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huanian Language2020. 11. 28. 07:00

 

얼마전에 동네 산책하다 발견한 개업 준비 중인 디저트 가게. 얼핏 내부를 들여다보니 엑스선 촬영 장치며 큰 식물들이 하얀 도자기 약통 같은데 담겨있고 커다란 비커며 실린더 뭐 이런 것들이 놓여 있었다. 케이크가 샬레에 담겨서 나오고 홍차에 따로 넣을 우유를 스포이드로 짜서 넣거나 뭐 그래야 하는 곳은 아니겠지 이런 생각을 하다 오늘 지나는 길에 문을 열었길래 떠먹을 수 있게 작은 병에 담긴 티라미수 한 병을 사왔다. 알고보니 설탕 안쓰고 정제된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는 등등의 노력을 하는 디저트들이란다. 커피는 아직 팔고 있지 않았는데 나중에 지나다가 커피 기계가 보이면 한 잔 사서 마셔보기로 했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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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huanian Language2020. 7. 29. 06:00

 

 

 

요즘, 정확히 말하면 딱 오늘까지 빌니우스의 옥외 광고에서 볼 수 있었던 문구. Menas be stogo. 직역하자면 '지붕없는 예술' 이란 뜻이다. 코로나로 인한 긴 봉쇄 기간동안 갤러리들이 문을 닫아 전시를 할 수도 전시를 볼 수도 없는 상황이 되자  '100명의 작가, 100개의 작품, 100개의 장소' 라는 컨셉으로 진행된 야외 전시 프로젝트이다. 작품 아래에 QR 코드가 있어서 원한다면  다른 작품을 구경할 수도 있고 작품이 마음에 들면 작가로부터 직접 구매도 할 수 있게 만들어 놨다. 하지만 사실 지붕이라는 단어 Stogas 를 볼 때 내가 항상 떠올리는 것은, 특히 화재로 지붕 자체가 없이 방치된 건물이 있는 바로 시장 근처의 이 장소에서 떠올렸던 것은 'Stogas važiuoja' 라는 리투아니아어 표현이다. '지붕이 떠나간다,' '지붕이 간다'. 도대체 어떤 상황이 되어야 지붕이 떠나가는 것일까. 이 표현은 한국어의 '뚜껑이 열린다'와 같은 상황에서 쓰일 수 있다. 너무 열이 받아서 정신없이 열렸다 닫히는 뚜껑과 화가나서 집조차 버리고 씩씩거리며 떠나는 지붕. 사는게 어디든 다 비슷하니 화나는 것에도 국경이 있을리 없다. 비슷한 상황에서의 다른 언어 표현들도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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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거 노어도 비슷해요 지붕 날라갔다는 문구 있더라고요 ㅎㅎ 나이들수록 '뚜껑 열린다'는게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고 있어요 좋은 건 아니지만 흑...

    2020.08.09 21: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체코사람들은 뭐라고할지 궁금합니다. 이쪽사람들은 왠지 전부 지붕을 날릴것같은 느낌. ㅋ

      2020.08.15 23:59 신고 [ ADDR : EDIT/ DEL ]

Lithuanian Language2020. 7. 26. 06:00


며칠 전 시장에서 모듬 커런트를 만났다. 블루베리와 구즈베리,체리 몇 알이 마치 실수처럼 딸려들어간 검고 빨갛고 하얀 커런트들의 총집합. 리투아니아어로 세르벤타이라고 한다. Serbentai. 시골길을 걷다보면 어느집 담장 근처의 낮은 덤불속에 아기자기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들. 이런 커런트들은 보통 재래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데 그마저도 흔하지 않고 심지어 유리병이 아닌 이런 상자에 이렇게담아 놓은 것은 온전히 채집한 자의 센스이다. 리투아니아 마트에서 커런트를 만난다면 보통 카시스라고 적힌 예쁜병에 담긴 수입 시럽이나 잼의 형태일 것이다. 씹을 만한 적당한 과육과 대체 불가능한 분명한 맛을 지닌 딸기나 블루베리 체리등이 뭔가 교양있고 예절바른 느낌이 있다면 이들 커런트는 그냥 한꺼번에 입에 털어넣고 온 입안에서 흥건하게 퍼지는 비타민을 오롯이 감당해야하는 야생의 맛이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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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벨라줌마

