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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21.04.26 Vilnius 156_마당 속 언덕
  3. 2021.04.24 Vilnius 155_4월의 아틀라스 (2)
  4. 2021.04.05 Vilnius 154_좋아하는 오르막길 (4)
  5. 2021.04.01 Vilnius 153_3월의 마지막 눈 (2)
Vilnius Chronicle2021. 5. 28. 07:00

 

Vilnius 2021

요즘 날씨는 뭐랄까. 사람들이 줄을 잔뜩 서있는데 점심시간이 되었다고 점심시간 팻말을 걸고 눈도 안 마주치고 동료와 수다떨며 쌀쌀맞게 돌아서는 가게 직원을 보는 느낌. 사실 이런 날씨는 상식적으로는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라 딴지 걸 이유가 전혀 없음에도 혹여나 그래도 좀 다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시즌 4 기다리고 있는 중의 '킬링이브'에  따지고보면 굉장히 평범한 대사였는데 스토리 진행상 그리고 배우들의 호연에 아주 기억에 남은 대사가 있다. '내가 널 좋아하지만 그 정도까진 아니야'. 뻘쭘한 산드라 오의 표정. 듣는 사람 입장에선 특히 그 사람의 자존감이 최정점에 도달한 상태라면 완전 주눅드는 대사이다. 추운거 좋고 흐린 날씨 너무 좋아하지만 요즘 날씨는 뭐랄까 일부러 뻐팅기는 자뻑 상태의 날씨이다. 정말 하늘에 대고 저 대사를 치고 싶은 날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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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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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가 널 좋아하지만 그정도까진 아니야 ㅎㅎㅎㅎㅎ 혼자 빵 터졌어요. 저도 하늘에 대고 퍼붇고 싶은 날.... 넘흐~~~ 많네요 ㅎㅎㅎㅎㅎ

    2021.06.08 03: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그 마음속 외침을 들었는지 6월이 되니 여지없이 날씨가 좋아지네요. 민스크에도 낮에는 뜨거운 햇살이 저녁무렵 선선한 바람이 불거라 생각해요.

      2021.06.09 04:08 신고 [ ADDR : EDIT/ DEL ]
  2. ㅎㅎㅎ 네 여기도 따뜻 뜨끈 햇살이! 좋아요 ^^ 오늘은 바람이 아침부터 심상치 않지만.... 불평접고 오른 기온 즐기렵니다!

    2021.06.09 15: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맨앞 문장 너무나 가슴에 콱 와닿는! 경험으로 1만% 이해되는 표현! 전 추운거 흐린거 시른데 그래도 빌니우스 가거파요

    2021.06.11 16:0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밥먹고 돌아와서는 분명 기다리는 사람들 근처에 서서 끽연하며 남은 점심시간의 마지막 일초까지 다 사용하고 팻말 빼면서 착석하는게 마무리.

      2021.06.13 19:55 신고 [ ADDR : EDIT/ DEL ]

Vilnius Chronicle2021. 4. 26. 06:00

 

 

 

Vilnius 2021

 

 

자주 지나는 거리의 어떤 건물 안마당으로 발을 옮긴다. 햇살이 넉넉히 고이는 좁은 공간에 오랜 공사 중 쌓여 방치된듯 보이는 흙더미를 무성한 잡초들이 기어이 뚫고 올라오는데 그 전체가 흡사 설치미술같다. 흙더미를 둘러싸고 있는 사방의 건물 내부는 예상대로 지지부진한 건축 현장에 기가질려 두 손 두 발 다 들고 눈조차 질끈 감고 있는 모습이었지만 곧 꽃마저 피울 듯이 고개를 빳빳이 든 초록 덕택에 나뒹구는 술병과 비니루조차 낭만적으로 다가온다. 오며 가며 스치는 낯선 사람을 향한 시선이 아주 빨리 신발까지 미치는 순간이 있다. 그렇다고 그것을 위아래로 훑어본다고 표현하기엔 그 짧은 순간 사로잡힌 감정은 생각보다 깊은 울림을 가진 복합적이고 진지한 형태이다. 거리를 지나다 고개를 틀어 마주친 남의 집 마당에 굳이 들어가 보게끔 만드는 순간의 인상은 낯선 이의 신발까지 보고 말아야겠다는 찰나의 다짐과 비슷하다. 그리고 그렇게 마냥 아름답지도 화려하지도 중요하지도 않은 것들이 시신경을 사로잡을 때 출처없는 보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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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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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lnius Chronicle2021. 4. 24. 07:00

