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에 해당되는 글 32건

  1. 2018.09.07 이별한 카페 (2)
  2. 2018.07.27 토닉 에스프레소 (5)
  3. 2018.07.17 Pilies kepyklėlė_지난 겨울
  4. 2018.06.11 Vilnius cafe_Brew
  5. 2018.02.07 빌니우스 카페_ELSKA coffee (5)
Cafe2018.09.07 07:00

오래 전에 이곳에서 커피 마신 이야기를 쓴 적이 있는데 (http://ashland.tistory.com/385). 이곳은 나에게 겨울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곳이었다. 이곳의 계절은 겨울과 겨울이 아닌 것 둘이다. 그것은 어쩌면 모두가 다 싫어해도 나는 좋아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유치한 과장인지도 모른다. 리투아니아의 겨울은 지나간다기 보다는 잠깐 움츠러들었고 나머지 계절들은 제 스스로 찾아온다기 보다는 간곡히 초청을 해야만 겨우 잠시 얼굴을 내밀었다. 겨울 부츠와 여름 샌들이 오래된 모래알을 교환하며 좁은 신발장에서 자리를 바꾸듯, 카페의 테이블도 창고 밖으로 빠져나오고 다시 돌아가는 시기를 맞이한다. 결국 오고야마는 겨울을 싫은 척 하면서도 가슴 깊이 안게 되지만 이 카페에 겨울이 찾아오면 늘 조금은 우울해졌다. 이 거리를 걸을때면 이 정도면 충분히 따뜻해진거겠지 라는 조급한 생각과 함께 늘 저 깊숙한 마당을 훔쳐보곤 했다. 이곳에 테이블이 놓이면 비로소 겨울도 잠깐 비껴난 느낌이 들었다. 반대로 테이블이 자취를 감추면 오히려 그제서야 여름을 체념할 수 있었다. 이곳의 탁자들은 습관적으로 시즌을 맞는 다른 카페의 그것과는 좀 달랐다. 스스로 걸어나와 자신의 앞마당에서 온 몸을 늘어뜨려 햇볕을 즐기고선 더 이상 필요 없다 생각되면 미련없이 사라지던 것. 난 이곳의 커피나 음식이 좋았다기보단 신발 아래를 스치는 바닥 타일 사이의 이끼, 함께 오르자고 눈길을 잡아끌던 담쟁이 덩굴, 울룩불룩한 돌마당을 조심스레 운전해서 빠져나가던 차량들, 호기심에 들어와서는 머뭇거리다 되돌아가는 사람들, 익숙하게 들어와 담뱃불을 붙이고 천장 가득 연기를 풀어놓고 돌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탁자 위의 찻잔이 만들어내는 소음이 좋았다. 아이는 오래된 건물의 더 깊숙한 마당까지 들어가 한참을 뛰어다니다 다시 돌아오곤 했다.  

하지만 탁자들은 또 다른 여름을 즐기려는지 매년 긴 휴가를 떠나곤 했다. 그림자만 고스란히 남겨두고 탁자가 없다. 내게 주어진 도시의 여름은 턱없이 짧은데 이들은 겨우내 쌓인 먼지를 다 털어내버리자마자 야속하게 한 달 가까이 문을 닫고 휴가를 즐기러갔다. 그들이 느지막히 돌아오고 나면 아침은 서서히 겨울의 냄새를 흘리기 시작하고. 그렇게 또 다음해를 기약하며 그들은 또 슬그머니 사라졌다.

그리고 여름이 지나고 새학기, 9월이 다가와도 어쩐지 등장하지 않던 탁자와 의자들. 

그리고 이 카페는 그렇게 문을 닫았다. 왜일까. 이 날 나는 근처의 새로 연 카페들을 기계적으로 서성거리며 커피 세 잔을 언거푸 마셨다. 오랜 연인으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고 홧김에 새로운 사람을 만나러 다니는 드라마 속 풍경은 어쩌면 이런 느낌일까 라는 생각조차 들었던 날. 저 마당의 햇살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이곳에 무엇이 생기든 계속 기다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찻 잔과 스푼 따위가 바뀔뿐이겠지. 