    이것들을 커런트라 하는군요. 벨라루스 민스크 외각 어느 숲, 어느 길의 덤불 속 이던 천지에 열린 이 작은 열매들의 이름을 묻는 아이에게 '몰라 그냥 각각 다른 색의 베리야'라 대답하고 학교가서 선생님들한테 물어봐...... 했거든요. 이것들을 자주 접하는 벨라루스 사람들은 각각의 다른 이름이 붙은 이 열매들을 구분하여 부르더라구요.... 뭐 러시아어니.....저는 천번을 들어야 구분하여 읇어 볼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ㅎㅎㅎㅎㅎ
    민스크 외각- 민스크 입구에 들어서는 길목 곳곳 숲에서 바로 따온 이 열매들을 병에 담아 파는 사람들이 아주 많아요. 아이가 좋아해서 저희는 길가에 차를 세우고 구매하는.......'여름 날'을 보내고 있답니다.
    세르벤타이...... 아주 맘에 드는 단어 입니다! 말씀대로 입에 모두 한번에 털어 넣고 믹스된 즙의 맛을 감미해야하는 커런트, 저도 이 곳에 온 이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먹다 옷에 흘린 즙은......... 아무리 빨아도 빠지지 않는다는........

    2020.08.03 16:10 [ ADDR : EDIT/ DEL : REPLY ]
    • 왠지 벨라루스 말도 저단어는 비슷할것같아요. 어제 벨라루스 대사관앞에 루카센코는 떠나라 피켓든 시위대가 집결햇더라구요. 시위대라고하기엔 너무 소박했지만.

      2020.08.16 00:03 신고 [ ADDR : EDIT/ DEL ]
  2. 우왕 이뻐요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여요 :) 대부분 단것보단 신게 더 많을거 같음 ㅋ pc로 들어오면 자꾸 자동 로그아웃이 돼서 댓글 달기 힘들어서 폰으로 다시 들어왔어요

    2020.08.09 21: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티스토리는 업그레이드한다고 하는데 점점 삐꾸가 되는것 같아요. 모바일에서 올리고 피씨에서보면 사진 대빵만한데 수정도안되고. 모바일에 전 사진 줄이는 기능이없는것같은데.

      2020.08.16 00:00 신고 [ ADDR : EDIT/ DEL ]
    • liontamer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2020.08.16 20:17 [ ADDR : EDIT/ DEL ]
    • liontamer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2020.08.16 20:17 [ ADDR : EDIT/ DEL ]

