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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10.03 Vilnius 41_굴뚝과 크레인 (3)
  2. 2016.09.16 빌니우스 카페_Crooked nose & coffee stories (10)
Vilnius Chronicle2016.10.03 08:00




(Vilnius_2016)



삐뚤어진 코 카페(http://ashland.tistory.com/444)  앞에는 기분좋은 볕이 든다. 도로변이지만 새로운 건물이 올라간 상태라 보도블럭도 일반 거리보다 두세배는 넓게 확보된 상태이다.  야외 테이블에 커피를 놓고 비스듬히 앉아 있어도 좁은 공간에 테이블을 놓고 영업하는 구시가지의 카페에서처럼 옆으로 지나가는 행인들을 위해 꼰 다리를 풀어야 할 필요도 없고 주차되었던 차를 빼서 돌아가는 사람들때문에 갑자기 생겨난 눈 앞의 텅 빈 공간에 종전에 느꼈던 아늑함을 반납할 필요도 없다.  물론 그런곳은 그런곳 나름의 매력과 낭만이 있지만 각각의 공간의 상대적인 장점을 말하자면 그렇다.  그리고 이곳은 매우 조용하고 집에서 가장 가깝고 항상 조금은 불완전한 마음으로 집을 비우는 나에게 적당한 햇살과 바람을 섞은 안식을 가져다 준다.  이 주택단지의 1층은 상업용이고 2층부터 가정집인데 이렇게 조용하고 외진곳에 카페가 생기면 정말 좋겠다 생각했던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때 누군가는 자기 자신의 로스터리를 꿈꿨고 적당한 장소를 발견해서 1년반 넘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누군가가 실현한 꿈이 그렇게 다른 누군가가 원했던 작은 바램과 상통할때가 있다.  킴 언니와 만난날 (http://ashland.tistory.com/447)  커피 잔과 잡지를 돌려주러 안으로 들어가서 직원 여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커피값 내는것을 잊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코트속의 구겨진 5유로 지폐를 보고서 아차했다. 그래서 다음날 돌아오는 길에 또 커피를 마시러 갔다.  

 



(Vilnius_2016)


도시,  구시가지를 이루는 요소들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중 하나가 굴뚝과 크레인 그리고 회색 하늘이다. 리투아니아의 날씨는 변덕스럽다. 지금 나를 차지하고 있는 열기가 계속 지속되지 않을것을 알기에 곧 덥쳐올 회색 하늘과 바람에도 관대해질 수 있다. 그 역시도 아주 잠시 머물러갈뿐이다.  코트에 목도리를 칭칭감고 썬글래스를 착용하고 다니는 사람이 많은 이유도 그렇다.  어떤 희망들이 기분좋게 유예된 상태, 이곳은 그런 상태가 반복적으로 고요하게 지속되는 곳이다.  크레인이 머무는 공사현장 근처에는 오래된 주택이 자리잡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지반을 뚫는 굴착기가 뿜어내는 간헐적인 소음이 눈치없이 느껴지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꼬장꼬장하게 살아남은 오래된 건물의 눈치를 보느라 그런것도 같다.  날씨가 추워지면서 밤이 되면 장작 태우는 냄새가 거리를 채운다.  굴뚝이 존재한다는것은 아직은 어떤 미련을 뿜어낼 여지가 남아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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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Cafe2016.09.16 08:06





집에서 5분정도 떨어진 곳에 로스터리가 한군데 있다.  1년 반 전쯤 완전 주택가의 볕이 아주 잘드는 신축 주택 단지의 1층에 생겼는데 다행히 아직 없어지지 않았다.  마트에서 집으로 곧장 가는 길에서 옆길로 약간 새어야 하긴 하지만 아침에 한두시간 정도 여유가 생길때, 돌아다니다 잠깐 조용히 앉을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집으로 가는 길에 잠깐 들르곤한다.  




