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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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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마셔야 하는 커피 오늘Bolt 택시 이용 내역을 확인하다가 올해 들어 첫 킥보드 탔던 날의 기록을 보았다. (Bolt는 택시, 킥보드, 배달 통합앱)4월 30일. 일요일. 오후 9시 01분-09시 09분. 1.4킬로미터. 8분 운행. 1.58유로. 이 날은 밖에 나갈까 말까 고민하다 그냥 집에 있기로 한 날인데 저녁 늦게 마트 가려고 나왔다가 건물 나서자마자 현관 앞에 킥보드가 있길래 알 수 없는 포스에 이끌렸다고 생각하라는 포스에 사로잡혀 바로 올라타고 카페를 향했다. 어둑어둑해지려는 순간이었지만 흔치 않게 일요일 9시를 넘기고서도 일하는 카페가 약간 여전히 날 기다리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나. 8분이면 사실 꽤 긴 시간인데 정말 슝하고 순식간에 도착했다. 이곳은 아주 가끔씩만 가기 위해 노력하는 카페이다. 이 집 커피가..
동네 문방구 프로피테롤 구시가에 문방구 카페가 하나 있는데 이 카페 자리에는 사실 오랫동안 털실 가게가 있었다. 보기만 해도 따뜻해지는 예쁜 색깔의 복슬복슬한 털실들을 사서 겉뜨기 안뜨기로만 뜬 목도리를 휘감고 다니다 풀고 뜨고 또 풀곤 했다. 털실은 그게 좋다. 망침의 업보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것. 이곳 생활 초기에는 그 어떤 신발을 신어도 발이 시려서 아랫집 할머니에게서 털양말 뜨는 법도 배웠는데 이젠 할머니도 안 계시고 양말은 뒤꿈치 뜨는 방법을 까먹었고 이제 이 기후에 적응이 된 것인지 웬만한 신발은 다 따뜻하다. 그와 덩달아 뜨개질 인구도 줄었는지 털실 가게는 사라졌다. 그리고 4년 전에 문방구 카페가 생겼다. 늘 가는 거리에 있음에도 4년 전 뜨거운 여름에 콤부차 한 병을 먹은 이후로 가지 않다가 트롤리버스 정..
동네카페의 셈라 집에서 5분 거리에 있어서 통계적으로 가장 자주 가는 동네 로스터리 카페. 2년 전에 중국 대사관 옆의 허름했던 건물이 재단장을 하더니 스타트업이 들어섰고 카페도 동시에 문을 열었다. 카페가 정상적으로 활기를 띠기 시작한 것은 물론 최근 1년 사이다. 작년에 생긴 공유 오피스가 카페 내부에서 바로 연결되어 있는데 간혹 가볍게 입고 노트북만 들고 활보하는 사람들을 보면 약간 대학 동기가 살던 대형 고시원의 휴게실이 떠오른다. 대형 고시원들이 다 그랬던 건지 전기밥솥에 담긴 쌀밥이 기본 옵션이었는데 한동안 친구 준다고 반찬 가져다 놓고 거기서 친구랑 밥을 많이 먹었었다. 이 카페에 아침 일찍 가면 빵을 공급하는 배달차량이 도착하는데 그 차량이 떠나고 나면 정말 달디단 시나몬바브카나 라즈베리잼이 들어있는 ..
토요일 오전의 더블 에스프레소 게디미나스 대로에서 중앙역을 향하는 모든 탈 것들은 한대도 빼놓지 않고 이 카페 앞에서 커브를 돌아 좌회전을 한다. 교통량이 많은 사거리의 모퉁이에 위치해 있는데 도로에 면한 카페 치고는 바깥 공간도 가장 넓다. 이 축복받은 남서향의 카페는 구시가 내에서도 단연 일조량 최고이다. 지난 1월 한 달 빌니우스 일조량이 4시간 남짓이었다는데 아마 그 4시간의 희소한 햇살을 이 카페는 일초도 남김없이 온전히 누렸을 거다. 카페 앞에 횡단보도가 있어서 사방에서 꼼짝없이 신호에 걸리는 이들을 구경하기에도 좋다. 어떤 차량은 마음이 앞서 첫 번째 허들을 넘어뜨릴 만큼 앞서 뛰쳐나가기도 하고 어떤 이는 뒷주자의 경적을 듣고서야 느릿느릿 움직인다. 하지만 이 카페의 커피가 분명 맛있음에도 자주 가진 않는다. 커피가 맛있..
