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lm (173) 썸네일형 리스트형 A Beautiful Day in the Neighborhood (2019) 매년 오스카 시상식이 열리기 전의 12월과 1월은 그해에 개봉된 따끈따끈한 수작들을 의식적으로 챙겨볼 수 있는 신나고 즐거운 시기이다. 게다가 올해는 한국 영화가 본상에 노미네이트되는 일까지 벌어졌으니 같이 후보에 오른 다른 작품들을 감상하는것이 훨씬 더 재밌었다. 후보작들을 구경하다보니 딱 한군데 남우 조연상에 후보를 올린 이 영화가 눈에 띈다. 사실 그냥 '미국인 톰 행크스'가 나오는 휴먼 드라마이겠거니 두시간 멍때리고 보는데 문제 없겠지 싶어서 보기 시작했고 실제로 그랬다. 그리고 생각보다 훨씬 더 재밌고 감동적이었다. 물론 조연상은 브래드 피트가 10번을 타고도 11번을 탈 것이다. 오스카를 이미 두 번이나 거머쥔 톰 행크스이지만 이번엔 그래도 좀 아깝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멋진 연기였다. 연기 .. Taxi driver (1976) 그냥 별일 없어도 계속 생각나는 영화들이 있는데 또 그런 영화들을 꼭 반드시 떠올리게 만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영화들이 있다. 그러니깐 비잉 플린 (https://ashland11.com/877) 을 봤더라면 누구라도 떠올렸을 영화가 바로 택시 드라이버. 로버트 드 니로가 연기한 조나단 플린이 노란 택시를 몰고 밖으로 나오는 순간 누구라도 40년 전의 로버트 드 니로를, 택시 운전기사 트래비스를 떠올렸을 것이다. 40년이 지나 또 다시 어떤 택시 기사를 연기하라고 했을때 배우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조나단 플린도 트래비스와 마찬가지로 인종주의자에 동성애를 혐오하는 극단적인 캐릭터로 그려지지만 결과적으로 그 두 택시 기사는 양립할 수 없는 존재가 아닌가 싶다. 40년전의 트래비스는 나이가 들 수 없는 캐릭터.. 1917 (2019) 이 영화를 한 줄로 줄여 설명하자면 뭐랄까. 정우가 석호필이 되어 혼자서 개고생하는 영화라고 해도 좋겠다. 얼떨결에 동료에게 택일되서 적군의 함정에 빠져 말살되기 직전의 부대를 구하러 가게 된 스코필드를 연기한 이 조지 맥케이라는 배우를 캡틴 판타스틱에서 비고 모텐슨의 큰아들로 나왔을때 처음 봤는데 그때는 몰랐는데 이 영화에서는 전부 다 똑같이 군복을 입은 와중의 뭔가 지극히 평범하고 순수해 보이는 그 외모가 영화 '바람'에 나왔던 한국 배우 정우를 너무 닮은 것이다. 그리고 그는 마치 컴퓨터 게임에서 등을 보이고 뛰고 또 뛰며 미션을 수행하는 싱글 플레이어처럼 전장을 누빈다. 공중에서 폭파 된 비행기는 굳이 그의 발 앞에서 추락하고 화염에 불탄 도시에서 총격전을 하며 무사히 빠져나와야 하고 폭포에서도 .. About a boy (2002) Being flynn (https://ashland11.com/877)의 감독이 생소해서 검색해보니 웬걸 아메리칸 파이와 어바웃 어 보이를 만든 감독이었다. 비잉 플랜에서 그려진 부자관계 때문이었겠지만 오래된 두 영화 속의 아버지와 아들, 그리고 남자와 소년의 모습이 자연스레 중첩된다. 오래전 이 영화는 뭔가 휴 그랜트로 점철된 휴 그랜트 영화의 클라이맥스라도 해도 좋았지만 돌이켜보면 기억에 깊숙하게 남은 것은 똑 부러졌던 어린 니콜라스 홀트의 연기와 엄마 토니 콜레트와 킬링 미 소프틀리를 열창하는 장면이다. 다시 향수에 젖고 싶어 진 듯 결국 또 귀한 시간을 들여 봤던 영화를 또 찾아본다. 새로운 영화와 드라마들이 말 그대로 물밀듯이 쏟아져 나오는데 가끔 오래된 영화를 보고 있자면 조금 시간이 아깝다는.. Being Flynn (2012) 며칠간 본 영화들을 쭈욱 늘어놓고 생각에 잠겼다. 