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 전통 음식'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8.01.13 리투아니아의 크리스마스 음식 (2)
  2. 2016.02.25 [리투아니아생활] 리투아니아의 인스턴트 식품 (4)
  3. 2012.05.10 [리투아니아생활] 크리스마스 이브
Food2018.01.13 08:00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을 가장 큰 전통으로 여기는 리투아니아. 카톨릭이 주된 종교인 나라라고 해도 모든 나라들이 이브 저녁을 중요시 여기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더더욱 리투아니아인들이 이브 저녁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 이브 저녁에는 고기를 먹지 않는다. 전통대로라면 12가지 음식이 식탁에 올라오는게 맞는데 그래서 보통은 헤링과 같은 생선이 주된 메뉴이다. 오랜 시간 피나는 노력을 했어도 헤링의 맛있음을 아직 깨닫지 못 한 불쌍한 나를 위해 달걀물을 입힌 생선전이 한 접시 올라온다. 



다른 음식들은 보통 식탁 중간에 놓여져서 크리스마스 선물을 교환하는 자정까지 이야기를 하며 각자의 접시에 조금씩 덜어 먹는 식이고 모두가 한 접시씩 받는 메인 메뉴는 고기소 대신 버섯을 넣은 만두이다. 여름에 채집해서 물에 끓여 통조림에 닫아 놓은 버섯을 바닥에 러시아어가 새겨진 수동 그라인더로 간다. 어딜가나 예외는 아니겠지만 역시 옛날 물건이 좋다. 제이미 올리버표 강판이나 마늘 짜개가 마트에 깔려도 여전히 소련 시절에 대량 생상된 투박한 부엌 용품들이 군더더기없이 제 기능을 다한다. 그렇게 알맞게 갈아낸 버섯을 양파와 함께 기름지게 볶는다.  그런 버섯소를 넣어서 그냥 포크 끝으로 피를 누르는 만두. 그리고 만두 속에 작은 물체를 넣어서 그 해의 운을 점치는 작은 게임도 한다.



금전운이면 우선 작은 동전이고 그때 그때 손에 집히는 여러가지 물체에 의미를 부여하며 집어 넣는것.  재능운, 여행운, 행복, 건강운 등등. 나는 올해 지혜와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뭔가 적합한 물체를 찾아 보았으나 찾아지지 않았다. 유일하게 눈에 들어온것이 스타워즈의 요다 스탬프였다. 몇 해 전에 한 마트에서 11유로 이상 구입하면 30여종 의 스타워즈 캐릭터 스탬프가 하나 담긴 봉지를 나눠 주곤 했는데 그 중 하나가 요다.  요다의 혜안과 지혜를 가질 수 있다면. 아쉽게도 저 묵직한 요다를 집어 넣으려면 왕만두를 만들어야 했고 그렇게 되면 누가봐도 요다가 들어있는지 아는 만두가 될 것이므로 넣지 못했다. 일인당 5개의 만두가 주어졌는데 난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만두피에 도장이라도 한 번 찍어 볼 걸 그랬다. 하지만 그래도 포스는 나와 함께 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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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Lithuania2016.02.25 05:50



지난 가을 집 근처에서 일본인 여행객이 말을 걸어왔다. 집주변에 저렴한 호스텔도 많고 괜찮은 호텔 하나가 들어서서 여행객들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절반은 역에서 나와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숙소를 찾으러가는 사람들이고 나머지 절반은 이미 짐을 풀고 구시가지쪽으로 발을 옮기는 사람들이다. 한결 가벼워진 표정, 뭔가 곧 그들의 인생에 새로운 영감을 얻을 것 같아 상기된 표정, 그들을 보며 내가 여행했던 십년전이 떠올라 난 줄곧 기분이 좋아진다. 지도를 펼쳐들고 두리번거리는 사람들이 있으면 혹시 도움을 청해올까 싶어 일부러 가까이 지나가본다. 물론 절대 먼저 도와주겠다고 말을 걸진 않는다. 낯선곳에서 스스로 방향을 감지하고 목적지로 향하는 기분이 얼마나 즐거운것인지 알기에. 정말 도움이 필요하다면 저만치 지나가는 나를 붙잡고 알아서 말을 걸어오겠지. 그날의 일본인은 스마트폰을 내밀며 혹시 식당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하는 리투아니아 전통 음식을 적어 줄 수 있겠냐고 부탁했다. 알아보려고 하면 얼마든지 알아낼 수 있는 정보였을텐데 모르긴해도 내가 일본인이 아닌것을 알고 약간 멋쩍어져서 급조해낸 질문 같았다. 그날 내가 그에게 적어 준 음식은 감자를 주재료로 한 일련의 음식들이었다. 리투아니아어로는 대충 이렇게 적는다.  Cepelinai, Virtiniai su varske. 



여행을 가면 요리가 가능한 숙박을 보통 한다. 현지의 식재료를 써서 해먹는 요리책속의 음식들도 물론 매력있지만 가끔은 그냥 냉동 인스턴트 식품들을 사곤했다. 가장 서민적이고 의심할 여지 없는 현지식을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방식은 마트의 인스턴트를 사는것이다. 한국 편의점들의 숱한 도시락들이 그렇다.  리투아니아의 이런 인스턴트 식품들은 언젠가 이웃집 할머니가 만들어준 가정식과 정말 별반 차이가 없다. 이 음식은 찐 감자를 소량의 밀가루와 반죽해서 만든 식품인데 감자 전분땜에 식감은 우리나라의 감자떡과 비슷하다. 내용물은 없다. 그냥 감자.  딴 첨가물을 찾아보려고 해도 그냥 오로지 감자. 잘게 썬 양파나 돼지비계 따위를 잘 볶아서 소스로 곁들이고 보통은 사워크림을 뿌려 먹는다. 위의 식품은 '감자 배꼽'이라고도 부른다. 



