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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ffee

카페의 히든트랙


바리스타가 본격적으로 커피를 내리기 전 커피잔을 세팅하기 시작하면 나는 나대로 옆으로 비켜나 투명잔에 물을 담는다. 카페인으로 연결된 우리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풍경의 전형...ㅋ

마지막 트랙이 끝난 후에도 멈추지 않고 돌아가는 씨디 플레이어속의 디스크를 마주하고 우리는 언제 어떻게 갑자기 솟구칠지 모르는 숨겨진 사운드를 가늠하며 볼륨키를 확인하곤 했다.

빈 커피잔 옆의 반쯤 채워진 물 잔이 남기는 여지만큼 황홀한 것이 있을까. 다 마신 커피는 언제든 카페를 떠나도 되는 이유가 되지만 언제나 조금 더 우리를 그 자리에 머물게 하는 것은 물 잔이다. 기대할 것이 많지 않았던 우리가 그토록 열광했던 것, 더 매달리게 하는 것이 언제나 히든트랙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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