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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어 126_ Ausų krapštukas 면봉 22년간 씻지 못한것으로 보이는 네덜란드 베아트릭스 여왕을 위해 헌신적으로 솜방망이를 들다. Krapštukas 는 쑤신다는 의미의 동사 Krapštyti에서 나온 명사이다. 굳이 발음하자면 크랍슈투카스. 그러니 귀(Ausų)를 쑤시면 면봉. 이(Dantų)를 쑤시면 이쑤시개.
리투아니아 유로기념주화 - 리투아니아의 십자가 언덕 (Kryžių kalnas) 유로 동전 디자인은 15년마다 한 번씩 바꿀 수 있다. 평균 수명이 80세라고 하면 살아가면서 네다섯 번 정도는 다른 동전 도안을 볼 수 있다는 소리인데 유로가 과연 그 정도로 영원불멸의 존재인지는 모르겠다. 리투아니아가 근 80년 동안 사용한 화폐만 놓고 봐도 러시아 루블과 리투아니아 리타스와 유로화 세 종류이다. 리투아니아는 2015년부터 유로화를 사용하기 시작했으니 (https://ashland.tistory.com/336) 원한다면 2030년이면 동전 디자인을 바꿀 수 있다. 국가 차원에서는 나름의 비전이 있었겠지만 솔직히 1센트부터 2유로까지 모든 동전 도안을 국장 하나로 통일한 것은 참 따분하고 재미없다. 보여주고 싶은 게 차고 넘치는 나라와 하나라도 제대로 품고 싶은 나라를 비교하는 것은 무..
슬로베니아 50센트 동전 - 슬로베니아의 상징, 트리글라우 (Triglav) 유로 동전 디자인의 몇 가지 스타일이라면, 인류가 추구해야 할 가치와 정신이 새겨진 동전, 방문해서 구경 가능한 문화유산이 들어간 동전, '영국 말고 우리나라에도 왕이 있어요'라고 말하고 싶은 입헌 군주국의 동전, 지금보다 강성했던 역사적 부흥기를 이끌었던 인물이나 민족의 상징을 앞세우는 동전, 그리고 국가가 끊임없이 부침을 겪는 동안에도 우직하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자연 유산을 담은 동전. 자연 유산을 새기면 물론 그 나라의 관광 소득을 올리는데도 일조를 하겠지만 오히려 그를 통해 민족의 정체성을 드러내려 고심한 흔적이 느껴진다. 나라가 힘이 없어 대대로 강대국들에 휘둘렸고 민족 구성원도 종교도 다양하다. 멀쩡했던 나라가 세계 지도 속에서 갑자기 사라지기도 하고 할머니가 살았던 나라와 손자가 살았던 ..
이탈리아 2센트 동전 - 토리노의 몰레 안토넬리아나, 몰록과 비체린 뭔가 아련하고 신비로운 동전 속의 이것은 거뜬히 10원짜리 속의 다보탑과 자매결연을 맺을 수 있을듯한 모습이다. 마트에서 라임 3킬로를 사면서 거슬러 받았고 AAA 사이즈 에너자이져를 사는데 쓰이며 어딘가로 영영 떠나버린 이것. 넌 널 위해 살거라. 그 옛날 화산 폭발로 사라졌거나 오스만 투르크에서 박살 냈거나 왠지 왕좌의 게임의 피의 결혼식 같은 대량살상이 이곳의 돔 아래에서 벌어졌을 것만 같다. 어쩌면 정어리를 잡던 시칠리아의 소년 어부가 가라앉은 배에서 발견한 명문가의 도장일지도 모른다. 아무것도 모를 때에 이런 생각을 한다. 한껏 줌을 당겨 간직하는 동전들의 모습은 대체로 평면적이지만 햇살을 받는 동전은 시시각각 다른 인상을 자아낸다. 이 동전의 첫 인상은 인상파 화가가 그린 풍경화 같았다. 번잡..
