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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21.06.13 여름 (4)
  5. 2021.06.02 옛날 여행에서 (5)
Daily2021. 11. 12. 07:03

 

구시가에 검은 개가 사는 헌책방이 있고 고양이가 사는 헌책방이 있는데 이 고양이는 보통 소리 없이 다가와 신발을 핥고 있던가 책 위를 사뿐사뿐 걸어 다닌다. 동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 존재를 알게 된 이상 결국 들어서는 순간 어디 있나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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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1.14 17:23 [ ADDR : EDIT/ DEL : REPLY ]

Daily2021. 11. 11. 07:54

2년 전쯤인가. 문득 올해 이즈음에 뻬쩨르에 가게 된다면 참 좋겠다 생각했었는데. 구시가에 헌책방이 많은데 러시아어 책들이 꽤 많아서 돔끄니기 간다는 느낌으로 가끔 찾아간다. 고양이 한 마리가 온 사방 책을 누비며 기어 다니는 어떤 책방에서 지난달에 발견한 몇 권의 책들. 마치 어린이 도서관에 제일 찾기 쉽게 생긴 안데르센이나 그림 형제 동화 모음집처럼 두껍고 큰 판형의 책은 '죄와 벌'과 '가난한 사람들', '아저씨의 꿈'이 함께 수록되어있는 독특한 조합의 책이고 두 번째는 그가 보낸 서신의 일부를 모아놓은 책. 그리고 마지막은 겉표지의 일러스트가 눈에 들어왔던 '멸시받고 모욕당한 사람들'. 이 책은 오래전 리투아니아어로 꾸역꾸역 날림으로 읽고 비교적 최근에 한글로 다시 읽어서 느낌이 남달랐다. 나타샤와 이흐메네프가 다시 조우하면서 포옹하는 장면, 이반이 먼 곳에서 목도하는 다리 위에서 구걸하는 넬리의 모습이 앞표지와 뒤표지에 나란히 그려져 있다. 이 책방에는 유난히 러시아어 책들이 많고 특히 서점 가장 깊숙한 곳의 책장에는 주요 작가들의 다양한 판본의 작품들이 거의 전집처럼 모여있는데 최대한 생김새가 다른 책들을 골라왔다. 이 책들을 한글 읽듯 술술 읽는 것은 여전히 불가능하지만 눈감고 펼쳐보는 어떤 페이지에서 그럭저럭 해석되는 몇 문장을 바탕으로 어림짐작하여 한글 버전이나 리투아니아어 버전의 같은 부분들을 찾아 하루에 몇 페이지씩만이라도 비교하며 읽어보곤 한다. 아주 짧고 일상적인 문장들이라도 그가 손수 써나간 문장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독특한 일체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그가 정말 언젠가 존재했다는 것이 실감 나기도 한다. 영원히 알 수 없을것 같은 누군가를 알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에 용기를 필요로하는 존재를 소개받았다는 것은 내게 주어진 지나친 행운이다. 표도르 미하일로비치! 생일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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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1.14 17:19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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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11.14 17:20 [ ADDR : EDIT/ DEL : REPLY ]

Daily2021. 8. 22. 05:55

 

8월이 끝을 향한다. 저녁에 부엌 창가로 더 이상 볕이 들지 않는 대신 아침은 한층 어두워져 건너편 병원의 불빛이 훨씬 도드라졌다. 언젠가 십자가 언덕에 다다르는 와중에 쏟아지던 우박과 몰아치던 폭풍 그리고 얼마 후 거짓말처럼 내리쬐던 햇살을 떠올린다. 그 이후로 8월 이면 그런 우박과 햇살을 한 번쯤은 기다리게 된다. 그런데 이번 8월은 우박 없이 지나가려나보다. 비는 지속적으로 내리고 기온도 줄곧 떨어진다. 주말이면 사람들은 버섯 채집을 하러 이동한다. 정류장에서 양동이 가득 노란 버섯을 들고 버스에서 내리는 사람을 보았다. 끓인 다음에 양파와 판체타랑 잘 볶아서 크림에 졸여서 먹으면 정말 맛있는 버섯이다. 옛날 러시아 소설 읽다 보면 버섯 이야기는 단골이다. 말린 버섯을 할머니가 실에 꿰고 있는 장면이라던가 레빈의 형이었나 어떤 여인과 숲을 걸으면서 청혼을 할까 말까 망설이는데 갑자기 서로 버섯이야기를 주고받다가 청혼이 물 건너가 버린다거나. 생각이 난 김에 어린 시절 집에 있었던 64권짜리 세계문학전집을 인터넷에서 찾아보았다. 금성출판사에서 80년대 중반에 개정판이 나왔던 이 전집은 전쟁과 평화도 가난한 사람들도 카라마조프의 형제들도 마지막 잎새도 심지어 삼국지도 분량이 전부 한 권으로 똑같았으며 신동우 화백의 삽화가 섞인 주니어용 문학전집이었다. 아마 네흘류도프도 베르테르도 햄릿도 전부 똑같이 생겼었을 거다. 64권의 목록을 살펴보고 있자니 분명 다 읽은 책들인데 기억에 없는 책들이 많다. 바늘 없는 시계며 사랑의 삼중주며 피와 모래 같은 책은 도대체 어떤 책이었을까. 사실 이런 아동용 전집들은 읽었어도 읽었다고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지만 그런 와중에도 그 시기에 마음에 확 새겨진 작가들과 장면들이 있는 것을 보면 그 연령의 감수성은 충분히 건드릴 수 있는 수준의 편집이었나도 싶다. 성인이 되어서 다시 찾아 읽은 작품들도 많지만 다시 한번 한 권씩 찾아서 읽어보고싶다. 요즘 들어 커피 자주 마시게 된다. 아침마다 커피밀 돌리는 게 귀찮아서 분쇄커피 한 봉지를 오늘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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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8.27 20:57 [ ADDR : EDIT/ DEL : REPLY ]

