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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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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 마이 러브 (2025) https://ashland.tistory.com/163 를 만든 린 램지의 를 보았다. 같은 감독이 다시 한번 비슷한 주제를 다룬다면 그것이 단순히 먹히는 소재라서기 보단 아마 감독 자신이 평생 놓지 못하는 질문이지 않을까 싶다. 이 영화의 원작은 아리아나 하르비츠의 소설 다이, 마이 러브이다. 프랑스 시골에서 미국 몬타나의 시골로 배경이 바뀐다. 각색과정에서 얼마나 달라졌는지 모르지만 결국 린 램지에게 묻게 된다. 왜 그녀의 영화 속에서 엄마는 늘 이렇게 고립되고 무너질까. 그녀의 영화에서 모성은 신성하지도 따뜻하지도 않다. 오히려 그것은 개인의 정체성을 무너뜨리는 폭력에 가깝다. 의 주인공 에바(틸다 스윈튼)는 도시적이고 어느 정도 '성취한 여성'이다. 그런 그녀가 엄마가 되면서 서서히 무너진..
White Bridge (2017) '언젠가 폭이 넓은 강에 강물이 흘렀고 다리가 생겼다. 그리고 물이 흐르지 않게 된 후에도 다리는 그 자리에 남았다. 다시는 물이 흐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강에 물이 흐르던 날 바하레가 웃었다. ' 엄마와 소녀가 차를 타고 어디론가 간다. 도시를 벗어난 자동차가 황량한 도로를 달린다. 언젠가 그 길에서 교통사고가 나서 남편은 죽었고 딸아이는 장애를 얻었다. 아이는 사고 당시의 기억 때문에 눈을 가린다. 그날 아이는 발달 검사를 망친다. 장시간 차를 타느라 힘들었고 소변 마렵다는 소리를 제때 하지 못해 오줌까지 싼다. 그 검사 결과에 일반학교에 남느냐 특수학교에 가느냐가 달려있었다. 바하레는 결국 일반 학교에 다닐 수 없게 된다. 엄마는 딸아이는 지능에 전혀 문제가 없다며 바하레가 다니던 학교에 남길 원..
Ballad of a Small player (2025) 순전히 팬심으로 본 영화 . https://ashland.tistory.com/559066 의 비싼 호텔 엔딩에서 억지로 연결해 보는 따끈따끈한 영화. 한국어로는 '푼돈 도박꾼의 노래'라고 한다고 함. 짧게 말해 마카오의 비싼 호텔에서 콜린 패럴이 흥청망청 먹으며 도박하는 영화. 배우든 감독이든 다작을 하면 좋다. 물론 그 배우와 감독을 이미 좋아하고 있다는 상태에서 더 좋게 만드는 요소일 거다. 콜린 패럴의 지금까지의 출연 영화 포스터만 다 늘어놓으면 상당히 현란하고 중구난방이다. 정말 온갖 영화를 다 찍는다. 그럼에도 없어 보이지 않는다. 콜린 패럴이라는 맥락에선 전부 수용가능하다. 할리우드가 위스키 잔이나 쥐어주고 소비할만한 아일랜드 배우는 확실히 아니다. 콜린패럴이 영화 배트맨과 드라마 에서..
아워 바디 (2018) '자취남'이라는 채널을 가끔 본다. 한국집 구경하는 것도 그렇고 사람들에겐 참 다양한 것들이 중요하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지점에서 신기하다. 며칠 전엔 달리기를 하는 여성이 주인공이었다. 직장인일 때는 회사까지 뛰어서 출근했고 빵집에 갈 때도 몇 킬로 정도는 그냥 뛰어간다고 했다. 신발장을 열어 달리기용 운동화를 보여주는 여성을 보는 순간 의 '자영'이 생각났다. 꽤 오래전 영화인데 그때부터 이미 달리기 붐이 일었던 건가? 이 영화 제목이 생각이 안 나서 '나는 달린다', '위 런' 같은 택도 없는 제목으로 검색하다 겨우 찾았다. 배우 이름을 검색했으면 됐을 텐데 왠지 기억해내고 싶었던 제목. 어쩌면 제목이 주는 울림이 더 컸던 영화. 명문대를 나와서 자취를 하며 수년간 행시 준비를 하는 31살 고..
