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6.08.24 쫄면과 동물과 열매 (2)
  2. 2016.07.05 리투아니아어 11_내가 좋아하는 단어 '배 Kriaušė' (2)
Daily 2016.08.24 08:00



약간의 수리중이라 일주일째 부엌의 물도 불도 쓰지 못하고 있는데  다행히 가스버너가 있어서 물끓이고 삶는것은 하고 있다.  장도 제대로 볼 수 없으니 냉장고도 거의 비어있고 달걀이 보여서 우선 삶고 스파게티면이 있길래 삶아서 찬물에 헹궜다. 오이라도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없어서 배추와 토마토를 썰어넣고 고추장 식초 설탕 참기름 섞어서 쫄면 만들어 먹음.  옥수수 통조림도 바닥에 보이길래 넣을까하다가 말았다.  양념장을 일부러 적게 만들었는데 왜냐하면 팔도 비빔면은 액상스프가 항상 적어보이는데 막상 비벼보면 맵다는것을 떠올리며 내가 만든 양념장도 그럴거라 착각을 했던것. 국수를 한솥을 끓였는데 양념장이 약간 모자랐다. 그래도 면 먹는 낙에 우적우적. 좋은 양념장 레시피를 구해서 한통 만들어놔야겠다. 너무 원시적인 맛의 소스였음에도 한밤중에 너무 맛나게 먹음. 





해괴망측한 면 사진만 올리면 좀 그러니. 요 근래 바깥 풍경. 얼마전에 며칠 연속으로 비가왔는데 살고 있는 건물의 공터에 나가보니 항상 고양이가 나와서 앉아있는 화단인데 달팽이들이 그득그득했다.  어릴때 친구랑 달팽이도 키우고 집에서 키우는 난 같은데 보면 정말 등껍질도 옅고 조그맣고 작은 귀여운 달팽이들이 많았는데 여기서 본것은 정말 까맣고 크고 뭔가 굉장히 동물적인 모습이었다. 이파리도 엄청 갉아 먹고 있었다.  





그만 먹어.





이것은 무슨 人步梨落 인가. 걷고 있는데 배가 머리에 떨어짐.  한국배처럼 크고 단단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이 배는 그냥 이렇게 떨어지는 종류의 배라고 한다.  밟고 짓이겨진 배들에게서 설탕에 재워진 매실이 뿜어내는 시큼달달한 냄새가 났다. 골라서 잘 썰어서 시나몬이랑 푹익히면 맛있을것 같은데. 





도토리도 있고 밤나무도 있는데 먹을 수 있는 종류는 아닌것 같다.  예전에 도토리묵이란 음식에 대해 외국인들한테 어떻게 설명을 해줘야할지 막막했는데 8년이 지났는데도 어떻게 만들어지는건지 여전히 잘모르고 있네. 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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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Lithuanian Language2016.07.05 04:16



지난 달에 친한 친구 한명이 부다페스트로 떠났다. 3개월간 임시직으로 일하고 아무 문제 없으면 계속 남게 되는 모양이다. 떠나기 전 날 친구들 전부 모여서 언덕에 앉아 새벽까지 이야기했다.  이 친구와는 평소에도 자질구레하게 이것저것 얘기할것이 참 많았다. 그래서 당분간 못보게 된다 생각하니 섭섭했다. 이 날 친구가 참 마음에 드는 질문을 던졌다. '리투아니아 단어중에 특별히 좋아하는 단어가 있어?' 였다.  리투아니아 생활 8년째이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많은 질문을 던져온다. 어떤 경로로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춥지는 않은지. 말을 배우는것은 어렵지 않은지가 가장 빈번한 질문이다. 자주 만나지 않는 사람들은 만날때마다 같은 질문을 두번 세번 던지는 경우도 있다.  뻔한 질문이라도 이야기를 하다보면 화제가 번져 재밌는 이야기로 옮겨가는 경우도 있으니 최대한 성의있게 대답하지만 사실 그다지 재미있는 질문들은 아니다.  타인을 알아가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겠다.  내가 던진 질문에 상대가 어떻게 대처하고 대답하는지가 보통 이겠지만 반대로 그 상대가 나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오는지로 상대를 알아가는 경우도 많다. 그런 경로가 나에게는 항상 더 매력적이었다. 난 친구의 질문에 세 단어를 말했는데 그 중 하나가 배를 뜻하는 'Kriaušė' 였다. 좋아하는 단어를 물은것이 뭐 그렇게 특별하고 즐거운일이냐 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퍽이나 따스하고 상냥했던 질문이었다. 리투아니아어 어렵지 않니 라는 상투적인 질문보다 훨씬 세심하고 성의있는 질문으로 느껴졌다.  크리아우셰.  크리아우셰. 크리아우셰... 난 이 단어의 어감을 참 좋아한다.  한편으로는 크리아우셰하면 사각사각 한국배의 식감이 느껴지는것도 같지만 처음 서양배를 껍질째 깨물었을때의 그 물컹함과 달콤함때문에 한동안 배를 참 많이 먹었다. 그리고 이름과 모습이 신선하게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아마도 오랫동안 보고 먹어온 배와는 다른 모습인 이 과일을 배라고 생각해야했을때 느꼈던 생소함때문인지도 모른다. 이 배들의 사진을 찍은 날은 토요일이었는데 그날만큼 마트에 이렇게 다양한 종류의 배가 있었던적이 없어서 한참을 서서 상처나지 않은것들로 종류별로 하나씩 골라왔다. 저마다 자기 이름이 있다.  Conference, Vermont beauty, Red barlett, Abate, Lukas, Rosemarie...보통 전부 수입산이다. 가장 값싸고 흔하게 볼 수 있는것은 맨 오른편의 물러서 상처가 많이 난 conference 이다.  워낙 부드러워서 껍질째 먹기 가장 좋다. 가장 예쁘게 생겨서 먹기 아까운것은 오른쪽에서 두번째인 rosemarie이다. 가장 비현실적으로 생겼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