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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huanian Langu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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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어 100_9월 Rugsėjis 옐레나 안드레예브나 - 벌써 9월이네. 우리 또 겨울을 어떻게 나지. '바냐 삼촌' 중의 심금을 울리는 대사.
리투아니아어 99_모과 Svarainiai 집에 탄산수가 있어서 작년에 만든 모과청과 섞어서 마셨다. 사실 모과 냄새와 그 끈적거리는 표면은 힘든 기억의 발원지. 어릴 땐 멀미가 심해서 지하철로 못 가는 곳은 잘 안 갔고 큰집이 있는 시골은 대관령이며 한계령, 미시령, 진부령 각종 고개를 돌고 돌아 도착하던 강원도 양양. 아빠는 이번엔 어떤 고개를 넘어갈까 어떤 국도를 탈까 늘 고민하셨다. 추석 무렵에 보았던 멋진 단풍들, 핸들을 잡고 조용하게 운전하던 아빠의 모습, 앞을 봐도 뒤를 봐도 낭떠러지 같았던 고개들, 휴게소의 가락국수, 이해하기 힘들었던 오색 약수의 맛 모두 추억으로 남았지만 멀미는 참 감당하기 힘든 것이었다. 그런데 자동차 특유의 냄새를 없앤다고 뒷좌석에 장식처럼 놔둔 모과는 오히려 자동차 향기를 머금은 못 먹는 과일의 인상이 생겨..
리투아니아어 98_베리 Uogos 올해는 왜인지 딸기 천막이 금방 자취를 감췄다. 블루베리는 풍년이었는지 작년보다 가격이 반이나 내렸다. 블루베리 맛있고 라즈베리 훌륭하다. 블랙베리는 왜인지 고상하며 체리는 때로 속이 쓰릴 정도로 달콤한가운데 자신만의 여름을 가장 잔혹하게 품고 있는 것은 아무래도 커런트이다. 줄기 하나에 알알이 달려있는 열매가 은근히 많아서 하나만 털어 먹어도 일년치 감내할 신맛은 다 본 느낌이 든다. 과육이 비교적 단단한 검은색 커런트는 하나하나 정성 들여 딴 것을 집어 먹게 되지만 빨간 커런트나 흰 커런트 그리고 옅은 분홍을 띄는 커런트는 보통 줄기의 끝을 잡은 채 입에 통째로 넣고 쭉 잡아 당겨서 먹는것이 가장 편하며 덜 고통스럽다.
리투아니아어 97_캠핑 Stovykla 다 차려진 밥상에 나의 완전 소중한 알파벳 주머니 하나 달랑 얹었던 기생충 캠핑
리투아니아어 96_광고 Reklama 거리 곳곳의 이런 옥외 광고 덕에 동네 한 바퀴 돌고 오면 빌니우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거의 알 수 있어서 좋다. 픽시즈는 굉장히 열광하진 않았지만 다른 노이즈락 밴드 음악에 겸해 휩쓸려 꽤 열심히 들었던 밴드인데 이런 밴드가 이곳까지 공연을 하러 오는 게 신기하다. 공연 스케줄을 보니 이틀 후에 스톡홀름 또 이틀 후에 쾰른에 가고 8월엔 매일 도시를 바꿔가며 거의 중노동 수준의 공연을 하신다. 혹시 또 도래할지 모를 코로나 관련 제재를 염두에 둔 것인지 요즘 다들 미친 듯이 공연을 하고 또 공연을 보고 하는 것도 같다. 그런데 광고 문구가 너무 웃기다. 광고 카피를 공연 대행사 마음대로 창작 할수 있는 건지 아님 아티스트와의 협의를 거치는 것인지 궁금해진다. '픽시즈.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 ..
리투아니아어 95_화장실 Tualetas 빌니우스 다녀가신 이웃님이 하나둘 꺼내놓으시는 빌니우스 이야기들을 읽는것이 참 재미있다. 어떤 장소들은 사진에 나온 주변 풍경이나 이야기 속의 정황들을 참고하여 구시가에 갈때마다 생각나면 들르곤 한다. 조금은 변한 모습들이지만 생각보다 많은 곳들이 오랜동안 남아있다. 또 가보지 못했던 카페나 식당 소식을 전해듣기도 한다. 그럴땐 아바타가 되어 가본다. 새로 생긴 카페의 화장실 문에 위풍당당 붙어 있던 도장용 마스킹 테이프와 존재감 있는 알파벳 두개. 화장실이 급하다면 보통 아래의 다섯 문장을 사용할 수 있다. 문장이 짧을 수록 뭔가 덜 예의바르고 화장실이 급한 느낌을 준다. 물론 그냥 영어나 러시아로 물어봐도 대부분은 알아듣는다. -Tualetas? -Kur tualetas? -Turite tualetą..
리투아니아어 94_사이더 Sidras 여름은 바야흐로 사이더의 계절. 정말 더울때 진하게 푹 발효된 애플 사이더 한 잔은 정말 최고이다. 그냥 먹는 사과는 별로지만 시나몬에 졸인 사과와 사이더 그리고 칼바도스는 훌륭하다. 일년내내 술 한잔 안마셔도 전혀 불만없는 사람이지만. 요즘은 부엌에서 진짜 집중해서 뭔가 해야 하는데 방해요소가 너무 많으면 냉장고에 보통 한 병 정도는 있는 사이더를 한잔 따라 마신다. 사이더 한 모금에 취하지 아니 할진대 모든 방해들이 시적으로 보이기 시작하며 모든 일이 일사천리다.
리투아니아어 93_책 Knyga 램프 자리에는 사전이나 여기저기서 주워 온 리투아니아 잡지 같은 것들을 그냥 세워두는 편인데 오랜만에 존재감 뿜는 책들로 채워보았다. 이들은 빌니우스로 여행을 오셨던 소중한 블로그 이웃님 Liontamer 님께서 선물로 주신 책들인데 일부는 두고두고 읽으면 괜찮을 것 같아 내가 고른 것들이고 일부는 좋아하는 작품들을 손수 추천해 주셨다. 감사하는 마음과 행복감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모든 작품들이 묘하게 러시아에 수렴되는 와중에 헤밍웨이의 수필 속에서도 러시아 문학에 대한 짧은 언급이 있는데 동시대 동료 작가들에 대한 적나라한 언급과 비교하면 만나본 적 없는 선배 작가들에 대해선 그래도 예의와 존경 모드를 유지해주셨다. 근데 결국 그것도 러시아 소설은 읽어 본 적 없고 프랑스 소설이나 읽으라는 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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