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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1.17 Vilnius 130_ 사람 두 명 (1)
  2. 2020.10.20 Vilnius 129_언제나처럼 10월 (2)
  3. 2020.09.15 Vilnius 128_동네 한 바퀴 (1)
  4. 2020.09.09 Vilnius 127_없어진 가게들 (1)
  5. 2020.09.08 Vilnius 126_누구네 창고 (2)
Vilnius Chronicle2020. 11. 17. 04:58

Vilnius 2020

지난해인가 빌니우스 아트 페어에 등장했었던 설인. 얼마 전 집 근처로 이사 왔는데 영구 거주할 것인지는 모르겠다. 요즘은 오전 늦게까지 안개가 짙게 끼는 날이 많아서 안갯속에 휩싸여있는 모습이 사뭇 궁금한데 매번 게으름을 피우다 오후 늦게나 나가서 이렇게 어둑어둑해질 때에야 돌아오게 된다. 설인이 사는 곳은 집 근처에 조성된 작은 공터인데 그늘이 없고 키 작은 묘목들로 가득했던 작년 여름에 비하면 이제 나무도 제법 키가 커지고 아늑해졌다. 소탈한 놀이터 기구 두세 개와 나무벤치가 있다. 뒷모습만 보면 약간 프레데터와 콘의 조나단 데이비스가 생각난다. 다들 별로 신경 안 쓰는 분위기라고 생각했는데 2차 락다운이 시작되었다고 의외로 거리가 한산하다. 때맞춰 나타난 이들이라 왠지 좀 더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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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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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우왁 전 겁이 많아서 어둑어둑할때 지나가다 저거 보면 소스라칠듯! ㅋㅋ

    2020.11.21 23: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Vilnius Chronicle2020. 10. 20. 16:54

 

 

Vilnius 2020

 

 

이 동네의 발코니는 보통 끽연을 위해 잠시 얼굴을 내밀거나 날이 좋으면 앉아서 볕을 쏘이는 용도로 쓰이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수년간 이 건물을 지나다니며 하는 생각이란 것이 술을 잔뜩 마신 사람들이 발코니가 없다는 것을 잠시 망각하고 저 문을 무심코 열고 해장용으로 끓인 뜨거운 홍차와 함께 떨어지면 어쩌지 뭐 그런 종류이다. 평균 연식이 50년은 족히 되는 구시가의 집들 중에는 사실 저렇게 발코니를 뜯어낸 집이 많다. 보통 그런 경우 문을 열지 못하게 안쪽에서 못을 박아놓거나 문 앞에 작은 화분들을 여러 개 세워 놓거나 하는 식이지만 언젠가 한 여름 저 노란 문 한쪽이 활짝 열려있는 것을 본 기억이 있어서 왠지 누가 문을 열고 떨어질 것 같은 상상에 혼자 덜컹한다. 언제나처럼 10월이 되었다. 예상보다 난방이 일찍 시작되었고 생각지도 못했던 파고 시즌 4도 시작되었다. 엄청난 기대감을 가지고 보았던 Raise by wolves 시즌 1은 리들리 스콧이 손대지 않은 에피소드부터 심하게 흔들리더니 결국 병맛 드라마로 끝났다. 올해 자주 들었던 음악들의 리스트를 만들었고 브릿팝에 관련된 책을 읽었다. 요즘 카페 커피가 급 맛이 없어져서 잠시 거리두기를 했고 집에서 몇 종류의 케이크를 구워보며 가능성을 타진하는 중이며 크리스마스에는 레드 벨벳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10월은 약간 그런 느낌이다. 학창 시절 돈이 필요해서 아르바이트를 해야 할 때. 지하철역까지 이어지는 거리에 알바 구함 같은 에이포 용지가 붙으면 가서 물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내일이나 모레까지 붙어있으면 그때 물어봐야지 하며 쉬쉬할 때. 그다음 날 지나가는데 종이가 더 이상 붙어있지 않을 때 눈앞에서 날아간 알바 자리가 아쉬우면서도 이것은 내 탓이 아니다 라는 생각으로 내심 마음이 후련할 때의 그런 느낌. 겨울이 오는 것은 춥고 불편하지만 기어이 이미 10월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생각이 들면 크리스마스까지 두 달간 지속적인 어두워짐을 만끽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에 안도하는 것이다. 겨울은 조금 불편할 뿐이다. 하지만 겉옷에 주머니가 생기니 이제 마스크를 잊을 일이 없게 각각의 코트에 각각의 마스크를 넣어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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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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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기어이 10월에 발을 들여 놓은지 엇그제 같은데 오늘이 벌써 10월의 마지막 날이네요. 어제 조금 두터운 패딩을 (잠시 망설였으나) 꺼내 입으며 그래도 모자에 달린 털은 몇주간리라도 떼어야지.... 떼어내며 혼자 웃었답니다^^
    겨울에 들어서고 있어요.....
    그저 새로운 계절에 들어서며 그 계절에 맞는 건강 유의에 관한 당부(?) 안부 인사를 하던 시간이 그립네요. 너무 많은 것들을 그저 뭉뜨거려 ‘stay strong, stay safe’ 라 안부 인사 전하는 시절을 우린 함께하고 있습니다^^

