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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5.24 Vilnius 95_모든 성자들의 성당 (2)
  2. 2019.05.10 Vilnius 94_골목길 (1)
  3. 2019.05.08 Vilnius 93_5월 (2)
  4. 2019.05.01 Vilnius 92_대야 (4)
  5. 2019.04.30 Vilnius 91_오늘 아침 (2)
Vilnius Chronicle2019.05.24 20:34


놀이터 벤치에 앉아서 고개를 돌려 위를 보았을때 마주치는 풍경. 이 나무들 밑으로 여러번 비를 피했었는데 우르르쾅쾅 비가 올 조짐을 보였지만 큰 바람이 불고도 어제는 비가 오지 않았다. 따뜻한 기온이 어느정도 자리를 잡았다. 올해의 첫 수박을 먹었다. 성당 안의 공기가 가장 차갑고 청명하게 느껴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놀이터 모래 상자 속에서 모래 바람이 불어 온다. 누군가에게는 맨발 시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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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9.05.10 06:00

지름길을 통해 빨리 가고 싶은 날이 있듯이 일부러 좀 돌아가더라도 꼭 좋아하는 골목을 통해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날이 있다. 때로는 굳이 담 한가운데 작게 난 저 문으로 들어가 성당 벽돌이라도 감상하고 다른 문을 통해 나오는 수고를 더하기도 한다. 그 순간은 마치 잠시 다른 세상 속에 속해 있다 빠져나오는 느낌이다. 과장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그 짧은 순간에만 체득할 수 있는 어떤 감동이 분명 있다. 이 성당이 주는 고요와 안식은 나에게는 고유하다. 타운홀에서 멀지 않은 구시가의 중심에 있지만 경쾌한 성당들의 대열에서 이탈해서 가정집이 즐비한 좁은 골목에 위치해 있는 탓에 조금은 폐쇄적인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 뭔가 새침한 느낌을 주는 성당이기도 하다. 이곳은 리투아니아가 카톨릭을 받아들이기 이전에 공들여 모셔온 독일인이나 외국 상인들을 위해 지은 성당이라서 빌니우스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으로 기록되어있다. 성당 뜰에는 빌니우스 시의 상징이기도 한 아기 예수를 업은 성 크리스토퍼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리투아니아어 출판물을 금지하는 등의 언어 말살 정책이 펼쳐지던 시기에 유일하게 리투아니아어로 미사를 진행하던 성당이기도 하다. 그래서 크리스토퍼 동상은 당시의 성당 신부의 기념 동상으로 불리기도 한다. 저기 저 사람이 서있는 곳의 조그만 문으로 들어가면 그를 만날 수 있다. 푸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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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9.05.08 06:00

5월의 빌니우스는 다시 좀 쌀쌀해졌다. 개인적으로 5월에서 6월로 가는 이 시기가 가장 좋다. 무엇이든 기다리는 과정이 가장 의미 있고 여유롭고 아름답다. 겨울에 최적화된 의생활이라 사실 갑자기 날씨가 따뜻해지면 얇은 옷이 없어서 난감할 때가 있다. 여름의 사람들은 좀 더 자연과 하나가 되지 못해 안달한다. 옷을 사려고 좀 기웃거려보면 진열된 옷들은 한껏 헐벗은 옷들이다. 햇살과의 접촉 면적을 조금이라도 늘려보려는 여름의 욕망일 거다. 물론 옷을 들춰보는 사람들은 여전히 스카프를 두르고 코트를 입고 있다. 장갑에서 해방된 것이 어디인가. 4월 한 주 갑자기 25도 가까이 기온이 올라가서 모든 나무들이 꽃과 향기를 드러냈다. 물론 나무의 체취를 고스란히 머물게 할 만큼 바람은 아직 너그럽지 못하다. 5월의 빌니우스 풍경은 기승전 밤나무이다. 베를린에도 이 나무가 한가득했다. 이 나무의 잎사귀는 파리 날개처럼 길쭉하게 축 늘어진 대신 꽃은 세모꼴의 종 모양으로 하늘을 향해 치솟아있다. 묘한 균형감을 준다. 균일하고도 촘촘하게 땅을 향해 드리워져서 비를 피하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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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9.05.01 06:00

 

타운홀을 지나 구시가의 재래시장으로 가는 길목에 벼룩시장이 열린다. 대여섯 명의 사람들이 소박하게 탁자 위에 이런저런 물건들을 꺼내 놓고 사과를 먹고 차를 마시고 수다를 떠는 그런 풍경. 벼룩시장에 참여하려면 가장 필요한 것은 희소가치 있는 골동품이라기보다는 무엇이든 내다 놓고 팔 수 있는 용기이다. 저런 철제 대야를 보면 허름한 마루가 깔린 방구석에 놓인 철제 대야 거치대(?) 같은 것이 자동적으로 떠오른다. 대야를 넣으면 쏙 빠질 수 있게 동그랗게 구멍이 뚫려있고 대야 아래에는 아마 수건을 걸 수 있고 간혹 비누를 놓을 받침 자리도 있다. 뭔가 고흐의 방에 어울리는 그런 풍경이다. 드럭 스토어 카우보이의 맷 딜런이 머물던 여관방에도 냉정과 열정사이의 준세이의 피렌체 집에도 어울릴 거다. 예전에 이집트의 시와를 여행할 때였나. 숙소의 방에 간이 세면대가 있었다. 손을 씻고 세수를 하러 굳이 욕실까지 들어가지 않아도 돼서 좋았다. 사막 도시 시와 어디에도 모래가 가득했다. 아침에 일어나 물을 틀면 얼마간은 차가운 물이 콸콸 나온다. 저런 대야에 물을 채워서 대야 거치대에 올려놓고 자면 다음 날 아침 창으로 들어온 햇살이 물을 데우겠지. 그 미지근한 물에 손을 씻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맨발로 풀을 밟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맛있는 아침을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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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Vilnius Chronicle2019.04.30 18:13

노란 창문이 박힌 벽에 뚫린 그 '어떤 대문'을 지나면 이런 풍경이 나온다. 오늘 아침에 이 곳을 지나왔다. 이제는 새벽 6시 정도만 되면 자명종처럼 새가 지저귄다. 어쩌면 그보다 이른 시간인지도 모르겠다. 다시 잘까 깨어있을까를 생각하다 보면 30분 정도가 흐른다. 그러다 잠시 잠이 들면 건너편 건물에 반사되어 들어오는 햇살이 7시 정도를 알린다. 저 나무 뒤로는 정오가 지나면 아주 강한 햇살이 고인다. 하지만 12도 남짓으로 조금은 쌀쌀해서 아직은 옷을 여미고 스카프를 둘러야 하는 이런 아침이 결국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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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