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huanian Language2021. 3. 17. 08:00

 

Vilnius 2021

 

 

한겨울 이 거리에는 빌니우스의 여느 많은 거리에서 그러하듯 주인을 잃은 장갑 한 짝이 놓여져 있었다. 그리고 누군가가 이렇게 사과를 잃어버릴 수 있는 시기가 되었다. 왠지 더 이상 장갑을 끼지 않은채로 사과를 깨물어 먹고 다닐 수 있을 것만 같은 그런 명백한 시기가 된 것이다. 사과 나무 한 그루 정도는 심어져 있는 섬머 하우스를 가진 사람들이 많고 또 그런게 없어도 누군가는 항상 사과를 나눠준다. 여름이 되면 버스를 기다리는 학생들이 색이 옅고 농약을 치지 않아 상처도 많고 울퉁불퉁한 사과를 먹고 있는 모습이 흔하다. 누군가가 준 사과를 또 누군가에게 전달하고 그렇게 리투아니아의 사과들은 사방으로 굴러다닌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사과는 사과나무 멀리까지 굴러가진 않는다' 라는 리투아니아 속담이 있다. 사과가 굴러가봤자 사과나무 근처란 소리다. 부전자전의 의미이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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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huanian Language2020. 12. 2. 07:00

 

 

 

 

 올해가 가기 전에 부엌 서랍 속의 양귀비씨를 다 먹어 없애야겠단 생각에 보통 크리스마스에 만드는 양귀비씨 우유를 오늘 만들어보았다. <왕좌의 게임>보면 주인공들이 부상당하거나 아프거나 하면 양귀비씨 우유를 마시고 고꾸라지는데 이걸 크리스마스 명절 내내 마셔도 절대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기때문에 그 우유와 이 우유는 성분상의 차이점이 있을듯하다. 이 우유는 양귀비씨를 사용한 수많은 달고 맛있는 음식들 중 하나이자 크리스마스이브 저녁의 12가지 메뉴 중 하나를 당당히 차지하는 디저트이기도 하다. 양귀비씨를 잘 불려서 블렌더로 계속 갈다보면 하얀 빛깔의 물이 나오기 시작하는데 그것을 미리 끓여서 식혀 놓은 물과 설탕과 섞어서 달게 만든다. 보통은 시리얼을 먹듯 양귀비씨를 넣고 구운 저런 네모난 조각의 과자를 넣어서 떠먹는다. 겨울이면 차가운 베란다에 놓인 들통에서 살짝 얼기 시작하는 식혜를 휘휘 저어서 최대한 밥알이 많이 담기게 해서 먹곤 했다. 시기도 비슷하고 모습도 비슷해서 이 우유를 먹으며 늘 그 감주를 떠올리곤 한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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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엇 이런 음식이! 먹고파요 저는 양귀비씨 애호가! (근데 식혜 밥알은 시러함 ㅋ)

    2020.12.07 00:2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근데 저기 밑에 사실 양귀비씨 엄청 깔려있어서 먹고 나서 절대 누구랑 이야기하면안된다는..

      2020.12.07 04:11 신고 [ ADDR : EDIT/ DEL ]

Lithuanian Language2020. 11. 28. 07:00

 

얼마전에 동네 산책하다 발견한 개업 준비 중인 디저트 가게. 얼핏 내부를 들여다보니 엑스선 촬영 장치며 큰 식물들이 하얀 도자기 약통 같은데 담겨있고 커다란 비커며 실린더 뭐 이런 것들이 놓여 있었다. 케이크가 샬레에 담겨서 나오고 홍차에 따로 넣을 우유를 스포이드로 짜서 넣거나 뭐 그래야 하는 곳은 아니겠지 이런 생각을 하다 오늘 지나는 길에 문을 열었길래 떠먹을 수 있게 작은 병에 담긴 티라미수 한 병을 사왔다. 알고보니 설탕 안쓰고 정제된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는 등등의 노력을 하는 디저트들이란다. 커피는 아직 팔고 있지 않았는데 나중에 지나다가 커피 기계가 보이면 한 잔 사서 마셔보기로 했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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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huanian Language2020. 7. 29. 06:00

 

 

 

