 분홍색 고무장갑으로 싹싹 훔쳐서 김장 양념속에 부어 넣는 엄마의 모습은 생생한데 말이다. 

밀가루풀을 신기해하며 대나무 꼬치를 전부 붙이고 다시 한지를 덧붙이기.

밟아주기

제일 먼저 끝낸 아이가 손수 말려주기

그리고 장식하기.

제일 나이가 어렸던 여자 아이가 차분하게 앉아서 붙이던 모양. 

태극기에 꽂혀서 부채에도 태극 모양 잘라 붙이는 아이

윷놀이도 하고

나와 같이 놀아 준 사랑스러웠던 아이.

모두가 좋아했던 티타임. 한글로 각자 이름을 적어 컵에 붙이고 리투아니아 과자 Meduolis 와 함께 마시는 차.

탈 만들기는 집에서 소포를 받으면서 함께 받은 종이탈 모형이 있고 해서 그냥 간단하게 색을 입히기로 했다. 종이 반죽 만드는 것부터 해서 이틀에 걸쳐서 해도 좋았겠다 싶었다.  

이래도 저래도 행복한.

전부들 열심히

카리스마.

고무찰흙을 붙여 장식하던 아이.

영차영차 이것만 하면 캠프도 끝이다.

부채자루도 칠하고

풀이 마르게 창가에 놔두고

부채 자루는 집에서 나무를 잘라서 붙여서 다시 가져왔다. 물감 마르기 기다리기.

집으로 가져가서 보여줄 것 있으니 다행이다. 

여자아이들의 작품.

여유롭게 과일을 먹으며 부모님을 기다리기. 

이 캠프는 딱 이런 한가로운 풍경이었다. 내 스스로에게도 타인에게도 엄격해지지 않아도 되는 일들이란 얼마나 평화로운것들인지. 비가 온 뒤라 뛰어놀고나니 신발이 다 젖어서 돌아와서는 전부 맨발로 다녔다. 너희가 이 캠프의 1회 수료자들이라고 말하니 아이들은 환하게 웃으며 어머머 영광이예요 라고 말했다. 다시 열릴 수 있을까 캠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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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다니는 헤이즐넛을 잡아 세우려고 그 날 그 소년은 얼마나 분주했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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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huania2018.07.11 07:00


케르나베. 오랜동안 잊혀져있던 리투아니아의 옛 수도. 1979년 발굴이 시작된 선사시대 유적지로 2004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 유산으로 지정되었다. 문화 유산으로 지정 된 면적을 다 발굴 조사하려면 수치상으로 600여년은 걸린단다.  멈출 줄 모르는 질긴 태양 아래 더 이상 왁자지껄 할 수 없는 각종 행사들이 가득했지만 햇살 아래 부끄럼없이 그을리고 쪼그라들고 있는 사과 반 쪽이 왜인지 가장 큰 울림을 주었다. 척박한 토양에 뿌리를 내리고 얼굴을 내미는데 성공한 무수한 것들과 아직 발굴되지 못한 낡은 그릇 조각들. 이미 저 멀리 석양을 품어버린 하늘을 뒤로하고 수십년 전 케르나베에 첫 삽을 꽂았던 순간을 회상하던 고고학자의 뭉클한 소회와 함께 그렇게 긴 하루가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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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ninkai_2018


트라카이 근교 어딘가에 있다고 생각했던 메디닌카이. 알고보니 리투아니아 벨라루스 국경에 근접한 작은 도시였다. 국경이라고 하면 으례 꽤나 먼곳처럼 여겨지지만 빌니우스에서 30킬로미터 남짓 떨어져 있을뿐. 궁극적으로는 빌니우스를 사수하기 위해 빌니우스를 둘러싼 인근 도시들에 요새가 만들어졌고 메디닌카이는 그들 도시 중 하나이다. 빌니우스 구시가지를 에워싸고 있던 성벽에서 현재 유일하게 남아있는 게이트, 새벽의 문의 또 다른 이름이 메디닌카이 게이트 인데 결국 그 게이트가 이 도시를 향하는 톨게이트 같은 것. 던전을 향해 오르면서 잠시 바깥으로 나와 마주한 장면. 바꿔 달았을 문, 수백번 새로 돋아났을 풀잎과 뽑혀나가지 않고 올곶이 남아있는 오래된 바윗돌들. 굳건이 살아 남은 성벽 안에서 오랜 세월이 흘러서도 같은 자리에서 햇살과 그림자에 기꺼이 점령당하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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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kai_2018


트라카이는 빌니우스에서 3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작은 도시이다. 중세 리투아니아 번영기를 이뤘던 비타우타스 대공주가 거점으로 삼았던 도시. 무민네 집 같은 지붕이 얹어진 중세 성이 작은 섬 속에 나름 잘 보존되어 있다. 이곳에 여러번 왔지만 이번처럼 이렇게 이른 시간에 온 것은 처음이라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붐비는 관광도시의 텅 빈 아침을 구경하는 낭만이 있었다. 버스를 타기 전에 커피를 마셨지만 커피 한 잔이 더 있었어도 나쁘지 않았을거다. 아침은 여전히 추웠다. 지금까지 거쳐왔던 많은 도시들의 아침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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