Lithuanian Language2020. 7. 24. 06:00

몇년 전 우리집에 머물었던 일본여인은 씨르케를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몇 번을 말했었다. 씰케. 바로 헤링이다. 그 친구는 청어 절임을 너무나 맛있게 먹었었다. 일본인들이 생선을 많이 먹는다고는 해도 염장된 청어의 맛이 아시아인들에게도 먹히는 맛이라는 것에 당시에는 약간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스웨덴의 하지 축제를 다룬 영화 미드소마에 보면 땡볕아래에 앉아 있는 주인공에게 긴 생선 한마리를 가져와서 삼키라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 영화 자체가 워낙에 고어하고 짖궂어서 그 생선이 굉장히 끔찍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리투아니아에서도 일상적으로 먹는 형태이다. '씰케는 생선이 아니다. 씰케는 씰케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 그렇듯 청어는 이곳에서도 별미로 통한다. 나에게 청어는 오랫동안 이해하고 싶은 맛이었다. 사실 청어의 맛 중 어떤 포인트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인지 알 것 같으면서도 굳이 사서는 먹고 싶지 않은 맛. 토마토 소스나 견과류 소스가 올라간 종류면 이제는 나도 나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메뉴가 되긴했지만 내가 정작 청어보다 기피하는 것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청어 포장을 뜯었을때 손에 조금 묻거나 반쯤 먹은 청어를 넣다 꺼내면서 냉장고에 조금 떨어지거나 하며 청어의 맛 자체보다 더 큰 존재감을 발휘하는 청어가 담긴 그 흥건한 기름이다. 아마 그 기름이 나한테만 버거웠던 것이 아닌가 보다. 이것은 기름 한 방울도 없는 청어 절임 이라는 광고이다. 그런데 왠지 기름없는 청어는 또 청어답지 않다는 생각이 드니 수년간 닦아 낸 그 기름과 정이 들었나 싶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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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pc로 들어오면 자동로그아웃이 돼서 폰으로 다시 왔는데 제 눈에도 손꾸락 가리키는 무시무시한 다섯개가 보이네요 우악 티스토리 왜이러는걸까요 ㅋ
    청어는 저에게도 좀 진입장벽이... 갑자기 맨첨 러샤 갔을때 참치가 비싸서 고등어통조림 샀던게 생각났어요 무지 비렸는데 기름도 많고... 살아보겠다고 그걸로 고추장찌개 끓여묵고 ㅋㅋㅋ

    2020.07.25 00: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왠지 알것같은맛 고등어 통조림 ㅋㅋ참치는 지금도 상대적으로 비싼것 같아요. 청어를 먹어야 싸게 먹히는데...흐흑.

      2020.07.29 03:27 신고 [ ADDR : EDIT/ DEL ]
    • 청어통조림이 고등어보다 더 비릴거 같아요 꾸앱 ㅋ

      2020.07.29 09:32 신고 [ ADDR : EDIT/ DEL ]
  2. 윤레

    난 굳이 이해하지 않을 테야. 내가 과메기나 홍어나 창란젓을 먹지 않는 것처럼..... 그저 그쪽 지역에서 청어가 많이 잡혀서 청어를 보관하려고 절이다 보니 다들 그냥 그 맛에 익숙해진 것일 뿐이라고!!! (왜 여기다 흥분? ㅋㅋ)

    2020.08.07 08:56 [ ADDR : EDIT/ DEL : REPLY ]

Lithuanian Language2020. 7. 23. 06:00

 

 

 

 

좁은 동네에서는 지나다니는 사람도 적고 그들의 동선도 거의 비슷해서 오며 가며 스치던 사람들이 마치 아는 이가 되고 그들 중 어떤이들은 종종 자잘하고도 솔깃한 이야기들을 건네오기도 한다. 어린 딸의 손을 잡고 걸어가던 여인과 오랜만에 인사를 나누니  '놀이터에 사람들이 엄청 많아요'라고 말했다. 사람을 칭하는 Žmogus의 지소체 단어를 써서말이다. 사람의 형태를 한 작은 것들, 아기들을 칭하고 싶을 때, 사람이라는 단어 자체에 어떤 친근함과 주관적인 감정을 담고 싶을때,  Žmogeliukas처럼 어미를 바꿔서 쓰는 것이다. 지소체의 어감은 뭐랄까. 한 뚝배기 하실래요? 의 그 뚝배기나 차표 한 장 손에 들고의 그 차표에 특정 어미를 붙여 친근하게 말하면 듣는이나 말하는이 모두에게 단어가 그 문맥 자체에서 어떤 개인적인 서사를 갖게 되는 느낌이랄까. 그러니 누군가가 '놀이터에 Žmogeliukas 가 엄청 많아요'라고 말한다면 아이들은 여지없이 귀를 쫑긋 세우고 발길을 재촉할 것이다. 마치 이미 알고있는 누군가를 만나러 가는것처럼. 만나자마자 마음이 통해 그날의 친구가 될 수 있을 무언가를 상상하면서. 그렇게 해서 오랜만에 찾아 간 어떤 놀이터에 누워있던 많은 사람들이 바로 이들이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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