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투아니아 카페'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8.09.23 Caffeine_Vilnius (1)
  2. 2017.06.20 리투아니아어 25_Kava, Kavalierius 커피와 기사 (2)
  3. 2016.10.03 Vilnius 41_굴뚝과 크레인 (3)
Cafe2018.09.23 06:32


수년 간 Coffee Inn 이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했던 리투아니아의 토종 커피 브랜드. '커피인'이라고 읽어야겠지만 대다수의 리투아니아인들은 이 카페를 '코페이나스' 라고 불렀다. 카페 이름을 영어의 발음 기호와 상관없이 리투아니아어 알파벳 모음 발음으로 읽고 남성 어미 -as 를 붙여서 코페이나스가 되는 것.  그런데 코페이나스 Kofeinas 라는 리투아니아 단어 자체가 또 영어의 caffeine 이라는 뜻이니 그것이 의도된 작명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이 카페는 항상 그렇게 '카페인' 카페로 불리웠고 대주주가 바뀌고 경영구조가 바뀌면서 결국 카페 이름도 Caffeine 으로 바뀌게 되었다. 2004년에 첫 지점이 문을 열고 14년이 지난 지금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의 지점들까지 합쳐 매장이 60개가 넘도록 커버렸는데 구시가에서만도 이들은 반경 200 미터마다 자리잡고 있는 듯. 이러다가는 마트에서도 스타벅스 커피처럼 곧 이들의 이름을 붙인 냉장커피가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이 카페의 커피가 특별히 맛있는지는 모르겠고 그냥 이 카페의 커피 맛이다. 그리고 그런 맛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위협적인 것이다. 지점이 워낙에 많으니 특별히 이 카페를 가지 말아야겠다는 원칙이 없는 이상 평균적으로 가장 자주 가게 되는 카페이기도 하다. 구시가의 점포들을 임대하면 크게 구조를 바꾸거나 장식 할 수 없으니깐 보통은 그 구조를 살리고 이용하는 와중에 지점마다의 고유한 컨셉과 분위기가 생긴다.  그것은 이미 힘있는 브랜드가 되었고 곳곳에 들어설 수 있는 자본까지 갖췄기에 가능한 일일것이다. 나는 이 카페를 크게 열광하지는 않지만 이곳의 치즈케익과 키쉬는 가끔 생각한다. 그리고 이곳의 토닉 에스프레소가 빌니우스에서 마셔 본 중 가장 맛있다고 아직까지는 생각하고 있다. 다음달에 문을 여는 빌니우스의 MO 뮤지엄 (모던 아트 뮤지엄) 앞에 진작에 자리를 잡은 이 카페인 로스터는 빌니우스에 위치한 이 카페 지점 중 유일하게 로스팅 기계가 돌아가는 곳.  입구에 들어서면 둔중한 로스팅 기계가 눈에 들어오고 사방이 벽돌을 드러낸 채 도장되지 않은 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이곳은 다른 지점과 비교해서 좀 더 활기차고 자유분방하다. 이곳에는 조용하게 혼자 앉아서 책을 읽으러 오는 사람들 붜 공업용 계산기를 두드리며 숫자 적기에 한창인 학생들, 열심히 떠들며 토론하러 오는 사람, 스터디하러 오는 사람, 수다떨러 오는 사람들이 전부 한데 뒤엉켜있다. 딱 넘치지 않을 정도의 유쾌한 활기와 소음이 발전기처럼 돌아가는 곳이다. 

이 지점은 공간이 넓은 편이라 가끔 문화 행사나 장터 같은 것도 열린다. 물론 그런 행사가 열리기엔 협소하기 짝이 없지만 동시간대 모이는 인원의 수도 폭발적이지 않기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 어떤 하루는 갑자기 예약 좌석 표시가 테이블 마다 세워지고 LP가 가득 담긴 상자들을 들고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중고 음반 장터가 열렸던 것. 덕분에 뜻하지 않게 자리를 옮겨야 했지만 추억 소환하는 옛 음반들 구경도 할 수 있었다. 노트북 사용하기에도 책을 읽기에도 친구를 만나서 수다를 떨기에도 전부 적합한 분위기라 지난 겨울에는 특히나 많이 갔다.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이긴 했지만 한번 가면 꽤나 오랜시간을 버티다 와서 음식류를 전부 먹어본듯. 그럼에도 결국 가장 맛있는 것은 10년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이 치즈케익이다. 이제는 반쯤 먹고 나면 아 이 맛이었지 맞아 하고 좀 배부르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정말 맛있어서 모자르다고 느껴질때가 있었더랬다. 

신랄하고 재수없지만 결코 틀린 말은 하지 않는 자기 이름을 걸고 인스턴트 냉동 만두까지 출시한 어느 푸드 칼럼니스트의 한 장짜리 에세이를 인쇄버전으로는 유일하게 이곳에서 읽을 수 있다. 카페에 항상 사람이 많다보니 커피 주문하고 종이 들고 가서 자리에 앉아서 읽다가 커피를 가져와서 거의 다 마실때까지 읽을 수 있는, 에스프레소 한 잔 분량의 글이다.

