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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01.07 Vilnius 110_1월의 아침 (2)
  2. 2019.12.17 Vilnius 109_어느 꽃집 (2)
  3. 2019.12.17 Vilnius 108_오후 4시의 하늘 (1)
  4. 2019.09.04 Vilnius 107_지난 여름의 흔적 (5)
  5. 2019.09.02 Vilnius 106_풀밭 위의 안나 카레니나
Vilnius Chronicle2020. 1. 7. 00:54

 

 

 

 

1월6일 오늘은 12월 24일부터 시작된 크리스마스 기간이 상징적으로 끝나는 날로 예수 탄생을 축하하러 찾아 온 3인의 동방박사를 기념하는 날이기도 하다. 리투아니아의 가정집 현관문에 종종 K+M+B 라고 적힌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처음에는 그것이 방을 의미하는 'Kambarys'의 줄임말인줄 알았다. 절묘하게도 같은 알파벳 세개가 들어가니 막 리투아니아어를 배우기 시작하던 나에게 가장 기본단어중 하나였던 그 단어가 자연스레 뇌리에 꽂힌것이다. 하지만 이 알파벳들은 각각의 동방박사를 뜻하는 Kasparas, Baltazaras, Merkelis 를 뜻한다. 카스파르, 발타자르, 멜키오르의 리투아니아 식 표현이다. 이들 이름의 약자를 1월 6일 대문에 다시 한 번 적는것으로 한 해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기도한다. 원칙대로라면 오늘을 시작으로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도 걷어내고 이 시즌과도 작별해야하겠지만 방금 막 해가 떠오른 아침의 빌니우스 거리를 밝히는 것은 여전히 크리스마스 조명과 장식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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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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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설마

    동방박사에게도 이름이 있었구나.
    너무 당연한 사실인데 낯설게 느껴진다.
    사라져버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찾으러 언젠가 한번은 꼭 빌니우스에서 크리스마스를...

    2020.01.10 06:50 [ ADDR : EDIT/ DEL : REPLY ]
  2. 사진 이뻐요. 저 단어 전 프라하에서 첨 봤었어요 첨엔 저게 뭐야 했던 기억이 ㅎㅎ

    2020.01.19 23: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Vilnius Chronicle2019. 12. 17. 18:50

 

 

아마도 빌니우스 구시가에 있는 가장 작은 꽃집. 항상 새어나오던 오렌지 불빛에 크리스마스 조명이 더해졌다. 이곳에서 늦은 봄 가장 작아 보이는 화분 두 개를 샀었다. 물을 아주 싫어하니 한 달에 한 번 정도 흠뻑 담갔다가 빨리 꺼내면 될 것이라는 여인의 설명과 함께. 하지만 물을 그렇게 조금만 먹는 것 치고는 작은 화분에서 그 식물들은 너무나 잘 자랐다. 필요한 것이 아주 적은 그들의 삶인데 어느새 집이 좁아진 것이다. 작은 화분 하나를 더 사서 셋을 큰 화분 하나에 모아 놓으면 예쁠 것 같다. 그리고는 길다란 크리스마스 전구가 지나가는 창가에 놔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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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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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런 작은 빛이 담긴 사진 넘 좋아요. 물을 엄청 시러하는 식물의 화분엔 벌레가 안 생기나요? 벌레가 무서워서 흙에 묻는 식물은 절대 못키우고 맨날 꽃사서 물 갈아주다 시들면 버리는 1인 ㅠㅠ

    2019.12.25 23: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Vilnius Chronicle2019. 12. 17. 06:37

 

 

뭔가를 기다리는 동안 푹 빠져들 수 있는 어떤 생각들과 풍경들이 있다면 그 기다림이란 것이 사실 그리 지겹고 버거운 것만은 아니다. 때로는 내 차례가 거의 다가왔을 때 일부러 또다시 은행의 번호표를 뽑기도 했다. 그리고 마음이 바빴던 누군가는 몇 초간 머물다 그냥 넘어가는 전광판의 나의 옛 번호를 보고 잠시 행복해했겠지. 그리고 그렇게 스쳐지나가는 번호들을 보았을 땐 나와 비슷한 누군가가 있었을지 모른다 생각하며 속으로 웃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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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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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iontamer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2019.12.25 22:59 [ ADDR : EDIT/ DEL : REPLY ]

Vilnius Chronicle2019. 9. 4. 06:00


여름이 끝나다. 여름은 끝났다. 여름이 끝났어요. 여름은 끝났습니다 사이의 뉘앙스에서 학생들이 동분서주하는 사이 여름이 정말 끝났다. 입추 같은 절기를 세는 것도 아닌 이곳에서 보통 여름의 끝, 가을의 시작, 모든 것의 시작이라고 여기는 9월 1일. 올해는 1일이 일요일이었던 관계로 9월 2일이 개학날이었다. 휴가를 끝내고 돌아 온 사람들, 각자의 도시에서 학업을 시작하러 몰려든 학생들로 도시는 뭔가 꽉 찬 분위기이다. 개학 날 선생님께 드릴 꽃을 손에 쥔 학생들, 대학 신입생들의 과 별 행진, 신고식도 곳곳에 보인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9월이 왔다는 사실을 가장 강렬하게 각인 시킨 것은 하루 이틀 사이에 거짓말처럼 사라진 집 앞 과일 좌판이었다. 여름 내내 동전을 들고 다니게 했고 딱히 살 과일이 없어도 일부러 지나치게끔했던 그 향긋함이 넘겨진 달력 한 장처럼 자취를 감춘 것이다. 수박을 보니 춥다. 3일이 되었다고 기온이 뚝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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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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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역시 빨강은 아름답습니다!!!

