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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7.27 Italy 10_두오모 (2)
  2. 2013.01.24 피렌체의 에스프레소
  3. 2012.06.26 Italy 02_피렌체, 2010
Italy2016.07.27 08:00



(Firenze_2010)



'피렌체 두오모의 그림자는 피렌체의 명산물이다. 피렌체의 시민들은 모두들 조금씩 그 그림자의 주식을 가지고 있다. '




(Firenze_2010)


위의 문장은 나의것이 아니다. 그것은 도둑질 해 온 문장이다. 내가 좋아하는 김승옥의 소설 <무진기행>의 한 부분과 기형도의 시 <안개>의 한 문장에 공통적으로 들어간 단어 '안개'를 '그림자'로 대체했을뿐이다.  '피렌체 어디에서도 두오모가 보이지 않는곳이 없었다' 라는 상투적인 말로 두오모의 둔중한 호흡에 감탄하기에는 그는 훨씬 벅찬 존재였다.  두오모 그 자신이 자부하고 있던것은 오히려 그로 부터 쏟아져 나와 어떤이들의 지붕위에 과묵하게 드리워진 그 자신의 그림자였다.  9월의 피렌체는 산란하는 빛에 정신을 잃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두오모의 정상을 향하는 동안 나에게 할당된 빛은 아주 미미했다. 나는 그가 깊고도 단단히 뿌리 내리고 있는 피렌체 전경을 바라보기 위해 460여개에 달하는 어둡고 좁은 돌계단을 말없이 올랐다.  아직 덜 마른 물걸레질 냄새가 나는듯했다.  그로인해 때때로 한기가 느껴졌다. 그리고 드디어 역사가 심어 놓고간 그 고목의 끝자락에 섰을때 터져버릴 듯 고인 태양 아래에서 내가 마주했던것은 그가 무심하게 흘려버린 그림자속에 갇힌 어두운 지붕들이었다.  돔의 실루엣이 작은 다락방 창문과 굴뚝을 타고 이어졌다.  그 순간 그 어스름한 경계가 덮고 있는것은 고작 몇채의 집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루 온종일 자리를 바꿔 움직이는 태양 아래에서 피렌체의 명암을 가르고 있는것은 분명 두오모였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3.01.24 03:16

 

 

 

 


Firenze_2010



피렌체 중앙역에서 베네치아행 기차를 기다리던 중 간단히 요기를 하러 역내 스낵바에 들어갔다. 이탈리아에서 매번 카페에서 주문을 할때마다 이렇게 서서 에스프레소를 단숨에 들이키고 나가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들에게 커피를 마신다는것은 내가 커피를 마시는 행위와는 전혀 다른 뼛속깊이 체득된 뭔가였다. 이탈리아에서의 커피맛이 다르게 느껴진것은

우유의 지방함량,커피의 산도.알맞게 잘 데워진 커피잔의 조화 따위로는 설명될 수 없는것이었다. 그들이 인사를 나누고 주문을 하고 한잔의 에스프레소가 추출될때까지의 시간, 커피를 들이키고 문을 나설때까지의 낯선이들과의 짧은 대화의 시간은 커피 한잔을 시켜놓고 두세시간씩 앉아서 수다떨때의 나른함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촘촘한 밀도였다. 하루 24시간이라는 잘개 쪼개진 마디사이에서 그 무엇에도 침범당하지 않을 모두의 공통된 일상. 그런 하나하나의 순간들이 하루 온종일 촘촘이 쌓여갈때,  하나의 일상이 또 다른 하나의 일상을 불러올때 나의 하루도 좀 더 소중하고 의미있게 흘러갈 수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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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Italy2012.06.26 21:52

 

 

아마도 페인트 색깔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준건 이탈리아에서 받은 그때 그 느낌이 아니었을까 싶다.

물론 이건 건물 외벽을 칠한거고 우리는 방 내부를 칠했다는게 크나큰 차이점이 있지만.

숙소를 나와서 미켈란젤로 언덕을 올라서 우연이 들어선 골목길들.

 

 

지저분하면 지저분한 대로 자연스러운 이런 느낌.

 

 

대충 이렇게 저렇게 바른 이런 회벽.

경적을 울리지 않으면 저쪽에서 차가 오는지도 안보였던 좁고 꼬불했던 골목길.

 

 

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