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여행'에 해당되는 글 11건

  1. 2017.07.25 Berlin 16_베를린의 티벳 하우스
  2. 2017.06.27 Berlin 12_Wish you were here (4)
  3. 2017.06.25 Berlin 11_베를린 갤러리 입주자 (1)
  4. 2017.06.04 Berlin 05_붉은 파라솔 사이로 (3)
  5. 2017.06.02 Berlin 03_케밥집 앞 횡단보도 (10)
Berlin2017.07.25 09:00



베를린 3일째. 도착했던 날 밤 케밥집에서 다 못먹고 통째로 남겨온 케밥을 메인으로 샐러드와 삶은 계란등으로 이틀 내내 든든한 아침을 먹었다. 지속적인 카페인 섭취때문에도 그랬겠지만 여행 모드에 취해 흥분상태였는지 사실 별달리 먹는게 없어도 종일 배가 고프지 않았다. 허기를 그냥 망각해버린다는것.  매순간 그렇게 살아야하는것 아닐까.  너무 흥분되고 행복해서 배고프다는것도 까먹는 그런 상태.  근데 3일째부터 결국은 늦잠을 자는 패턴으로 바뀌고 늦게 일어나니 아침도 잘 안먹고 나오게 되자 차츰 돌아다니다보면 배가 고프기 시작했다. 결국 허기는 망각할 수 없는건가보다. 그냥 아침을 든든하게 먹어서 그랬던건가. 베를린에도 익숙해진건가. 뭐 그런 생각이 또 들기 시작했다.  우리가 그날 찾아간 티벳 음식점은 친구가 이미 가봤던곳으로 일종의 찜을 해놓았던 장소였기때문에 베를린 갤러리와 유태인 뮤지엄에 갔던 날 여행 코스의 종착점이었다.  우선 목이 너무 말라서 망고 라씨를 시켰고 며칠째 국물을 먹지 못해서 스프가 포함되어있는 세트 메뉴를 각자 하나씩 시키고 같이 먹겠다고 티벳 만두 모모까지 한접시 주문했다. 이미 샛노란 망고라씨를 벌컥벌컥 들이키고 반정도 먹은 스프로 배가 부른 상태에서 주문한 요리들을 맛깔나게 다 먹는것은 무리일것이라고 생각한 현명한 친구 덕분에 커리가 나오기 전에 먼저 나온 모모요리는 몇개만 먹고 포장을 하기로 했다.  티벳 만두 모모는 인도의 다르질링을 여행할때 너무나 맛있게 애달프게 먹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는 캘커타에서 부터 배탈이 나서 오렌지 주스 같은 신물을 토해내던때여서 국물이 몹시 고팠는데 인도에 후루룩 마실 수 있는 맑고 얼큰한 스프를 못찾았고 다르질링에 가서야 생각지도 못한 매운 칠리가 들어가는 국물을 만나게 된것이다. 그것도 딱히 스프라고 시킨 요리가 아니라 물만두같은 모모를 주문하면 그냥 마시라고 한 컵 가져다주는  뜨거운 냉면 육수 같은 그런 느낌. 그 모모집은 정말 어릴적 교회에 올라가는 길에 있었던 작은 떡볶이집이랑 비슷했는데. 그때 먹은 모모를 잊지 못하여 모모를 주문했는데 이 모모는 너무나 고급졌다.  생각지도 못한 완두콩이랑 그런것들이 고급스럽게 꽉꽉 채워져있는. 매운 김치국물이 배어 나올듯한 포스였는데 콩이 들어간 송편 같은 식감이었다. 다행히 두개의 소스가 맛있어서 끝까지 맛있게 먹었지만 기대했던 동네 모모가 아니라서 좀 아쉬웠다. 



이 망고라씨는 정말 너무 맛있었다. 목이 너무 말랐고 배가 고프기도 했으니 이 걸쭉하고 어느 정도 칼로리가 있는 라씨를 먹으니 금세 배가 불러졌다.  인도나 티벳에서 먹어보고 오지 않은게 다행이라고 생각될만큼 뭘 모르면서 그냥 이게 오리지널이라고 말하고 싶은 그런 기분.  엄마랑 손잡고 지나가는 아이들이 지나가면서 내 컵을 가리킬때 정말 한 모금 주고 싶었다.  이날의 티벳 하우스의 주인공은 단연 망고 라씨. 




그리고 먹은것이 아마 구운 오리가 들어간 커리였는데. 이것도 맛있었으나 배가 불러서 또 본연의 맛을 만끽하지는 못했던듯.  다음에 가면 절대 밥이 나오기전엔 아무것도 먹지 않고 모모도 시키지 않고 스프 안들어간 커리만 먹을 생각이다. 그리고 시원한 망고 한잔.  