겨울을 사랑한다면 3월에도. 누구를 만나는지 어떤 얘기를 할 것인지 어떤 풍경을 보여줄지 어떤 향기가 나는지 심지어 소곤 될 것인지 혹은 박장대소할 것인지에 따라서도 가고 싶은 카페는 달라지게 마련이다. 옷장의 검은 옷들이 저마다의 검음으로 망설임을 유발하고 기름 종이 한 장 차이의 구름의 채도가 고만고만한 비옷들 사이에서 머뭇거리게 하듯 빌니우스의 몇 안 되는 카페들도 나에겐 그렇다. 극장 앞에 위치한 이 카페는 왜인지 겨울에만 집중적으로 가게 된다. 보통의 카페의 창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프로필을 상현달처럼 보여주지만 이곳의 넓은 통유리창은 구시가를 향해 미세한 가속도가 붙어 하강하는 사람들의 상기된 표정을 제법 완전하게 보여준다. 케이블을 붙들고 언덕을 오르는 트롤리버스의 꽁무니를 따라가다보면 소실점에 걸쳐있는 어린 로맹 가리의..
마키아또와 푸딩겔리스 여름이면 카페 건너편 광장에는 바닥분수가 솟구친다. 광장의 벤치도 잔디도 야외 도서관도 놀이터도 모두 트롤리버스 정거장으로부터 싱그럽게 뻗어나간다. 버스에서 내리는 순간이 이미 여름으로의 입장이다. 겨울에는 대체로 광장을 등지지만 그 조차도 절반의 배반에 그친다. 그냥 앉아 있으면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트롤리버스에서 굳이 내려 횡단보도를 건너 카페로 온다. 창밖을 무심하게 내다보고 있는 커피가 내가 마실 커피 임에 미소 지으며 커피 한 모금에 몇 겹 너머의 광장을 덤으로 얻는 커피지런한 삶. 좋은 음악, 한 두 뼘 정도의 좋은 문장, 각자의 아침을 향해 걷는 사람들. 이른 아침부터 두 명의 바리스타가 유쾌하게 일하던 날. 주문을 착각한 남자는 의심의 여지 없는 에스프레소를 내밀고 뒤돌아 다른 커피를 주문..
에스프레소와 루르끼 지난 9월에 친구 기다리면서 바르샤바 중앙역 코스타 커피. 얘를 폴란드에서는 Rurki라고 했던 것 같다. 이 카페에 있던 모든 국제적인 녀석들 가운데 단연 국제적이지 않아서 한눈에 들어왔던 녀석. 지금 생각해 보니 이건 그나마 조금 덜 두껍고 길어서 비교적 수월하게 먹혔던 것 같다. 쓰디쓴 에스프레소를 비웃는 슬라브적 당도인데 그게 또 그냥 달기만 해서 되는 건 아니다. 슈거 파우더는 전분처럼 뽀드득 거려야하고 그걸 손에 묻히고 먹다 닦아야겠다 생각하는 순간 원치않는 지점에서 똑 하고 부러지는 정도의 개구짐은 필수이다.
에스프레소와 에그타르트 이 카페는 처음 갔던 날이 선명히 떠오르는데 2019년 7월 3일이었다. 병원 정기 검진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었고 그날 커피를 마시며 정말 오랜만에 전자서점 현금충전을 했었다. 매월 1.2.3일에 현금충전을 하면 포인트를 두 배 주던가 했는데 충전을 해도 포인트 적립이 되지 않아 규칙이 바뀐건가 하고보니 시차 때문에 한국이 이미 4일이었던 것. 그때의 날짜와 시간이 여전히 충전 기록이 남아 있다. 그 전자서점은 이제 거의 이용하지 않게 되었다. 이 빵집은 한창 개업을 해서 사워도우빵에 진심인 컨셉으로 홍보를 많이 했는데 아침에 가면 갓 구운 빵냄새가 진동을 해서 아침마다 들러서 빵을 사게하는 베이커리로는 거듭나지 못했지만 그 후에도 지점 몇 개를 내면서 여전히 살아남았다. 당시엔 브런치 카페가 많지 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