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huanian Language2017.10.04 08:00



윗집에 사는 리투아니아 여인이 키프로스로 일주일 간 휴가를 가면서 고양이를 부탁했다. 하루에 한 번 물을 열고 들어가서 물과 먹이를 갈아주고 고양이 화장실 청소를 해주는 것.  덕분에 한 번도 열일이 없을 것 같았던 캔에 든 고양이 습식 사료도 열어 보고 그 캔을 열심히 다 비우는 내숭없는 고양이도 구경 할 수 있었다. 휴가에 다녀 온 여인이 페타 치즈, 코코넛 디저트 스틱 같은 이런 저런 귀여운 식품들과 함께 기념품으로 사다 준 것은 오레가노 였다. 내가 허브 중에서 오레가노를 가장 좋아한다는 것을 절대 알 리가 없는데 사다 주셨다.  저번에 베를린에서도 사온 예쁜 동그란 통의  오레가노도 아직 개시조차 하지 못했는데 또 다른 오레가노가 생겨 버린 것이다. 가장 자주 사용하는 것인데도 이상하게 쉽게 줄지 않는다.  대부분의 허브가 리투아니아어 명칭이 따로 있다.  조그만 화분에 담긴 싱싱한 허브야 향기를 맡아보면 무엇인지 구분 할 수 있겠지만 말린 허브 향신료들은 딱 봐서 알기 힘든 경우가 있는데 그래서 초반에 영어 명칭과 리투아니아 명칭을 짝 짓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길가의 잡초 같이 생긴 나긋나긋한 풀들이 저마다의 인상적인 향기와 맛을 가지고 있다는것은 신기한 일이다.  조금만 양조절을 잘못해도 음식을 망쳐버리는 개성있는 허브들도 참 많다. 대표적인 허브들의 리투아니아 명칭을 적어보자면 Raudonėlis (오레가노) Bazilikas (바질) Rozmarinas (로즈마리) Krapai (딜) Lauro lapai (월계수) Petražolė (파슬리) Kmynas (커민) Čiobrelis (타임) Kalendras (코리앤더) Pipirai (후추) Muškatas (넛맥)  Citrinžolė (레몬그래스) Šalavija (세이지)  등등이다.  대부분 플라스틱 모종 포트에 담겨 있는 싱싱한 것을 구입할 수 있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Lithuanian Language2017.10.01 08:00


여의도에서 불꽃 축제가 열렸다는데 신기하게도 빌니우스에서도 같은 날 불꽃 축제가 열렸다. 9월 30일이 세계 불꽃 축제의 날이라도 되는건가.  Fejerverkai 는 '페예르베르카이' 로 읽는데 아무래도 그냥 영어의 Firework 를 비슷하게 리투아니아어로 옮긴게 아닌가 싶다. 영어의 w를 보통 v 비슷하게 발음하고 r 을 '에르' 처럼 두드러지게 발음하는 식이라 파이어보르크 에서  폐예르베르카이 가 된 것 인듯. 축제가 열리는 공원이 멀지 않아서 폭죽이 터지면 집에서 보이겠지 했는데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다. 했겠지 뭐. 