오스트리아 50센트 동전 - 빈 분리파, 클림트, 제체시온 이렇게 똑같이 생겨서 심지어 태어난 해도 같은 생소한 동전들이 서로 떨어져서 굴러다니고 있으면 다른 것들을 옆으로 제쳐 두고 만나게 해주고 싶다. 이 동전은 무덤처럼 보이기도 하고 신에게 제사 지내는 곳 같기도 하고 중동의 사원 같기도 하다. 근데 막상 왕의 묘지라고 생각하면 좀 너무 뻔하다. 가령 왕은 되지 못했으나 후대에 오래도록 회자된 덕망 있는 대군의 묘지라든가 할머니 무릎 위에 올라앉은 세손을 나무라는 며느리 중전에게 괜찮다고 안심시키는 인자한 대왕대비마마처럼 왕의 주변에 머물 뿐이었지만 훌륭한 능을 가져 과연 그들의 삶은 어땠을까 궁금하게 만드는 사람들의 묘처럼 뭔가 다른 사연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싶다. 그것은 아마 동전에 새겨지는 것이 늘 가장 위대하고 가장 유명한 정점의 과거만은 아님을 ..
오스트리아 1유로 동전 - 모짜르트 손바닥 위에 나타난 모차르트를 보고 이 동전이 그저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본 적도 없고 있다고 들어본 적도 없는 동전인데 마치 기다려낸 듯한 느낌이 들었으니 아마 동전을 본 그 짧은 순간에 모차르트의 탄생이든 죽음이든 그것을 기리는 기념주화는 충분히 주조할만하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은 기념주화는 아니었다. 오스트리아인들은 그들의 신동을 진작에 1유로에 새겼다. 유럽연합 가입때와는 달리 유로화 도입을 1년 남겨둔 시점에서도 오스트리아인들은 유로화에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았다고 한다. 동전 디자인에도 여론 조사가 동원되었다. 동전 속의 모짜르트가 딱히 어색하진 않지만 모차르트 그 자신의 음악가적 카리스마보다는 마치 넬슨 제독 같은 인상을 풍긴다. 1유로 표시 아래에 피아노 건반 같아 보이..
핀란드 유로 기념주화 - 세계 인권 선언 60주년 기념주화 이 동전은 11월에 연극 보기 전에 극장 앞 카페에 잠깐 들어갔다가 거슬러 받았다. 커피가 요란하게 갈렸고 막간을 이용하여 바리스타는 뒤돌아서서 또 다른 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나는 내 커피가 나올 반대편 지점에 서서 계속 동전을 쳐다봤다. 처음 봤을 때는 인권 수호에 진심인 누군가가 작정하고 미친 듯이 긁어서 아주 훌륭한 장난을 쳐놓은 건 줄 알고 감탄했는데 알고 보니 세계 인권 선언 60주년을 기념해서 2008년에 핀란드에서 발행된 기념주화였다. 이 동전은 총 백오십만 개가 발행되었다. 백사십구만구천구백 개 정도는 여전히 어딘가를 헤매고 있을 거고 구십구 개는 어디 트레비 분수나 벨베데레 궁전의 분수대에 던져졌을지도 모르겠다. 나에게 온 하나는 잠시 선반 위에 놔뒀다. Tapio Kettunen이라는..
유로 동전의 무게 리투아니아에서는 11월 1일 부터 5000 유로까지만 현금 계산이 가능하다. 리투아니아에서 여행을 하다가 현금 5001유로를 주고 일시불로 계산 할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떠오르지 않으니 불법 행위를 저지를 확률도 낮은것으로. 월급도 은행 이체만 가능하다. 현금 안 받는 카페들도 많고 현금 쓸 일이 점점 없어지지만 보통 공병을 팔고 돈을 받거나 버스 시간에 임박해서 버스 안에서 기사 아저씨에게 바로 표를 사야할때 현금을 낸다거나 하면 동전이 생긴다. 그런데 이 동전들이 모이면 또 꽤 무겁다. 셀프 계산대에서 계산을 하려고 카드를 꺼내다가 무거운 지갑을 비울겸 동전을 넣었는데 또 이만큼의 거스름 돈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소비를 했으니 말 그대로 지갑은 가벼워졌다. 동전구에 누워계신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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