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에 해당되는 글 47건

  1. 2020.01.19 커피와 메도브닉 (2)
  2. 2020.01.12 바르보라의 디저트
  3. 2020.01.04 두 잔의 커피를 지나치며 (2)
  4. 2019.12.13 오후 4시의 커피 (4)
  5. 2019.11.20 11월의 오늘은 (1)
Coffee2020. 1. 19. 05:59

 

 

얼마 간 집 밖을 나가지 않았다. 케익을 배달해 주는 곳에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냥 케익 한 조각을 예쁘게 잘 포장해서 배달해주는 곳이 있다면. 당연히 그런 곳은 없다. 생수와 양파 감자등 무거운 것을 집으로 주문하는김에 찾아봤더니 몇 종류의 매우 짐작가능한 맛의 저렴한 케익과 파이들이 보였다. 이 메도브닉도 그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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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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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거 조그만 상자에 초코파이처럼 포장해서 파는 그 메도브닉인가요? 사진 보니 오밤중에 먹고푸고... 흑흑

    2020.01.19 23:4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Coffee2020. 1. 12. 07:00

 

 

리투아니아의 로미오와 줄리엣으로 불리우는 역사 속 인물이 있다. 지그문트 아우구스트라는 대공주와 그의 두번째 부인 바르보라 라드빌라이테이다. 라드빌라이티스 가문은 우리나라로 치면 파평 윤씨나 풍산 홍씨처럼 그 여식을 왕궁에 들인 권세 가문이었다. 바르보라는 아우구스트와의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의 비밀 연애를 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두번째 부인이 되지만 병으로 서른을 갓 넘긴 나이에 죽는다. 그 죽음이 며느리를 싫어했던 이탈리아 혈통의 시어머니의 음모라는 설도 있지만 어쨌든 그 둘 사이에는 아이가 없었고 그로 인해 대가 끊긴 리투아니아에는 마치 상속자가 없는 거대한 기업에 외부 인사가 수장으로 임명되듯 다양한 유럽 출신의 귀족들을 데려와 왕으로 앉히는 연합국 시대가 열린다. 구시가의 가장 드라마틱한 거리 스티클리우 거리에 있던 오래 된 카페가 작년부터 아우구스트와 바르보라 라는 이름으로 새 단장해서 문을 열었다. 러브 스토리 카페라는 컨셉이 추가 된 카페는 크리스마스를 기념해서 카페 외벽을 온갖 핑크가 난무하는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꾸몄다. 그 내부도 파스텔톤의 핑크를 군데군데 배치하고 카페 한 켠에는 보석가게가 조그맣게 자리잡고 있다. 어느 어두운 아침 커피 한 잔을 마시기 위해 잠시 들어갔다. 개인적 취향과는 거리가 먼 분위기였지만 대중적으로 리메이크된 익숙한 재즈 음악들과 은은한 조명에 둘러싸여 앉아있다보니 꽤나 안락한 느낌이 들었다. 결국 이런것이 취향을 불문하고 어필하는 컨셉인가 싶어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망고 크림이 올라간 디저트 한 조각을 조금씩 조금씩 긁어내면 결국 무너져내리는 모래성을 생각하며 더이상 잘라 먹을 수 없을 정도로 얇은 조각이 될때까지 포크 옆 날로 잘라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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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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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2020. 1. 4. 22:54

 

카페의 테이블이 거리에서 사라진 지 이미 오래지만 의외의 햇살과 그림자, 의외의 커피는 어디에나 있다. 그 어떤 빛보다 반가운 1월의 햇살과 함께 여지없이 추위가 찾아왔음에도 여전히 눈은 내리지 않는다. 많은 것이 있다. 이브부터 새해를 넘겨 이어진 긴 휴일의 적막을 뚫고 도로 위에 얕게 흘러내린 비를 훑고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 놀이터에는 어른 넷이 들어가고도 남는 커다란 낙엽 자루가 발아래에 놓인 흙과 함께 쓸어 담겨 잔뜩 무겁고 둔해진 나뭇잎들로 반쯤 채워져 덩그러니 놓여 있고 그네질을 멈추게 하던 발길질로 움푹 팬 땅에는 이제 서서히 얼기만을 기다리는 빗물들이 한 꺼풀 고여있다. 물을 뿜고 있는 듯 축축하고 앙상하기만 한 나뭇가지들은 봄의 햇살보다는 오히려 흰 눈을 기다린다. 더 깊은 겨울이 되면 으레 그 자신보다 더 도톰하게 쌓인 눈을 지탱하게 될 얇은 나뭇가지들. 텅 빈 놀이터이지만 여전히 미세하게 움직이고 있는 어떤 그네나 목마들로부터 감지되는 무언의 대화. 고독한 거리 한 복판의 나뭇가지에서 땅으로 흩뿌려지는 채에 친 듯 섬세한 눈가루 역시 이제는 지나가고 없는 누군가, 방금 전까지 머물었을지도모를 새 한 마리를 상상하게 한다. 아직 첫 눈을 기다리지 못한 채 여기저기 팔 벌린듯 뻗친 나뭇가지들을 보고 머릿속에 떠오른 것은 깊이를 알 수 없이 쌓인 눈 속에 뿌리를 박은채 켜켜이 내린 눈들을 온몸으로 감당하고 있는 강인한 나무들로 가득한 쉬스킨의 겨울 숲이었다. 바람 한 점 없는 혹한의 적막 속에서 하늘을 향해 꼿꼿이 서있는 나무들로 빽빽한 숲 한가운데로 저 멀리의 시린 하늘에서 겨우 끌어 당겨온 미미한 햇살을 등지고 짧게 뻗은 가지 위에서 금방이라도 날아가버릴 듯 휴식을 취하고 있는 새 한 마리. 겨울을 극대화하는 모든것을 위한 시간, 결국 가장 소중한 것은 겨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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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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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올 겨울은 러시아도 그렇고 유럽 쪽도 그렇고 날씨가 따스한 편이라 눈이 안온다더니 빌니우스도 그런가봐요. 뻬쩨르는 그래도 오늘 눈왔다고 좀 들뜬 기사가 올라오던데. 쉬쉬킨 그림 좋아요. 이 사진도 좋아요