크기가 큰 것은 속에 하얀 코티지 치즈가 들어가있다. 반으로 잘라진 사진이라도 좀 찍을걸 먹느라 바빴구나. 리투아니아의 마트에 가면 백퍼센트 발견할 수 있는 냉동식품이다. 저렇게 크기가 크다면 코티지 치즈나 고기가 들어가있을 확률이 높다. 물이 끓을때 집어 넣고 크기에 따라 위로 떠오르는 시간부터 10분-15분 정도 끓이면 된다. 끓이고 나면 녹아 내릴 전분때문에 물이 걸쭉해져 있을것이다.그래서 되도록이면 큰 냄비에 물을 충분히 넣고 끓이면 훨씬 맛있다.



원래 버터에 양파를 볶으며 사워크림을 넣고 볶기를 완성하기도 하지만 볶은 양파를 따로 먹고 싶은 생각에 오늘은 섞지 않았다. 습관적으로 냉장고에 있던 딱딱한 치즈를 꺼냈다. 저 치즈들은 뭐랄까 짜장면 집 테이블 위에 놓인 고추가루와 간장 같은 존재이다.  



내가 치즈를 갈아서 뿌려 먹겠다고 하니 남편은 '오우 무슨 짓이야'라고 반응했다. 사실 파마산 치즈 같은 하드 치즈들을 뿌리면 음식 본연의 맛보다는 짭쪼롬하고 퀴퀴한 치즈 맛으로 먹는다고 해야 맞으니깐.  보통의 리투아니아인들은 후추나 소금 정도를 뿌린다. 



인스턴트를 먹을때는 눈이 즐거워야 한다.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도 모르고 그냥 막 먹게 된다...그게 인스턴트의 소울이니깐. 기억속에서 완전 잊혀진 티비판 에반겔리온을 보기 시작했다. 일본 문화 개방 되기전에 복제 테이프를 돌려보고 대학 축제 상영회를 찾아 다니던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버튼 하나면 그냥 찾아 볼 수 있는 시대. 정의로움으로 가득찬 주제가 여자 목소리도 변함없다.



에반겔리온의 시대적 배경이 2015년이네. 20년전에 상상하는 2015년은 그토록 아득했었는데.  심지어 어린 시절 2010 원더키디를 보면서는 저런 우울하고 암울한 세상은 결코 오지 않을거야 라고 생각했었다.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는 한참전에 지나갔고 서기 2019년 블레이드 러너의 시대는 아직 오지 않았다. 내 삶은 아직 2000년대 초반에 머물러 있는듯하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Lithuania2012.05.10 04:37


 

 

부활절과 함께 리투아니아의 가장 큰 명절인 크리스마스 이브 (Kučios)

 크리스마스 (Kalėdos) 당일보다 더 큰 의미를 부여하는 24일이다.

변함없이 시어머니가 계시는 파네베지로.

 만두 (Koldūnai) 이야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그래서 크리스마스 이브때면 먹곤 하는 그 만두 사진을 뒤져보았다. 

크리스마스 이브 날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고기가 들어가지 않은 12가지 음식을 만든다.

청어를 비롯한 여러가지 생선 요리와 샐러드

고기소 대신 버섯과 양파를 넣어 만드는 만두가 대표적인 메뉴이다.

들어가는 소의 종류와 빚는 방법이나 모양에 따라 명칭이 달라지기도 한다 

끓인다는 동사 Virti 를 어원으로 한 Virtinis. 한마디로 Dumpling 의 한 종류라고 보면 된다.

면적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광활한 숲 덕택에 시즌이 되면 사람들은 버섯을 캐러 숲으로 간다.

 그렇게 해서 생긴 버섯을 말리거나 양념을 부어서 통조림으로 저장해놓고 일년내내 먹는다.

 그런 통조림한 버섯과 잘게 다진 양파를 기름에 진득하게 잘 볶으면 그게 만두소가 된다.

 

 

리투아니아에서 만두피를 팔면 잘 팔릴지도 모르겠다.

 항상 이렇게 손수 반죽을 해야한다.

 식탁을 깨끗이 닦고 그냥 그 위에서 밀대로 밀어서.

 만두피가 꼭 얇아야 한다는 예쁘게 빚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도 없다.

 

 

반죽을 하는데는 정말 좋은 힘이 필요하다.

 만두피도 따로 안파니깐.

 나중에 많이 먹을거 생각하면 정말 더 만들고 싶지만 부어먹는 소스가 워낙에 느끼해서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른게 사실.

그리고 명절에만 먹어야 맛있는 전형적인 명절음식이다.


 

뭐 이 물건을 가끔 사용하기는 하지만 그다지 실용적인 물건은 아니다.

 힘을 들여 꽉 집는다고 해도 이미 기름에 볶아진 버섯이 반죽사이로 흘러나오는 경우가 종종있다. 

 

 

저 버섯은 그냥 퍼먹어도 맛있다.

 

 

컵으로 찍어낸 밀가루 반죽을 이 물건 위에 잘 올리고,

 

 

적당량의 버섯속을 넣어서 닫는것이다.

 하지만 보통은 답답해서 그냥 손으로 빚는다.


 

역시 그냥 손으로 빚는게 제일 빠르고 간편하다.

 속도 마음껏 넣을 수 있고 엄청 큰 왕만두도 만들 수 있다.

 

 

식당 가운데 노란 그릇에 놓아진것이 삶은 만두이다.

 그 위에 남은 버섯소를 뿌려서 소스로 먹는다.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때인데 한사람당 5개의 만두를 먹었다.

구운 김을 좋아하는 가족들 덕분에 그들도 12두가지 음식중 하나로 올렸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