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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2016.05.04 06:21





얼마전 이웃 블로그 포니님이 올리신 서울 야간 드라이브 동영상을 보며 서울 풍경이 이토록 이질적으로 느껴지는것은 왜일까 한참을 생각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영상을 보며 느낀 생경함 자체에 이질감을 느꼈다.  그것은 일종의 향수였지만 한편으로는 한번도 경험해본적 없는 듯한 그리고 경험할 수 없을것 같은 풍경에 대한 낯설음이었다. 사실 한밤중에 한강을 가로지르는 드라이브를 해본적이 없는 나에게 서울의 밤 풍경이라면 지하의 압구정역에서 지상의 옥수역으로 미끄러져서 올라오는 지하철 3호선 차창밖 풍경이 거의 유일하게 두드러진 기억이니 내가 느낀 향수는 어떤 특정 경험에 대한 것은 아니며 그것은 영상에서 어렴풋이 느껴지는 공기에 대한 향수. 그 공기를 타고 전달되는 익숙한 언어에 대한 향수였는지도 모른다. 비행기 밖으로 발을 내미는 동시에 온 얼굴을 덮치는 특유의 습하고 축축한 공기. 목적지를 모르고 이륙을 하고 착륙을 한다고 해도 감지할 수 있을것 같은 친숙한 느낌에 대한 습관적인 동경이지만 돌아가지 못해 안달하며 발버둥쳐야하는 사무치는 그리움은 아니다. 서울은 이미 나에게 그저 먼 행성처럼 요원한곳으로 느껴진다. 다시 돌아와야하는 순간의 썩 유쾌하지 않은 느낌을 알기에 지금 내가 있는 이곳에서의 소중함을 극대화하는것에 익숙해져있기도 하다. 그리고 약간의 소름과 함께 타르코프스키의 영화 솔라리스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자동차속에서 그들이 조우하는 낯선 도쿄의 풍경과 음산한 기계음. 코끝으로 밀려오는 터널속의 혼탁한 공기, 그리고 흑백에서 컬러 영상으로 넘어가며 사물들이 색과 빛을 가지기 시작하는 순간에도 여전히 잿빛으로 남아있는 등장 인물들의 얼굴. 내가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알지 못 하는것. 내가 그리워하고 있다 생각하지만 한번도 경험해본적 없는것들. 내가 꿈꾸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내 무의식이 원하는것은 왠지 내가 생각하는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일것 같은 두려움. 내가 지금 이곳에서 꿈꾸는것이 내가 당도할 어떤 다른 공간에서 경험을 통해 충족될때 그것이 내가 정말 원했던것이라고 확신하며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것인지에 대한 의문같은것이 생기는것이다. 





뱀발- 참으로 좋은 세상이다. 혹시나해서 검색을 해보니 고속도로 전체영상이 있으니 말이다. 안그랬으면 그 몽롱한 영화를 다시 찾아봤어야 했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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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