    2020.01.05 20: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요새 종종 모스크바에 그림보러가고싶다는 생각해요. 그림만보고 그냥 집에 오고 싶다는 생각이들정도로. 뻬쩨르도 가야되는데 ㅋㅋㅋ

      2020.01.05 21:53 신고 [ ADDR : EDIT/ DEL ]

Coffee2019. 12. 13. 02:32

 

 

빛이 어둠을 향해 달려간다고 하는 표현이 가장 어울릴날들이다. 아침에 일어나도 점심을 먹고 나서도 저녁을 먹을 즈음에도 주위의 빛깔은 한결같다. 나의 경우 1년을 쪼개고 또 쪼갰을 때 가장 선명하게 남는 것은 겨울이다. 돌아갈 날이 얼마남지 않은 여행지에서 그 여행을 마음껏 기다리던 순간의 설레임이 오히려 그리워지듯이. 여름의 끝자락에서 떠올리게 되는 풍경은 결국 그 여름을 원없이 열망할 수 있었던 긴긴 겨울이다. 코코아와 카푸치노를 채운 우유 거품이 가장 포근하게 느껴지는 시기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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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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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 전 포스팅 '11월의 오늘은'을 지난번 들렸다 읽으며 '에구 요기 요기 민스크의 나의 하루도 같은데.....' 했는데 오후 4시의 포스팅도 계속 공감 쑥쑥이네요. 지금 이 아침도 비인지... 진눈깨비인지.... 알수 없는 무채색의 결정체가 창문을 요란하게 두드리며 오늘 제 하루의 이동 일정을 망설여지게 하네요........ 우리가 여름을 기다리는건 진정, 생존(?) ㅎㅎㅎㅎ의 이유가 있어요 그쵸? 이 어둠의 날들..... 이제 시작인데..... 어찌 버텨야 할지......
    그래도 영원한 휴가님 말씀이 맞습니다. 코코아와 카푸치노의 우유 거품이 참 따뜻하게 느껴지는 계절 속에 우리가 있지요....... 우연히 찾은 민스크의 한 카페, 단골이 되어가고 있는 그 카페에서 마시는 거품 가득 카푸치노가 요즘 제게 큰 위로를 주네요 ^^

    2019.12.14 16:0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민스크도 가보고싶지만 민스크의 카페가 더 가보고싶으네요 ㅋㅋ

    2019.12.14 16: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사진이 그림 같아요. 저는 어둠보다는 빛이 더 좋지만 그래도 저곳(이곳 말고 저곳!) 겨울의 저 어스름만이 갖는 뭔가가 있지요. 아, 빌니우스 가보고파요. 지난달에 뻬쩨르 갔을때 빌니우스라는 레스토랑이 개업했다는 기사를 봤어요. 리투아니아 요리를 먹을 수 있는 새 레스토랑~ 이라는 소개와 함께. 한번 가볼까 했는데 동선이 안 맞아서 놓쳤어요, 다음에 뻬쩨르 가면 제가 꼭 가보겠습니다 ㅎㅎ 그런데 리투아니아의 대표적인 요리는 뭐지 싶어 그때 블로그에 질문 남기려다 까먹었어요 ㅎㅎ

    2019.12.15 22:3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Coffee2019. 11. 20. 23:10

11월 날씨에 대한 마음의 준비는 진작에 마쳤는데 이즈음 날씨가 원래 이랬나 싶을 정도로 느릿느릿 게으름을 피우고 있는 겨울. 마치 신발을 신고 집을 나설 채비를 하다가 가까스로 잊은 겨울을 떠올리고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서 가지고 나올까 신고 들어갈까를 생각하다 지체 되어버린 시간처럼. 너무 따뜻하다는 방정맞은 말로 아직 서두르지 않는 이 추위를 앞당길 생각은 없다. 늘상 그런 말들은 댓가를 치르곤 하지. 하늘은 조금씩이지만 능청스럽게 검어진다. 아직 남아 있을지 모를 열기를 툭툭 건드리며 살살 돌려서 빼낸 전구다마를 서랍 속에 넣어 놓고 침침해진 방 한가운데에 서있는 느낌. 이곳의 날씨는 나를 아주 단순하게 만든다. 조금씩 지하 터널로 미끄러져 들어가듯 짧아지는 낮을 떠올리다 고작 한 달 앞으로 다가 온 동지를 깨닫고 나니 과연 원시적으로 즐거워지는 마음. 크리스마스 전구를 꺼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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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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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뻬쩨르는 이번 11월이 역대 젤 따뜻한 11월 기록을 세웠다던데 빌니우스도 따스한 편이었나봐요. 전구다마 비유가 착 감겨옵니다

    2019.11.24 01:0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