    2019.09.05 22:1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오늘 추석이라 보름달이 밝아요 빌니우스에서도 보름달이 보이길!

    2019.09.13 23: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김설마

    지난 여름인데..
    혼자 작년 여름이라고 읽고 이해하는 나...

    2019.09.20 04:17 [ ADDR : EDIT/ DEL : REPLY ]

Vilnius Chronicle2019. 9. 2. 18:43

항상 열리는 듯 하지만 또 그런것 같지도 않고 늘 서너명의 같은 상인들이 같은 물건들을 팔고 있는 것 같지만 또 꼭 그런것 같지도 않은 것이 구시가의 작은 벼룩시장. 나 또한 봉지에 싸 온 사과와 함께 차를 홀짝이며 잡담하는 저 상인들에게는 그냥 매 번 훑어만보고 지나가는 아는 얼굴의 영양가없는 손님일뿐인지도 모른다. 지금 눈에 들어오는 것이 전에 없던 새로운 것은 아닐 것이고 일부는 마치 본 적도 없는 듯 잊혀졌고 또 많은 것 중의 하나가 어느날 갑자기 눈에 띄기도 하고 그 많은 것들 중 하나가 우연히 특별한 의미로 남는 경우도 있지만 항상 지나쳐서 익숙한 것도 의미가 될 수 있는 순간에 도달해야만 그제서야 하나의 기억으로 남는다. 결국은 전부 그렇고 그런것이라 생각하게 되지만 그래도 또 들여다보게 되는 오래 된 동전들과 훈장들, 어느 정도 무거울까 습관적으로 들었다 놓으면 곧 잘 넘어져서 두 번 세 번 세워 놔야 하는 묵직한 장난감 병정들 그리고 모두가 아는 유명한 사람일것도 같지만 왠지 나만 모르는 것 같은 어떤 이의 사진집이나 작품집 그리고 가끔은 나도 알아서 반가운 어떤 소설들. 아마도 여름이 시작되던 어느 5월, 금요일 좌판의 정중앙에 놓여있던 안나 카레니나이다. 얼마 전 어떤 유명인이 한때는 퍽이나 사랑했을 배우자가 자신에게 특정부위가 아름답지 않다는 비난을 퍼부었다는 것을 필두로 틀어진 결혼 생활에 대해 공개적으로 하소연하는 것을 우연히 접했다. 온 세상에 자신의 고통을 호소하기위해 얼마나 큰 용기가 뒤따라야했을까 짐작하면 안타까우면서도 고통이 표정을 가지고 문자화되는 그 순간 그것은 이미 순수한 고통을 넘어서서 변질된 분노와 감정 소모가 아닐까 싶어 슬퍼졌다. 어찌됐든 과거의 어떤 아름다웠던 순간은 그것의 지속 여부와 상관없이 과거의 그 순간 속에선 영구적인것이니 그 하소연은 결과적으로 모두를 불행하게할뿐 아무것도 개선할 수 없다는 절망감과 동시에 떠올랐던 것이 안나 카레니나의 한 장면이었다. 안나가 브론스키와의 강렬한 첫 만남 후 집으로 돌아와서 남편을 마주쳤을때 무슨 생각을 했던가. '저 사람 귀의 저 연골은 왜 저렇게 생겼지?' 였다. 귀의 연골이 마음에 들지 않으려면 그 연골은 어떤 모습이어야할까. 사실 세상 어디에도 사랑에 빠지게 하고 사랑을 지속시켜주는 절대적인 연골의 미는 없다. 그냥 일순간 다 꼴보기 싫어지는 것 혹은 뭘해도 어째도 다 좋은 순간이 있을 뿐이다. 사랑에 빠지기 위해 그토록 상대를 매력적인 존재로 포장하고 환상했던 순간이 있다면 그리고 그것을 지속하고 싶다면 전처럼 그렇게 하면 될뿐이다. 그리고 그것이 여의치 않게 되어 그 관계의 생명이 다하는 그 순간을 대하는 우리의 겸허한 자세가 그 관계의 가치를 결정짓는다. 결국 내 삶의 일부로 남을, 내가 한껏 욕망하고 환호했던 순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말이다. 내가 어떤 관계의 끝을 마주해야한다면 적어도 나는 그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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