이곳의 이름은 Crooked nose,  리투아니아의 법인 이름도 Krieva nosis,  삐뚤어진 코이다.   왜 이름을 이렇게 지었는지 물어볼 수도 있겠지만 그런 질문에 답하는게 이력이 났을 수도 있으니 물어보지 않을 생각이다. 혹여 뭐라고 답해줄지 모르면 여러 손님이 있는 가운데에서 난처해할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아도 이곳은 모두가 서로의 숨소리를 공유할 수 있을정도로 침묵이 흥건히 고여있는 공간이다.  누군가가 내 뒤에 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경우도 드물다.  가끔 들러서 속삭이고 가는 기분이 들어서 좋다. 





개인적으로 아주 좋아하는 스타일의 분위기는 아니지만 이곳이 외진 거리에서 아직까지 살아 남을 수 있었던것은 아마 가게의 철학이 확실하기 때문인것 같다.  커피를 정신없이 탬핑하고 번쩍거리는 머신에서 커피가 쏴 하고 요란스럽게 추출되는 소리를 등지고 서서 그 사이에 계산을 하는 여느 카페들의 모습이 이곳에는 없다. 이곳에는 다양한 핸드 드립이 있고 우유가 들어가는 커피가 없으며 커피에 곁들일 수 있는 디저트도  리투아니아의 전통 과자인 Šakotis 샤코티스 가 전부이다. 그래서 드립커피를 아주 좋아하지는 않아도 이곳에 오면 로마에 와서 로마의 법을 따라야하는것처럼 순순해진다.  누군가가 뭔가에 애정을 쏟는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것이다. 





이곳에는 항상 볕이 든다.  지난 겨울에는 이 카페가 위치한 긴 보도블럭을 볕을 쏘여주겠다고 유모차 덮개를 젖힌채 1시간 넘게 왔다 갔다하던때가 많았다. 그 겨울은 날씨가 따뜻해지기만을 기다렸던 인생 최초의 겨울이었던것 같다. 





짙고 둔탁한 나무의 느낌을 더 좋아하지만 아마 이렇게 밝고 완전무결한 느낌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을것이다.  사실은 약간 가학적이라는 느낌이 드는 디자인의 가구들이다.  





아마도 이들의 가장 귀한 재산일지도 모르는것.  





아마도 그런 존재는 이런 작은것들이 될 수도 있다.





한국의 계란과자와 비슷한 맛의 리투아니아 전통 과자. 샤코티스.  주문을 하면 커피가 내려지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창고로 들어가서 부스럭 부스럭 과자를 분지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들이 사용하는 준비물들. 마치 도자기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첫 작품을 전시해놓은 느낌이 든다. 물체들 사이의 미묘한 간격과 알력이 느껴진다. 




이들이 항상 지친 기색없이 손으로 가리키며 기구들 사이의 차이점을 설명해주는 메뉴. 





보통은 지나치게 시지 않은 최대한 쓰고 진한 커피를 달라고 한다. 그러면 커피콩이 든 용기를 다 열어서 냄새를 맡게 해준다. 보통은 과일향이 강조된 콩, 넛종류 향이 진한 커피들이 주를 이룬다.  이들은 하루에 몇번의 용기를 열었다 닫을까. 특히 저 용기들은 밀폐력이 좋아서 뚜껑 열기도 쉽지 않은데 말이다.  


 



작년에 맨 처음 갔을때 수도 꼭지 어디서 사셨어요 라고 물어봤는데 적절한 답변을 듣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이제 집에 물 나오는곳은 수리를 다해서 알아도 소용없지만.  





지지난주에 마셨던 커피. 





가끔은 드립커피가 바퀴벌레 날개 처럼 엷은 빛을 띄며 결벽증 커피 같은 느낌을 풍길때가 있다. 그래서 드립커피는 오히려 깊고 좁은 잔에서 마시는게 좋은것 같다.     





어제 마신것.  150ml 가 약간 모자른 감이 있어서 300ml로 주문했더니 아예 드립서버를 함께 주었다. 300ml는 또 너무 과한 감이 있었다.   





그윽한 커피의 유분.  냅킨이 예뻐서 책갈피로 넣어서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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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