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Lithuanian Language

리투아니아어 29_하얗다 Balta




화창한 7월의 중순. 빌니우스에 사람이 이렇게 많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인파로 한가득했던 날이었다. 대성당 근처의 공원 모래밭에서 한참을 놀고 돌아왔다.  자주 가는 장소인데 평소와는 다르게 내가 모르는 의미의 얼굴들로 가득했다. 주말이니깐 작정을 하고 나들이를 나와서 잠시 머물고 가는듯한 느낌을 주는 사람들이 많았다.  퇴근후에 아이를 만나서 집으로 돌아가는길에 들러서 놀다가는 사람들이 아니라 여러 가족들이 약속을 잡아 모인 느낌이라 평소와는 다른 종류의 소음으로 떠들썩한것이다. 방학이 끝나고 새학급에 들어섰을때나 특별활동 시간에 다른반아이들과 섞일때 느꼈던 낯설음 같은것들. 그런 느낌을 어른이 되어서도 지속적으로 느낀다는것이 신기할뿐이다. 돌아오는 길에 못보던 간판이 보였다. 멀리서 봤을땐 얼핏 린넨 제품들을 파는것처럼 보였는데 모르겠다.  Balta(발타)는 하얗다 라는 뜻이다. 흰색은 의외로 빈번하게 쓰이는 단어이다.  다른 나라 여행을 가도 희다 라는 단어는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많은 언어에서 흰색이라는 단어들이 ㅂ 으로 발음되는것도 같다. 유럽언어들뿐만 아니라 중국어에서도 그렇고 흰'백'자도 그렇다.  리투아니아어 형용사는 남성형, 여성형, 남성복수형, 여성복수형으로 변형이 되고 때에 따라서 고유명사에 붙으면 또 다른 형식의 형용사로 변형이 되는데 그런 형용사를 문법용어로 뭐라고 부르는지는 잘모르겠다. 그래서 어쨌든 단어의 앞에 Balt- 가 들어가면 우선 하얗다라는 뜻이고 그 이후부터는 뒤따라오는 단어에 따라 어미변형이 된다고 보면된다. 예를 들자면 리투아니아에서 Balta kava 라고 하면 흔히 우유를 넣은 커피를 말한다. Balta Rusija 는 백러시아, 벨라루스이고  Baltas šokoladas는 다크초콜릿이 아닌 밀크초콜릿.  Baltas alus 는 보통 호가든이나 크로넨버그같은 뿌연 밀맥주를 말한다.  구시가지에는 Balti Drambliai (하얀 코끼리들) 라는 오래된 채식식당이 있다.  Baltosios Naktys 는 백야이다. 백야가 고유명사이기때문에 밤의 복수형을 꾸미느라 형용사가 또 좀 복잡해진다. 여기서 체계적이지 않은 문법 설명을 너저분하게 늘어놓을 생각이 없음에도 내가 말을 배우던때의 기쁨들이 생각나 또 주저리주저리 늘어놓게 된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