이 잡지는 카푸치노 중간 싸이즈 정도의 분량. 종합 문화지. 이 카페 말고도 빌니우스의 다른 장소에서도 꽤 자주 발견된다. 왜 제목이 370 이지 하는 물음에 '마음대로 생각하라. 당신의 생각은 몇 도 회전할 수 있나?' 라고 반문하는 잡지. 카페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잡지 이야기로 끝나는 이유는 그냥 이 카페하면 생각나는 것들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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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Lithuanian Language2017.06.20 09:00



파네베지에 머무는 내내 날씨가 따뜻하고 좋았다.  그리고 비가 내릴듯 말듯 날씨가 흐렸던 어느날 커피를 마시러 갔다.  4월에 왔을땐 날씨가 추워서 거의 집에만 있느라 몰랐는데 이번에 보니 파네베지에도 카페도 많이 생기고 전과 다르게 도시에 생기가 돌았다. 새로지어지는 집들과 말끔하게 정돈되는 일부 거리들도 그렇고 정말 줄어들었던 인구가 늘어나고 있기라도 한걸까. 이 카페에서는 빌니우스의 Tastemap (http://ashland.tistory.com/232) 이라는 로스터리에서 로스팅한 커피를 사용하고 있었다. 요새 빌니우스 마트에도 보면 특정 카페들이 로스팅한 커피콩을 파는 추세인것 같다. 아무튼 시선을 끌었던것은 카페 이름이었는데. 커피의 Kava 를 살리고 lierius  를 덧붙여서 Kavalierius (cavalier) 라는 단어를 사용한것. 사실 저 콧수염 모양을 서울에 있을때 여기저기에서 너무 많이 봐서 약간 식상한 감이 있지만 어쨌든 중절모를 쓰고 콧수염을 기른 기사가 커피잔을 입에 댄 로고도 나름 신경쓴 흔적이 보였다. 난 플랫화이트를 마셨고 배 크림이 들어간 리코타치즈 케잌을 먹었다. 맛있었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6.10.03 08:00




(Vilnius_2016)



삐뚤어진 코 카페(http://ashland.tistory.com/444)  앞에는 기분좋은 볕이 든다. 도로변이지만 새로운 건물이 올라간 상태라 보도블럭도 일반 거리보다 두세배는 넓게 확보된 상태이다.  야외 테이블에 커피를 놓고 비스듬히 앉아 있어도 좁은 공간에 테이블을 놓고 영업하는 구시가지의 카페에서처럼 옆으로 지나가는 행인들을 위해 꼰 다리를 풀어야 할 필요도 없고 주차되었던 차를 빼서 돌아가는 사람들때문에 갑자기 생겨난 눈 앞의 텅 빈 공간에 종전에 느꼈던 아늑함을 반납할 필요도 없다.  물론 그런곳은 그런곳 나름의 매력과 낭만이 있지만 각각의 공간의 상대적인 장점을 말하자면 그렇다.  그리고 이곳은 매우 조용하고 집에서 가장 가깝고 항상 조금은 불완전한 마음으로 집을 비우는 나에게 적당한 햇살과 바람을 섞은 안식을 가져다 준다.  이 주택단지의 1층은 상업용이고 2층부터 가정집인데 이렇게 조용하고 외진곳에 카페가 생기면 정말 좋겠다 생각했던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때 누군가는 자기 자신의 로스터리를 꿈꿨고 적당한 장소를 발견해서 1년반 넘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누군가가 실현한 꿈이 그렇게 다른 누군가가 원했던 작은 바램과 상통할때가 있다.  킴 언니와 만난날 (http://ashland.tistory.com/447)  커피 잔과 잡지를 돌려주러 안으로 들어가서 직원 여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커피값 내는것을 잊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코트속의 구겨진 5유로 지폐를 보고서 아차했다. 그래서 다음날 돌아오는 길에 또 커피를 마시러 갔다.  

 



(Vilnius_2016)


도시,  구시가지를 이루는 요소들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중 하나가 굴뚝과 크레인 그리고 회색 하늘이다. 리투아니아의 날씨는 변덕스럽다. 지금 나를 차지하고 있는 열기가 계속 지속되지 않을것을 알기에 곧 덥쳐올 회색 하늘과 바람에도 관대해질 수 있다. 그 역시도 아주 잠시 머물러갈뿐이다.  코트에 목도리를 칭칭감고 썬글래스를 착용하고 다니는 사람이 많은 이유도 그렇다.  어떤 희망들이 기분좋게 유예된 상태, 이곳은 그런 상태가 반복적으로 고요하게 지속되는 곳이다.  크레인이 머무는 공사현장 근처에는 오래된 주택이 자리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지반을 뚫는 굴착기가 뿜어내는 간헐적인 소음이 눈치없이 느껴지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꼬장꼬장하게 살아남은 오래된 건물의 눈치를 보느라 그런것도 같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밤이 되면 장작 태우는 냄새가 거리를 채운다.  굴뚝이 존재한다는것은 아직은 어떤 미련을 뿜어낼 여지가 남아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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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