Posted by 영원한 휴가
Lithuanian Language2017.09.29 08:00



거의 4년동안 사용하지 않고 있던 식당 은행 계좌를 다시 사용하겠다고 해서 기억이 날리 없는 코드 생성기 접근 번호를 새로 발급받기 위해 매우 오랜만에 은행에 다녀왔다.  결국은 잊고 있던 옛 번호를 그대로 받았는데 번호를 보니 너무나 익숙해서 신기했다. 앞의 네 자리만 이라도 기억했더라면 뒷자리는 기억해낼 수 있었을까. 리투아니아의 은행은 사람이 별로 없어도 오래 기다려야 할 때가 많고 사람이 많아도 창구의 절반만 열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국의 은행 시스템에 대해 이제는 잘 모르지만 옛 기억에 의존해서 비교하자면 리투아니아에서는 은행 내부에서 처리하면 더 비싼 수수료를 물어야 할 때가 많고 현금 출입금기에 돈을 입금해도 기본 수수료와 입금 금액에 따른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저금 하는데 돈을 내야한다는 소리. 돈을 입금하고 출금하면서 돈이 걸리거나 돈을 보충해야 하거나 등등 여러가지 일로 기계를 돌보는데에도 노동력이 들어간다는 이유이다.  성향이 다른 여러 사람들이 함께 사용하는 기계들은 확실히 망가질 확률이 높기는 하다. 카드를 잃어버려도 당일 새 카드를 발급 받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당행이든 타행이든 송금에는 항상 수수료가 붙는다.  이곳의 은행들은 좋은 말로도 나쁜 말로도 잠들기 딱 좋은곳, 서두르는곳이 없다면 정말 완전 휴식에 잠길 수 있는곳이다.  심지어 이미 정말 오래 기다렸는데도 그 강제된 휴식의 달콤함에 이미 익숙진 나머지 내 번호가 좀 더 나중에 돌아왔으면, 좀 더 기다릴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은행에 갔는데 한동안 잊고 있었던 은행 푯말이 눈에 들어왔다. 해당 은행에서 가장 덜 붐비는 시간에 대한 정보였다. 원체 별로 붐비지 않는 지점이라 크게 의미가 있을까 싶은 정보였는데 정말 붐비는 지점에서도 저런 푯말은 사실 별 의미가 없다. 한마디로 복불복. 은행에 갔는데 사람이 좀 많고 시계를 보니 푯말에 표시된 시간이 아니라면 '아 내가 저 시간에 왔으면 사람이 적었겠구나' '내가 저 시간에 오지 않아서 사람이 많은것은 당연한거구나' 라고 생각하며 잠시 위안할 수 있는 용도의 푯말이라고 할 수 있다. 숫자뒤에 적인 Val 은 몇 '시' 를 가리키는 발란다 Valanda 의 약자이다. 15val. 이라고 적혀 있으면 15발이 아니라...오후 3시... 






Posted by 영원한 휴가
Lithuanian Language2017.09.27 08:01



'신발을 닦읍시다'



이런 문구는 보통 성당 입구에 붙어 있다.

위에서부터 차례대로 리투아니아어, 러시아어, 폴란드어. 

이 문장에서의 폴란드어의 동사는 러시아어와 비슷하고 명사는 리투아니아어와 비슷하다. 

빌니우스에는 폴란드어와 리투아니아어 미사가 번갈아 가며 진행되는 성당들이 많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Lithuanian Language2017.09.22 08:00





'기다리세요...'


집을 나서면 하루에도 몇번씩 누르는 이것. 뭐라고 부르는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지나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는 이곳이라 더 자주 누르게 된다.  사람이 별로 없으니 차도 그만큼 적고 특히 집을 나와서 가장 자주 통하는 거리는 일방통행이라  아주 멀리에서 차들이 신호에 걸리면  휑한 도로를 그냥 가로 질러가도 아무 상관이 없을 때가 많은데 그런 상황에서도 오히려 쌩쌩 달리는 투명 차들을 거느린채로 그냥 기다리는 재미가 있다.  바보처럼 어깨로 무뚝뚝하게 떨어지는 신호음을 받아내며. 혹시 횡단보도 건너기에 가까스로 동참할 지 모를 타인을 기다리며. 빗속에서 뛰든 걷든 어쨌든 비를 맞는 그 사실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하던 사무라이 생각도 하면서.  물론 어쩔땐 또 허겁지겁 뛴다. 마치 저 파란불을 놓치면 평생 파란불 구경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망상을 지닌채로.  어찌됐든 기다리라고 하면 왠만해선 기다리는게 좋다. 굴러들어 온 휴식의 기회.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 버리는 절호의 찬스. 







 












  





 

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