모모는 예쁘게 포장해왔고 쏟아질까 걱정했던 소스도 무사했다. 다 먹은 줄 알았는데 아직 남아있던 한 조각의 케밥과 함께 그 다음날 아침으로 먹었다.  양상치에 소스를 뿌리고 케밥 고기를 주섬주섬 싸먹음. 








Posted by 영원한 휴가
Berlin2017.06.27 09:00


 Berlin_2017



절대 혼자일리 없어라고 생각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리게 만드는 풍경이 있다. 나머지 한 짝의 신발도 어딘가에 있을것 같은. 하지만 결국 보이지 않는 그런 풍경.  이 날 핑크 플로이드의 노래 가사를 떠올려보려고 무진장 애를 썼더랬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Berlin2017.06.25 09:00



유태인 뮤지엄을 나와서 찾아간 베를린 갤러리. 다스베이더의 원형인것으로 짐작되는 인물을 만났다...이 작품을 보자마자 사카르의 계단식 피라미드가 떠올랐다. 저 유명한 기자 피라미드를 비롯한 후대 피라미드들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뭉툭하고 투박하고 원시적인 사카르의 피라미드 말이다.  루크와 시디어스를 번갈아 쳐다보며 어찌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던 그 짧은 순간 다스베이더의 번민이 이 원형에서조차 느껴졌다. 크윽...





Posted by 영원한 휴가
Berlin2017.06.04 09:00



베를린에 있는 동안 날씨가 좋았다. 나는 내가 낯선 곳에 도착했을때 방금 막 비가 내린 상태의 축축함이나 공기중에 아지랑이처럼 묻어나는 흙냄새를 느낀다면 가장 이상적인 여행의 시작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 지나간 어떤 여행들이 그런 모습이었고 그 모든 여행들이 좋았기에 그런것같다. 하긴 여행이 싫었던적이 있었는지 모르겠다. 베를린에서는 매우 짧고도 인상적인 비가 딱 한번 내렸다. 내가 비를 맞은 횡단보도를 영원히 기억할 수 있을 지경이다.  밤이되면 친구의 어플속에서 새어나오는 빗소리를 들으며 잠에 들었다. 그것이 베를린에서 나에게 할당된 빗방울의 전부였다. 그외의 순간들은 모두 해가 쨍쨍났다. 도착한 다음날부터는 32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가 지속되었다. 다소 덥다 싶은 옷을 입고 신발을 신고 스카프를 두르고 다녔지만 카페에 가만히 앉아있을때나 공원 벤치따위에 몸을 뉘였을때 나를 배반하지 않는 착한 바람들이 불어왔다. 이탈리아 도시들의 폐쇄적이고 공격적인 형태의 블라인드나 파라솔들은 아니었지만 베를린의 주택가에도 햇살을 이겨내기 위한 울긋불긋한 파라솔들이 곳곳에 눈에 띄였다. 그것은 태양에 저항한다기보다는 인사를 건네는, 태양에 달궈진 붉은 하늘이 반사된 색안경 같은 느낌이었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Berlin2017.06.02 05:53


빌니우스에서 베를린까지 한시간 반. 가방을 올리고 앉자마자 거의 내리다시피 했다.  보딩패스도 미리 프린트를 해갔기에 짐가방의 무게를 체크하는 사람도 없었고 작은 테겔 공항을 아무런 입국 절차도 없이 엉겁결에 빠져나왔을때엔 마치 시골 시외버스터미널 화장실에서 먼저 나와 나를 기다리는듯한 느낌으로 친구가 서있었다. 두달만에 만난 친구. 서울도 빌니우스도 아닌 제 3의 장소에서. 베를린의 첫 느낌은 그랬다.  몹시 익숙하고도 낯설었다. 전신주에 붙어있는 횡단보도 스위치는 빌니우스의 그것과 같았지만 길거리를 가득 메운 케밥 가게와 경적을 울리며 승용차 차창밖으로 머리를 내밀어 지나가는 아랍 친구들을 불러 세우는 이민자들의 모습에서 이곳은 분명 내가 모르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도 이곳에서는 여행객이라기 보다는 이민자의 지위를 가지고 묻혀버릴 수 있겠다는 막연한 느낌이 좋았다.  밤 10시를 훌쩍 넘겨버린 시각이라 먹을곳이 마땅치 않았다. 도착하자마자 짐을 내려놓고 우리는 집주위를 빙돌아 걸어서 언젠가 이집트에서 시샤 향기에 둘러싸여 내가 먹곤 했던 케밥과 팔라펠 같은 음식들을 주문해서 먹었다. 절반은 포장을 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우리는 이틀내내 몹시 고기다웠던 케밥속의 고기를 양상치에 싸서 아침으로 먹었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