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nius Chronicle (181) 썸네일형 리스트형 Vilnius 165_성당 정원에서 손에서 놓으면 대부분은 그냥 미련없이 날아가 버리지만 하나 정도는 나무에 걸린다. 그렇다고 또 계속 나무를 붙들고 있는것은 아니다. Vilnius 164_비 피하며 잠깐. 비가 무지막지 쏟아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 번 정도는 멈춰서 기다려줘야겠다 생각해서 들어 선 곳은 필리에스 거리에서 빌니우스 대학의 작은 마당을 잇는 낮은 궁륭을 이고 있는 통로. 빌니우스 대학 인문학부가 구시가 한복판에 있는데 이 길을 통하면 크고 작은 대학 정원들을 거닐다 대통령궁 앞광장으로 바로 빠져나올 수 있다.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은 많다. 가끔은 나무 아래에 서있을 수도 있고 성당안으로 들어 갈 수도 있고 건물의 중정으로 이어지는 이런 통로들도 그렇다. 비를 감상하는 동안의 머릿속은 어떨까. 집을 나오기 전 우산을 집을까 말까 망설이던 순간에 대한 짧은 회상, 금방 그칠 것이라는 기대감과 대부분의 경우 그 기대를 충족시키려고 노력하는 비에 대한 고마움. 비를 관람하고 있는 모두가 함께 어.. Vilnius 163_밤나무와 장난감 기차 구시가의 밤나무 지도를 그리라고 해도 얼추 그릴 수 있을 정도로 무리 속에서도 보통 한 그루씩만 의젓하게 서있다. 아직 밤나무 꽃을 피울 정도로 날씨가 따뜻해지지 않았음에도 대성당 근처의 밤나무는 워낙에 채광이 좋은 위치에 사는 놈이어서 인지 주변의 나무 동료들 덕분인지 이미 꽃을 피웠다. 대성당 근처를 한 바퀴 야무지게 도는 장난감 기차도 운행을 시작했다. Vilnius 162_5월 12일의 아침 밤 기온이 계속 내려가니 집은 춥고 10도 언저리에서 맴돌던 낮 기온은 그래도 이제 많이 올라갔다. 다소 늦게 찾아온듯한 봄이라고 하기에도 참 정의하기 애매한 계절이다. 그래도 화창한 날이 많아서 볕이 드는 곳으로만 걸어다니면 따뜻하다. 신발은 아직 바꿔신지 못했다. 나무엔 꽃이 제법 피었다. Vilnius 161_4월의 아인슈타인 요 며칠 갑자기 맥머핀이 생각나서 토요일에 아침으로 먹기로 나름의 계획을 세웠다. 밤에 이동을 하며 여행을 하던 때에는 새로운 도시에 도착해서 호스텔 체크인 직전까지의 배회를 위해 화장실을 쓰고 아침을 먹을 수 있는 유일한 곳이었어서 이 작은 음식에 약간의 향수가 있다. 어딘가에서 만들어진 아침을 먹기 위해 일어나자마자 굳이 옷을 챙겨 입고 나가는 귀찮음에 웃음이 나왔지만 순식간에 안락하고 따사로운 기운에 사로잡혔다. 4월이 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칼바람이 불며 날씨가 걷잡을 수 없이 사나워졌다. 따뜻한 커피 한 잔에 달걀과 치즈가 들어간 맥머핀을 먹고 속이 든든해져서 돌아오는데 아인슈타인이 너무 추워 보인다. 빌니우스 버스터미널을 빠져나와 구시가를 향하는 사람이라면 대부분 지나치는 건물. 그러니 중앙.. Vilnius 160_조심히 걷기 10미터 정도 앞에 먼저 가고 있던 남자가 꽈당 넘어지길래 반대편 길로 가서 걸음을 이어갔다. 언젠가 나의 미끄러짐도 누군가에게 귀감이 되었겠구나 싶어 마냥 창피한 행위는 아니란 생각이 들며 괜시리 마음이 편해지면서 앞서 넘어진 남자의 겸연쩍은 뒷모습을 진심으로 위로해주었다. 지붕으로부터 물이 떨어져 거리에 쌓인 눈에 꽂히는 소리가 발자국 소리와 비슷하다. 계속 뒤에 누가 오는 느낌이 들었지만 거리엔 혼자였다. 제법 밝아졌고 어느새 2월이 되었다. 이 길에서 나는 보통 왼쪽 길로 꺾는다. Vilnius 159_오후의 성당 그제부터 오늘까지 매일 아침과 저녁 눈 위에 모래를 뿌리는 성당지기를 스쳤다. Vilnius 158_안뜰 이 풍경에서 많은 이들이 떠오른다. 바르바라와 제부쉬낀이 그 중 일등으로 떠오른다. 이전 1 2 3 4 5 ··· 2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