    2020.10.31 17:2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뜨거운 홍차 잔을 쥔 채 발코니에서 추락하는 노란 셔츠 입은 남자(어째선지 노란 셔츠 입히고 싶음)에 대한 초단편을 써보고 싶은 글입니당

    2020.11.15 18: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Vilnius Chronicle2020. 9. 15. 06:00

Vilnius 2020

 

헤집고 또 헤집고 들어가도 끝이 없는 곳. 전부 다 똑같아 보이는 와중에 항상 다른 뭔가를 숨기고 있는 곳. 그곳에 꼭 뭔가가 있지 않아도 되는 곳. 깊숙이 들어가서 몸을 비틀어 되돌아봤을 때 다시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곳. 너와 함께 헤매는 모든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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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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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난 번 영원한 휴가님 블로그에 들렸다가 아 포스팅을 한참 들여다 보고 갔던 기억이 나네요. 댓글을 달려하다.... 제 생각이 스스로 정리가 되질않아 혼자 고뇌(ㅎㅎㅎㅎ) 하다 공감 하트만 날리고 돌아갔네요 ㅎㅎㅎ
    ‘너와 함께 헤메는 모든 곳’ 저는 요새 내 헤메는 모든 곳에서의 종착역이 과연 있을까....가 답없는 최대 고민거리 입니다. 영원한 휴가님이 의도한바 없으시겠으나 제게 던진 ‘대질문’ ㅎㅎ

    2020.10.31 17: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Vilnius Chronicle2020. 9. 9. 06:00

Vilnius 2020

저 쿠폴이 얹어진 건물에는 내가 좋아했던 빵집과 베트남 식당이 있었는데 코로나 봉쇄가 풀리고도 결국 문을 열지 않았다. 먼 발치에서 저 양파돔을 보며 이제는 없는 나폴레옹 케익과 쌀국수 국물을 잠시 떠올렸다. 이곳은 버스터미널 근처의 언덕인데 얼마전에 놀이터가 생겨서 역에 마중나갈일 있으면 잠시 들른다. 그래서 올때마다 항상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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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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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iontamer

    코로나가 정말 많은 것을 앗아가버렸어요 좋아하셨던 빵집과 베트남 식당이 결국 문 안 열었다는 저 문장에 저도 슬퍼집니다 ㅠㅠ

    2020.09.10 17:09 [ ADDR : EDIT/ DEL : REPLY ]

Vilnius Chronicle2020. 9. 8. 06:00

 

Vilnius 2020

 

 녹슬지 않은 자물쇠로 잠겨 있어서 덜 쓸쓸했고 한편으로는 덜 신비로웠던 우거진 창고. 보통 저런 문을 열면 집집마다에 할당 된 작은 창고들이 깊숙한 미로를 통해 쭉 이어져 있다. 지금 집으로 이사를 와서 전 주인의 오래 된 물건들로 가득찬 창고를 기침을 해가며 열심히 치우고나니 정작 그 창고는 다른집 창고였다. 결국 진짜 우리집 창고를 다시 찾아내어 창고가 두개가 되어버렸다. 한 평이 될까말까한 작은 공간이다. 그곳은 자르고 남은 목재, 지인들이 버리려다 준 가구등등으로 현재 빼곡히 들어차있다. 계속 세대가 바뀌고 젊은 사람들에게 임대하는 주택들이 많아지니 많은 창고들이 주인없는채로 버려진다. 심지어 예전에는 딱히 자물쇠를 채우거나 하지도 않아서 집 없는 사람들이 와서 살기도 했단다. 왠지 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직도 고르바초프가 대통령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 살고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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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liontamer

    전 언제나 저런 창고 = 오래된 시체... 이런 자유연상을 하게 돼요 추리소설을 넘 많이 읽었나봐요 ㅎㅎ

    2020.09.10 17:10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