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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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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dia 09_바라나시의 아침 잊기 힘든 중요한 날도 가끔은 정신없이 잊고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유독 인도에 도착한 1월17일이 되면 그 날짜는 마치 꺼도 꺼도 꺼지지 않는 알람처럼 하루 온 종일 가슴속에서 울려댄다. 난 참으로 좋은 여행을 했다. 그때도 매순간 그걸 알았다. 그래서 참 슬펐다. 그것은 행복의 극단에서 모든 것이 끝을 향해 가고 있음을 인식할때 찾아오는 우울이다.
India 08_Orchha 2 저런 언덕을 한달음에 달려내려가면 발바닥의 통증이 얇은 밑창의 운동화를 뚫고 나오며 온 몸이 뜨거워진다. 들어와서 밥이 라도 한 숟갈 뜨고 가라고 할 것 같은 사람들의 표정을 지나고 조명이 거의 없는 깜깜한 거리를 지나고 짙은 향 냄새를 지나면 덜 마른 빨래들이 날 맞이하던 곳.
India 07_Kolkata 콜카타의 밀레니엄 파크에서 만났던 방과 후 중학생들. 현상된 작은 사진을 고스란히 뚫고 나오는 그 날 오후의 따스함. 찰나의 표정에서도 그들 각각의 개성이 느껴진다. 제일 개구장이처럼 보이는 아이에게 너만 왜 교복 와이셔츠 색깔이 다른거야 했더니 거봐 거봐 하며 짖궂은 표정들을 쏟아내며 다함께 놀리던 아이들. 왠지 알 것 같은 이야기와 웃음들. 결국 그 대답은 듣지 못했지만 그래서 그들의 웃음을 건지고 대화는 산으로 갔다. 저들은 지금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까.
India 06_Darjeeling 2 춥지 않은 대신 축축한 겨울의 연속이다. 쌓이기보다는 물이 되어 사라지고 싶은 눈들이 내린다. 2월이 되면 더 자주 떠올리게 되는 오래된 첫 여행. 쌀쌀함 속에서 부서지던 다르질링의 저 햇살이 떠오른다. 심지어 고스란히 느껴진다. 내 얼굴을 채우고 있는 주근깨의 대부분은 그해 저 인도의 햇살이 성실하게 심어놓은것이니 지금까지 흘러온 시간보다 더 많은 시간이 흐른 후에도 추운 겨울이면 여전히 그 햇살이 나를 따라다닌다 느낄 것이다. 엄밀히 말해서 이곳은 다르질링에서 몇 시간 정도 버스를 타고 가서야 시작하는 트렉킹 코스의 어디쯤이었을 거다. 드문드문 몇 시간 간격으로 저런 롯지들이 나타났다. 비수기였기에 손님 치를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던 어떤 롯지의 주인과 그의 아이들이 생각난다. 명절이라서 마시는 ..
India 05_Chandigarh 14년전 오늘의 여행. 여행 루트의 편의상 북인도의 여러 도시에 들렀지만 내가 꼭 가야겠다 계획했던 도시는 단 두곳이었다.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가 설계를 맡은 챤디가르와 네팔과 티벳에서 멀지 않은 다르질링. 홍콩에서 환승을 하며 또래의 한국 친구들을 만나 얼마간 동행했지만 챤디가르에 가겠다는 친구들은 없었다. 사실 챤디가르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여행하는 인도의 도시들과는 상당한 괴리감이 있다. 현대적이었고 자로 잰든 명확하고 반듯했으며 사람에 빗대어 묘사하자면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하고 차갑고 깐깐한 느낌의 도시였다. 다르질링에서 챤디가르로 바로 가는 기차가 없어서 엉겁결에 머물게 된 알라하바드에서 열 시간이 넘는 밤기차를 타고 도착한 챤디가르. 바깥의 차가운 공기가 여과없이 스며들어 침낭을 꺼내야 하나 ..
India 04_ Darjeeling 아마도 14년 전 오늘 이 경기장을 오르락 내리락 한 후에 뜨끈한 모모를 먹으러 갔더랬다. 해발 약 2000미터에 위치한 다르질링인지라 경사진 관중석을 만들기위한 특별한 건축 공법이 필요없다. 그냥 산을 깎으면 되니깐. 네팔과 티벳에서 가깝고 멀리 칸첸중가가 보이는 도시 다르질링에서 거의 매일 먹었던 네팔 만두 모모. 캘커타에서 배탈이 났는지 마치 오렌지 쥬스를 토하듯 신물이 나도록 토를 하고 인도의 걸쭉한 커리 말고 달짝 찌근한 짜이 말고 정말 얼큰한 국물이 먹고 싶었던 그 때 도착했던 다르질링에서 매운 소스가 놓여진 테이블에서 국물과 함께 먹던 모모는 구세주였다. 하지만 필름 카메라를 사용하던 그때에는 테이블 위의 음식 따위에 비싼 필름을 소비하는것이 흔치 않은 일이었으니 모모 사진이 없네. 요즘 같..
India 03_ Varanasi 1월과 2월은 머리 한켠을 인도 여행에 비워주기로 결심했으니 매일 오늘의 날짜가 찍힌 사진이 있는지 찾아보게 된다. 그리고 14년전의 오늘 나는 이 곳 바라나시에 있었구나. 인도인들이 죽어서 화장되어 뿌려지기를 원한다는 강 가, 갠지스 강변을 따라 쭉 걷다보면 화장터, 버닝가트가 나온다. 화려하기 짝이 없는 형형색색의 헝겊에 휘감겨져 차례대로 운반되어 들어오던 시체들. 마치 영원히 사라졌음이 인정되기 직전 다시 한번 세상 공기에 맞닿으려 안간힘쓰며 솟아 나와있던 누군가의 얼굴과 발들. 타닥타닥 타들어가는 시체들 곁에서 튕겨져 나온 뼛조각이라도 있을까 미련에 차 서성거리던 개들. 낯선 장면, 낯선 냄새를 맡고 삐죽삐죽 삐져나오는 상념들이 사라질까 초조해하던 여행객들. 화장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에 맞서 ..
India 02_Orchha 남은 1월과 다가오는 2월에는 14년전의 인도 여행을 회상해보기로 했다. 40일간의 인도 여행을 다녀와서 그 해 1년동안 다음 블로그에 인도 여행기를 썼었는데. 하루간의 여행을 네 다섯번의 포스팅에 시시콜콜 나눠쓰면서 돌아와서도 꼬박 1년을 나는 마음속에서 인도를 다시 여행했다. 그때 썼던 지독히 개인적인 여행기는 애석하게도 아주 일부분만 남아있다. 여행기에 등장하는 사람들도 특정한 감정들도 영원히 지속되지 않았기에 일년이 지나 이년이 지나 읽어보았을때 여행기속의 풋풋함과 애절함을 과거 그 자체의 날것으로 공감하고 인정할만큼 내 감성은 성숙하지 못했고 그래서 누군가의 이름을 지우고 동선을 지우고 솔직한 형용사 몇개를 지우고 넘쳐나는 감탄사들을 지우고 나니 내가 스물 무렵에 썼던 객기로 가득찬 여행기는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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