Vilnius 2021

 

6개월 간 배달만 허용되던 식당과 카페들이 야외 테이블에 한하여 손님을 받을 수 있게 된 어제. 그리고 오늘은 눈돌멩이 같은 우박이 세차게 내렸다. 공들여 꺼내놓은 테이블엔 눈이 내려 앉았고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은 두손을 모아 해맑게 눈을 받아낸다. 여전히 라디에이터는 따뜻하다. 젖은 신발은 고스란히 그 위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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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21.04.25 20:42 [ ADDR : EDIT/ DEL : REPLY ]

Vilnius Chronicle2021. 4. 5. 06:00

Vilnius 2021


대성당과 종탑이 있는 곳은 구시가에서도 저지대에 속해서 그쪽 방향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에는 어떤 거리가 됐든 경사진 길을 통해야 한다. 오른쪽은 리투아니아 국방부의 옆모습이고 정면으로는 새까맣게 타들어간 눈을 가진 버려진 수도원과 그 지붕 너머로는 성당 종탑이 보인다. 왠지 모를 음습함과 삼엄함의 앙상블인 이 짧은 오르막길을 좋아한다. 이 수도원 건물은 빌니우스에 손님이 오면 데려가지 말아야 할 곳이 있다면 다섯 손가락 안에 들 장소이다. 복원과 재정비가 필요한 대상으로 늘 분류되지만 시 재산이 아니라 특정 종파의 소유물인 경우가 많아서 투자자가 없으면 기약 없이 버려지는 구시가의 많은 장소들에 연민을 느끼면서도 오히려 그런 이유로 그나마 계속 회자되고 부담 없이 눈길을 줄 수 있음에 안도하기도 한다. 세상엔 좋아진다고 해서 마냥 좋지만은 않은 것들이 많더라. 구시가의 애물단지 같은 장소들은 옛 귀족들의 호화 저택 컨셉으로 재건축되어서 위화감을 주거나 상업용 건물로 바뀌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되어버리면 갑자기 대변신을 하고 나타난 친구 모습에 눈 둘 곳을 모르듯 어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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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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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밀댓글입니다

    2021.04.10 23:38 [ ADDR : EDIT/ DEL : REPLY ]
  2. 왠지 모를 음습함과 삼엄함...... 저는 꼭 제 눈으로 보고 싶은 걸요? ^^
    새삼..... 이 포스팅, 영원한 휴가님의 문체에 오늘 또 반하고 갑니다 ^^

    2021.04.22 15:2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잘 지내시죠? 요며칠 기온이 엄청 내려간대다 오늘은 우박까지 내려서 저 오르막길을 올랐더라면 음습한 정취가 상당했을거라 생각됩니다..ㅎㅎ

      2021.04.24 06:38 신고 [ ADDR : EDIT/ DEL ]

Vilnius Chronicle2021. 4. 1. 06:00

 

Vilnius 2021

 

 

구청사의 뒷모습과 컨템포러리 아트 센터 옆모습. 걸어도 걸어도 계속 걸어질 것 같은 거리들. 지나치고 지나쳐도 계속 부대끼고 아른거리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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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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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ounyeh@gmail.com

    이 길 기억난다.
    내가 방문했던 때에도 이렇게 눈이 쌓여 있었는데.

    2021.05.01 21:32 [ ADDR : EDIT/ DEL : REPLY ]
    • 그땐 그래도 나름 2월이었는데. 거기나 여기나 5월에 눈오니깐 뭐 3월 눈이 이상하지도 않구나.

      2021.05.08 20:04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