알고 있었지만 세상엔 재밌고 좋은 영화들이 정말 많구나. 그러니 재미없는 영화들이 단순히 재미없음을 넘어 괘씸하게 느껴질 수밖에. 아이리쉬 맨을 볼 날을 기다리며 로버트 드 니로의 출연작을 다시 훑어보다 듣도 보도 못한 영화가 있어서 보기 시작했다. 존 말코비치 되기도 재밌었으니 플린 되기도 재밌겠지. 로버트 드 니로와 폴 다노라니 나쁘지 않은 조합이다. 언젠가 알 파치노와 조니 뎁, 더스틴 호프만과 톰 크루즈가 그랬듯이. 슬픈 영화가 아니길 바랬다. 이제 슬픈 영화를 보는 것은 너무나 쓸쓸한 일이다. 영화는 꽤나 도발적인 나레이션으로 시작한다. '미국에 위대한 작가 3명이 있으니 마크 트웨인과 샐린져 그리고 나, 조나단 플린이다.' 로버트 드 니로가 연.. Beyond the hills (2012) 제목이 비슷해서 더 그랬겠지만 빛이 바랜 사진 느낌의 포스터에서 오래전 영화 비포 더 레인을 회상하며 보기 시작했다. 멀리 펼쳐진 언덕을 뒤로하고 또 다른 언덕 어딘가로 급히 오르고 있는 짐가방을 든 두 여자의 느낌도 좋았다. 언덕 너머에 뭐가 있을까. 뭐가 있을 거라고 기대에 부풀어서 오르는 언덕은 아니길 바랬다. 저런 목가적인 풍경은 역설적으로 누군가의 불행을 도드라지게 했고 세상은 또 나 몰라라 하고 그들에게 등을 돌리곤 했다. 부디 이들에게는 너무 가혹하지 않기를. 비포 더 레인에 마케도니아의 어느 높은 절벽에 홀연히 위치한 정교회가 등장했다면 이 영화는 루마니아의 궁벽한 정교 수도원이 배경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들 나라들은 이어지고 또 이어져서 어디가 시작인지도 모를 그런 산과 평원, 가까운.. Can you ever forgive me (2018) 많은 좋은 영화들을 보지만 저 영화 속 주인공 같은 친구가 나에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들은 그리 많지 않다. 이 영화를 보고 스쿨 오브 락의 잭 블랙이나 천국보다 낯선의 에바, 칼리토 같은 내가 두고두고 애정을 쏟을 수 있는 영화 캐릭터가 하나 더 생긴 것 같아 너무나 행복했다. 누군가가 생각나면 그의 사진을 꺼내보는 것처럼 어떤 영화를 두 번 세 번 보게 된다면 그것은 결국 내 마음을 뺏어간 인물의 습관, 그의 유머, 말투, 그의 생활공간들에 대한 추억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허구의 인물에 어떤 추억을 가질 수 있다는 것, 나에겐 그것이 영화를 보는 가장 큰 매력이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매일의 일상으로 채워진 우리의 삶 자체가 내일이라는 명백한 허구를 향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 워킹데드 시즌 10을 보다가 잡담 특정 드라마들을 수년에 걸쳐서 보긴 하지만 드라마 공식 페이지를 들락거리며 제작과정의 일거수일투족을 알고 살피고 그러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몇 시즌을 이끌어가던 주연급 배우들이 뚱딴지 같이 갑자기 사라져서 나오지 않고 그래도 왜 그런지 알 수가 없다. 검색 한 번 이면 알게 될 이야기들이겠지만 육아휴직 갔나?라는 식으로 웃고 넘어갈 뿐 사실 그다지 궁금하지가 않다. '뭐지? 왜 이러는 거야 이 드라마' 하는 물음표를 안고 영향력 있는 주연들의 공백을 메우려 급히 수혈된 또 다른 주연급 배우들의 역할에 그저 이끌려 가며 어떤 식으로든 기사회생하려고 애쓰는 드라마의 생존 방식을 지켜보는 것이 스토리 자체에서 얻는 즐거움보다 더 큰 것인지도 모르겠다. 근데 이 드라마는 무슨 나루토나 원피스 같은 일본 만화영.. 이전 1 2 3 4 5 6 7 ··· 2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