Daily2021. 6. 13. 06:00

 

6월을 흔히 여름의 시작이라고 한다. 고작 열흘 정도가 흘렀을 뿐인데 하지가 가까워 오고 있어서인지 이미 절반의 여름이 지나버린 것 같다. 겨울나무에 내려앉은 새들은 참 잘 보였다. 나뭇잎이 우거지고 나니 새소리가 무성해도 새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니 바람이 불지 않는 날은 쉽다. 모두가 고요한 중에 유난히 흔들리는 나뭇가지들이 있다. 그걸 딛고 날아가는 중의 새도 방금 막 날아와 앉은 새도 모두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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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6.20 21:45 [ ADDR : EDIT/ DEL : REPL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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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6.28 04:15 [ ADDR : EDIT/ DEL : REPLY ]

Daily2021. 6. 2. 07:00

 

한번쯤은 다시 가볼 계획이 있지만 그럴 땐 왠지 다시 사게 될 것 같아 그냥 오래된 론리플래닛과 이별하기로 했다. 론리플래닛은 그냥 좋다. 특히 시티 가이드. 사실 난 사진 없이 글씨만 많아서 깝깝하고 답답한 스타일이 좋은데 점점 보기 편안하고 트렌디하게 바뀌고 있어서 좀 별로이긴하다. 이 시국에 어떻게 살아남고 있는지 모르겠다. 책을 펼쳐보니 알고 있었지만 또 모르고 있었던 많은 것들이 와르륵 쏟아져 나온다. 쓰고 남은 파리의 까르네. 공항버스 티켓, 아르쪼에서 코르토나로 가던 기차 티켓, 무수한 카르푸 영수증 틈 사이의 루브르 기념품 가게의 엽서 산 영수증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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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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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저도 론니 플래닛 ‘그냥’ 진짜 좋아합니다. 여행을 인생의 광기어린 ㅎㅎ 궁극적 목표로 두고 살던 시간, 아무 도시의 아무 서점이건 아무때나 들어가 한켠에 빼곡히 채워져 있는 론니 플래닛 활자체 중독에 빠져 지낸 시간이 불현듯! 생각나요. 저는 어제 터키 식당에서 디저트로 퀘네페 먹다..... 이스탄불 가고 싶다 생때 아닌 생때, 남편 입장에선 난동... 을 부려버렸네요 ㅎㅎㅎㅎㅎㅎ 옆에 있던 아이는 ‘대체 이스탄불이 뭐야! 엄마 왜그러는거야?’ ㅎㅎㅎ 요즘은 사는게 아무때고 난동 피우기는 난봉꾼이 되가고 있네요.......

    잘 지내시죠? 너무 가까이 계신데..... 너무 먼 거리로 만드는 이 민스크-빌니우스 상황이 절 난. 봉. 꾼 으로 만듭니다!

    2021.06.08 03:20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벨라루스 기자를 태운 빌니우스행 비행기를 벨라루스에서 강제착륙시키는 일이 있고 나서 아이러니하게도 뭔가 더 가깝게 느껴집니다. 여긴 여전히 벨라루스 대사관 앞에 시위대가 있네요.

      그나저나 퀘네페라는 디저트 먹어 보고 싶네요.

      2021.06.09 04:07 신고 [ ADDR : EDIT/ DEL ]
  2. 수도없는 한 숨 나오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번 민간 여객기 사건은....... 정말 최악의 무리수였어요.......

    저의 쓰디 쓴 날의 보상 욕구가 künefe 로..... 꼭 드셔보세요! 저는 바쿠 거주시기 가정식 터키 식당에서 할머니표 퀘네페를 맛본지라 맛높이가 ㅎㅎㅎ 꽤 .... ㅎㅎㅎ 첫 경험이 이래서 위험합니다 ㅎㅎㅎㅎ

    2021.06.09 15:1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비밀댓글입니다

    2021.06.20 21:46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