이제는 볼 수 없는 광경이지만 이곳의 내부는 겨울 그 자체였다. 찻잔과 커피가 가구 같은 곳. 커피콩과 초콜릿, 생강쿠키상자가 먼지처럼 쌓여 있는 곳. 목재가구는 오히려 카펫 같고 커튼 같고 벽난로 같다. 어깨를 부딪히며 대화에 열중하던 여행자들로 빼곡했던 다르질링의 호스텔 카페처럼. 이곳에 들어서면 왠지 한참동안 서서 홀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다 돌아볼 정도의 큰 소리를 내며 신발에 묻은 눈을 털어내야 할 것 같다.  곧 이어 코트를 걸기 위해 두리번거리고, 그렇게 다 털어냈다 생각하고 자리에 앉아도 조금 후면 마룻바닥에는 녹은 눈이 만들어낸 신발 자국이 남겠지. 겨울은 다 녹아버리는데 난 왜 끝끝내 남는것은 겨울뿐이라고 고집을 부리는 걸까.  

이곳엔 궁륭이 남아 있다. 이곳에 생기는 가게들이 몇번 바뀌어도 아마 내부 구조가 바뀌는 일은 없을거다. 

갈때마다 한 장 두 장 찍어 놓은 사진들. 남는게 사진이라는 것은 사람을 찍을 때나 쓰는 말인 줄 알았는데. 

뭔가 리빙스턴 경이나 제임스 힐튼 같은 사람적 사람들이 수집한 찻잎을 모셔놓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공간.

카페의 모든것들이 가지고 있던 자기 자리.

난 단 한 번 딱 저 끝까지 가봤다. 

시작은 늘 

때로는

가끔은

때로는

가끔은

때로는

가끔은

그리고 무수했던 커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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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8.07.27 08:39


섞이기 전 아랫부분이 투명해서 정말 예뻤는데 한 봉지 털어 넣은 설탕이 털썩 주저앉으면서 흙탕물을 만들어버렸다. 빌니우스의 여름도 이곳 사람들에게는 충분한 여름이다. 에어컨 없는 카페 속 열어 놓은 창문들이 불어오는 바람에 닫혀버리고 차가운 커피들이 있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따뜻한 커피를 즐긴다. 그래도 차가운 커피를 마셔야 한다면 톡쏘는 이런 커피가 참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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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8.07.17 07:00


브랜디와 초콜릿, 스콘과 카푸치노. 버섯 수프와 녹차. 토마토 수프와 루이보스. 애플 파이위로 쏟아 부어지는 따뜻한 크림. 커피 그리고 커피. 커피 한 잔 하자고 들어간 아늑한 카페의 좁은 탁자가 각자의 입맛에 따라 채워지고 따개비처럼 붙어 앉아 잔을 비우며 하는 이야기들은 각양각색이다. 모두가 동시에 이제 좀 살것 같다 말하는 순간에도 언 발이 녹는 속도가 다르듯 긴 아침식사를 끝낸 누군가의 앞으로 느릿느릿 등장하는 마지막 커피잔이 바닥을 보일때까지 다시 이어지는 이야기들. 지난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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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8.06.11 07:11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끓이는 커피를 오후가 다 되어서야 끝내는 습관.  커피양이 많아서일까 싶어 작은 잔에도 끓여보았지만 여전히 커피는 오후까지 남았다. 움직임이 많은 집에서의 패턴 때문이겠지 생각했지만 혼자서 카페를 가더라도 카페를 떠나기 직전에야 반이나 남은 차디찬 커피를 들이킨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온갖 방법으로 온갖 커피를 끓여봐도 커피는 항상 남는다. 나는 그냥 커피를 금새 다 마셔버리고 싶지 않은 것이다. 커피 한 모금이 지척에 있다는 사실이 주는 거대한 위안. 매일 아침의 진부한 나를 여지없이 깨우러 오는 이에 저녁까지 엉겨붙어 떨어지고 싶지 않은 마음.  그나마 에스프레소나 에스프레소 마끼아또 같은 커피들은 양이 원체 적으니 한 번에 다 마실 수 있지만 그것도 거의 다 식고 난 후이다. 숟가락 끄트머리에 미열이 감지되고 커피 향이 거의 다 달아날 딱 그 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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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8.02.07 08:00