요즘, 정확히 말하면 딱 오늘까지 빌니우스의 옥외 광고에서 볼 수 있었던 문구. Menas be stogo. 직역하자면 '지붕없는 예술' 이란 뜻이다. 코로나로 인한 긴 봉쇄 기간동안 갤러리들이 문을 닫아 전시를 할 수도 전시를 볼 수도 없는 상황이 되자  '100명의 작가, 100개의 작품, 100개의 장소' 라는 컨셉으로 진행된 야외 전시 프로젝트이다. 작품 아래에 QR 코드가 있어서 원한다면  다른 작품을 구경할 수도 있고 작품이 마음에 들면 작가로부터 직접 구매도 할 수 있게 만들어 놨다. 하지만 사실 지붕이라는 단어 Stogas 를 볼 때 내가 항상 떠올리는 것은, 특히 화재로 지붕 자체가 없이 방치된 건물이 있는 바로 시장 근처의 이 장소에서 떠올렸던 것은 'Stogas važiuoja' 라는 리투아니아어 표현이다. '지붕이 떠나간다,' '지붕이 간다'. 도대체 어떤 상황이 되어야 지붕이 떠나가는 것일까. 이 표현은 한국어의 '뚜껑이 열린다'와 같은 상황에서 쓰일 수 있다. 너무 열이 받아서 정신없이 열렸다 닫히는 뚜껑과 화가나서 집조차 버리고 씩씩거리며 떠나는 지붕. 사는게 어디든 다 비슷하니 화나는 것에도 국경이 있을리 없다. 비슷한 상황에서의 다른 언어 표현들도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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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거 노어도 비슷해요 지붕 날라갔다는 문구 있더라고요 ㅎㅎ 나이들수록 '뚜껑 열린다'는게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고 있어요 좋은 건 아니지만 흑...

    2020.08.09 21:5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체코사람들은 뭐라고할지 궁금합니다. 이쪽사람들은 왠지 전부 지붕을 날릴것같은 느낌. ㅋ

      2020.08.15 23:59 신고 [ ADDR : EDIT/ DEL ]

Lithuanian Language2020. 7. 26. 06:00


며칠 전 시장에서 모듬 커런트를 만났다. 블루베리와 구즈베리,체리 몇 알이 마치 실수처럼 딸려들어간 검고 빨갛고 하얀 커런트들의 총집합. 리투아니아어로 세르벤타이라고 한다. Serbentai. 시골길을 걷다보면 어느집 담장 근처의 낮은 덤불속에 아기자기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들. 이런 커런트들은 보통 재래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데 그마저도 흔하지 않고 심지어 유리병이 아닌 이런 상자에 이렇게담아 놓은 것은 온전히 채집한 자의 센스이다. 리투아니아 마트에서 커런트를 만난다면 보통 카시스라고 적힌 예쁜병에 담긴 수입 시럽이나 잼의 형태일 것이다. 씹을 만한 적당한 과육과 대체 불가능한 분명한 맛을 지닌 딸기나 블루베리 체리등이 뭔가 교양있고 예절바른 느낌이 있다면 이들 커런트는 그냥 한꺼번에 입에 털어넣고 온 입안에서 흥건하게 퍼지는 비타민을 오롯이 감당해야하는 야생의 맛이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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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벨라줌마

    이것들을 커런트라 하는군요. 벨라루스 민스크 외각 어느 숲, 어느 길의 덤불 속 이던 천지에 열린 이 작은 열매들의 이름을 묻는 아이에게 '몰라 그냥 각각 다른 색의 베리야'라 대답하고 학교가서 선생님들한테 물어봐...... 했거든요. 이것들을 자주 접하는 벨라루스 사람들은 각각의 다른 이름이 붙은 이 열매들을 구분하여 부르더라구요.... 뭐 러시아어니.....저는 천번을 들어야 구분하여 읇어 볼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ㅎㅎㅎㅎㅎ
    민스크 외각- 민스크 입구에 들어서는 길목 곳곳 숲에서 바로 따온 이 열매들을 병에 담아 파는 사람들이 아주 많아요. 아이가 좋아해서 저희는 길가에 차를 세우고 구매하는.......'여름 날'을 보내고 있답니다.
    세르벤타이...... 아주 맘에 드는 단어 입니다! 말씀대로 입에 모두 한번에 털어 넣고 믹스된 즙의 맛을 감미해야하는 커런트, 저도 이 곳에 온 이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먹다 옷에 흘린 즙은......... 아무리 빨아도 빠지지 않는다는........

    2020.08.03 16:10 [ ADDR : EDIT/ DEL : REPLY ]
    • 왠지 벨라루스 말도 저단어는 비슷할것같아요. 어제 벨라루스 대사관앞에 루카센코는 떠나라 피켓든 시위대가 집결햇더라구요. 시위대라고하기엔 너무 소박했지만.

      2020.08.16 00:03 신고 [ ADDR : EDIT/ DEL ]
  2. 우왕 이뻐요 보기만 해도 입안에 침이 고여요 :) 대부분 단것보단 신게 더 많을거 같음 ㅋ pc로 들어오면 자꾸 자동 로그아웃이 돼서 댓글 달기 힘들어서 폰으로 다시 들어왔어요

    2020.08.09 21: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티스토리는 업그레이드한다고 하는데 점점 삐꾸가 되는것 같아요. 모바일에서 올리고 피씨에서보면 사진 대빵만한데 수정도안되고. 모바일에 전 사진 줄이는 기능이없는것같은데.

      2020.08.16 00:00 신고 [ ADDR : EDIT/ DEL ]
    • lionta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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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8.16 20:17 [ ADDR : EDIT/ DEL ]
    • lionta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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