Bag of Rice (1996) 작년에 꽤 많은 이란 영화를 봤고 연도순으로 기록해놓고 싶었지만 중간중간 무임승차하는 영화들과 어떤 이란 영화들에 대한 편애로 그러지 못했다. 그런대로 이 영화는 어린 소녀들의 모험을 다룬다는 것에서 내가 지금까지 본 중에선 https://ashland.tistory.com/559049과 https://ashland.tistory.com/559063와 함께 묶일 수 있을 것 같아 이어서 쓴다. 금붕어를 찾아 헤매는 라지에, 집을 찾아 헤매는 미나, 그리고 쌀을 찾아 테헤란을 누비는 소녀, 자이란. 물론 깊게 들여다보면 이 소녀의 사정은 조금은 다르다. 아이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와중에 마주치는 크고 작은 미션만 놓고 보면 이 영화는 거의 최상위 레벨이다. 이제는 저 아이를 좀 그만 괴롭혔으면 좋겠..
The Mirror (1997) 자파르 파나히의 두 번째 작품 . https://ashland.tistory.com/559049 에서 금붕어가 사고 싶었던 라지에를 연기한 아이다 모하마드 카니 (Aida Mohammad khani)의 실제 여동생 미나 모하마드 카니(Mina Mohammad Khani)가 극 중 '미나'로 등장한다. 보는 동안 같은 아이라고 생각해서 의 연장선상에 있는 영화인가 보다 생각했지만 영화 중반부터 반전이 있다. 두 아이의 생김새가 비슷하고 그 사이 자란 느낌이 있어서 재밌게 이입할 수 있다. 학교가 끝나고 교문 앞에서 엄마를 기다리던 미나는 기다려도 오지 않는 엄마를 포기하고 혼자서 집에 가기로 결정한다. 깁스를 해서 불편한 팔에 몸의 반은 차지하는 책가방을 들고 겁도 없이 야무지게 길을 나선다. 어린 여..
Pieces of a Woman (2020) 간혹 보는 유튜브 채널에서 출연자가 행복한 표정으로 아보카도 식물 화분을 보여줬다. 씨를 발아시켜서 심은 것이 성공적으로 자란 것이다. 아보카도 열매까지는 불가능하겠지만 줄기가 나오고 잎사귀가 매달리는 것을 보는 것은 큰 기쁨이었을 거다. 아보카도 씨를 발아시키는 것은 사실 그렇게 어렵진 않다. 적신 휴지에 잘 감싸서 그릇에 넣고 랩으로 덮어놓으면 대략 20여 일 후면 싹이 나온다. 그러니 가장 큰 '업적'은 인내. 하지만 그 기다림 후에도 모든 씨앗이 발아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분무를 한두 번 더 하느냐 마냐의 차이로 흉하게 짓무르기도 하고 바짝 마르기도 하고 궁금해서 랩을 걷고 촐싹맞게 들춰보다 치명적인 손독에 감염되는지도 모르고... 아보카도를 많이 먹어서 여러 씨앗으로 동시에 발아 시도를 하면..
White Material (2009) 좋아하는 영화들은 늘 제자리에 있어서 언제든 원할 때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잊히는 영화도 많다. 대신 사소한 디테일들로 연상되거나 산만한 의식의 흐름을 그저 따라가다 보면 다시 떠오르는 영화들이 있다. 그렇다고 그 영화가 갑자기 새로 좋아지거나 특별해지진 않지만 그 비켜났던 길에서 조금은 다시 내 영역으로 들어온다. 양에 관한 얘기를 하며 양머리 생각을 많이 했는지 오래된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많은 부분이 잊힌 가운데 그 짧은 장면이 떠올랐다는 것은 어쩌면 내 무의식에는 의외로 강하게 인식됐다는 증거일 거다. 꿈을 꾸고 나면 내가 신경 쓰는 것이 뭔지 좀 더 선명해지고 계단에서 맡은 음식냄새가 아주 의외의 오래된 기억들을 소환하는 것처럼. 클레르 드니의 . 외진 농장에서 고독하게 자연을 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