지난 여름 자주 갔던 카페. 아마 빌니우스내에서 일조량에선 단연 일등일 카페. 한국에서 돌아와보니 그리고 다시 베를린에서 돌아와보니 생각지도 못한 자리에 베를린 카페스럽게 떡 하니 버티고 있었던 카페. 이곳의 커피는 한국에도 분점이 있다는 베를린의 보난자 카페의 에스프레소를 떠올리게 하는 맛이었다.



이 자리는 원래 전시 공간을 겸한 수공예 품을 파는 넓은 갤러리였는데 갤러리의 공간 자체는 줄어들었지만 카페가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만들어졌다. 내부 공간은 개인적으로는 편안한 느낌을 받지 못해서 야외 테이블이 있던 여름에만 집중적으로 갔다. 겨울이지만 일조량이 상대적으로 늘어난 맑은 1월 같은 경우 이곳의 야외 테이블은 충분히 앉아 있을 만 할 것이다. 날씨를 탓하지 않고 투박하고 정직하게 옷을 잘 차려만 입는 다면 혹한의 겨울에도 얼굴에 쏟아지는 햇살은 따뜻할 것이다. 



어떤 조명으로도 대체 할 수 없는 자연광



어떤 전시. 커피가 만들어지는 동안. 



가학적 틈새 탁자. 



함께 커피를 기다리는 네 발 손님을 위한 배려.



그리고 메뉴. 가능한한 리투아니아어로 메뉴를 설명하려 애쓴 흔적이 있는데 Flat white 는 그냥 남겨뒀다. 에스프레소 마끼아또는 Espresas su pieno puta (에스프레소 with 우유 거품) Espresas su gaiviuoju gėrimu (에스프레소 토닉) Ledinė latė (아이스 라떼). 베를린 카페 리뷰를 보면 얼음이 들어간 커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들이 많은데 리투아니아에서 아이스 커피 마시는것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이곳엔 어린이용 카푸치노도 있다. (Vaikiškas kapučinas) 



초록색 밀크저그가 눈에 띈다.



유리 용기에 하나하나 담겨 있는 간식들. 



직접 볶은 콩도 판다. 



읽을 것 많은 카페.



이렇게 받침을 준비 해놓고 커피를 기다릴 때. 



커피 잔 때문에도 더 그랬겠지만 무덥고 꽃가루 휘날리던 날 넓은 야외에서 마셨던 보난자 카페의 에스프레소를 떠올리게 했던 커피. 배가 고파서 치아 푸딩도 먹었다. 맛있다. 



다른 날 마셨던 커피.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 



잡지 기사 중에 베를린에 대한 언급이 있어서 잠깐. '모두들 빌니우스에 일거리도 없고 돈도 없다고 말했지만 난 이곳에서 끝없는 가능성을 보았다. 빌니우스는 나로 하여금 10여년 전의 베를린을 떠올리게 한다. 절대 내가 사랑할 수 없는 그런 일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렇다면 10년후의 빌니우스는 지금의 베를린을 닮아 있을까.  



그리고 이들은 화장실 속의 숱한 눈길.  해리포터, 우피 골드버그, 살바도르 달리, 데이빗 보위. 그리고 디카프리오? 심슨도 보인다. 달리 밑은 누구지? 샘 세퍼드인가? 이들 사이에 끼기에는 너무 B급인데.



로빈 윌리암스, 뷰욕, 맨슨, 바비? 또 누가 많은데 잘 모르겠다.



그리고 달로 가신 이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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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