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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huanian Langu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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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어 77_지붕 Stogas 요즘, 정확히 말하면 딱 오늘까지 빌니우스의 옥외 광고에서 볼 수 있었던 문구. Menas be stogo. 직역하자면 '지붕없는 예술' 이란 뜻이다. 코로나로 인한 긴 봉쇄 기간동안 갤러리들이 문을 닫아 전시를 할 수도 전시를 볼 수도 없는 상황이 되자 '100명의 작가, 100개의 작품, 100개의 장소' 라는 컨셉으로 진행된 야외 전시 프로젝트이다. 작품 아래에 QR 코드가 있어서 원한다면 다른 작품을 구경할 수도 있고 작품이 마음에 들면 작가로부터 직접 구매도 할 수 있게 만들어 놨다. 하지만 사실 지붕이라는 단어 Stogas 를 볼 때 내가 항상 떠올리는 것은, 특히 화재로 지붕 자체가 없이 방치된 건물이 있는 바로 시장 근처의 이 장소에서 떠올렸던 것은 'Stogas važiuoja' 라는 리..
리투아니아어 76_커런트 Serbentai 며칠 전 시장에서 모듬 커런트를 만났다. 블루베리와 구즈베리,체리 몇 알이 마치 실수처럼 딸려들어간 검고 빨갛고 하얀 커런트들의 총집합. 리투아니아어로 세르벤타이라고 한다. Serbentai. 시골길을 걷다보면 어느집 담장 근처의 낮은 덤불속에 아기자기하게 자리잡고 있는 것들. 이런 커런트들은 보통 재래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데 그마저도 흔하지 않고 심지어 유리병이 아닌 이런 상자에 이렇게담아 놓은 것은 온전히 채집한 자의 센스이다. 리투아니아 마트에서 커런트를 만난다면 보통 카시스라고 적힌 예쁜병에 담긴 수입 시럽이나 잼의 형태일 것이다. 씹을 만한 적당한 과육과 대체 불가능한 분명한 맛을 지닌 딸기나 블루베리 체리등이 뭔가 교양있고 예절바른 느낌이 있다면 이들 커런트는 그냥 한꺼번에 입에 털어넣고 온 ..
리투아니아어 75_청어 Silkė 몇년 전 우리집에 머물었던 일본여인은 씨르케를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몇 번을 말했었다. 씰케. 바로 헤링이다. 그 친구는 청어 절임을 너무나 맛있게 먹었었다. 일본인들이 생선을 많이 먹는다고는 해도 염장된 청어의 맛이 아시아인들에게도 먹히는 맛이라는 것에 당시에는 약간 당황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스웨덴의 하지 축제를 다룬 영화 미드소마에 보면 땡볕아래에 앉아 있는 주인공에게 긴 생선 한마리를 가져와서 삼키라고 하는 장면이 있는데 영화 자체가 워낙에 고어하고 짖궂어서 그 생선이 굉장히 끔찍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리투아니아에서도 일상적으로 먹는 형태이다. '씰케는 생선이 아니다. 씰케는 씰케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 그렇듯 청어는 이곳에서도 별미로 통한다. 나에게 청어는 오랫동안 ..
리투아니아어 74_사람 Žmogus 좁은 동네에서는 지나다니는 사람도 적고 그들의 동선도 거의 비슷해서 오며 가며 스치던 사람들이 마치 아는 이가 되고 그들 중 어떤이들은 종종 자잘하고도 솔깃한 이야기들을 건네오기도 한다. 어린 딸의 손을 잡고 걸어가던 여인과 오랜만에 인사를 나누니 '놀이터에 사람들이 엄청 많아요'라고 말했다. 사람을 칭하는 Žmogus의 지소체 단어를 써서말이다. 사람의 형태를 한 작은 것들, 아기들을 칭하고 싶을 때, 사람이라는 단어 자체에 어떤 친근함과 주관적인 감정을 담고 싶을때, Žmogeliukas처럼 어미를 바꿔서 쓰는 것이다. 지소체의 어감은 뭐랄까. 한 뚝배기 하실래요? 의 그 뚝배기나 차표 한 장 손에 들고의 그 차표에 특정 어미를 붙여 친근하게 말하면 듣는이나 말하는이 모두에게 단어가 그 문맥 자체에서..
리투아니아어 73_Nealkoholinis 무알콜 2018년부터 주류 광고가 분명 불법인데 오히려 술광고는 더 늘어난 것 같음. 뭔가 얍삽한 무알콜 맥주 광고. 리투아니아어에서 Ne는 분명 네 라고 읽지만 (니예에 가깝지만) 엄연한 부정이다. 평일 오후 8시 이후에는 주류판매도 금지라 보통 냉장고에 블라인드를 내려놓던가 아예 주류 코너에 못들어가게 쇠사슬을 걸어놓는 경우도 있는데 완전 오픈된 공간에 일반 음료수들과 놓여진 맥주들이 있다면 그것도 물론 무알콜맥주이다. 0.0퍼센트 무알콜이라고 분명 써있지만 의외로 굉장한 혼돈을 주는 존재. 신비스럽게도 합법적으로 맥주를 사먹을 수 있는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실수로 그 무알콜을 집어오는 경우가 있다는 것.
리투아니아어 72_책을 옮기는 사람 Knygnešys 리투아니아어 단어 중에 좋아하는 단어가 세 개 있는데 Kriaušė (https://ashland11.com/389), Batsiuvys 그리고 Knygnešys 이다. 이 단어들이 나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거나 어떤 사연이 있는 것은 아니고 사실은 어감 때문이다. Batsiuvys와 Knygnešys는 흔한 복합명사로 직역하면 신발을 만드는 사람(Batai+siuvėjas), 책을 옮기는 사람 (Knyga+nešėjas)이란 뜻인데 보통 많은 단어들이 자모의 규칙적인 배합으로 이루어지는데 반해서 이 단어는 두 단어의 자음과 자음이 만나는 흔치 않은 단어라서 그 어감이 독특하다. 두 개의 성깔 있는 자음이 만나서 입 속에서 울려 퍼지는 작지만 고집스러운 충돌이 이 단어 자체의 성격을 규정하는 느낌마저 ..
리투아니아어 71_자신 Save 문이란 당기세요 라고 써있어도 무심코 밀기 시작하는 것. 열려 있는 줄도 모르고 열쇠를 넣어 돌려 다시 잠그고 마는 것. 세번을 돌리고 돌려야 열릴 때도 있는 것. 리투아니아어에서 Į 는 4격이 붙는 방향의 전치사로 뒤따라오는 단어를 향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저 문은 그렇게 열면 된다.
리투아니아어 70_누구 그리고 무엇 Kas Kas 는 누구 그리고 무엇을 의미하는 의문대명사이다. 리투아니아어와 문법적으로 유사한 러시아어에선 이 두 단어가 개별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재밌는일이다. 전깃줄에 걸린 신발을 보자마자 튀어나오는 많은 질문들의 시작이 그랬다. 저게 뭐야. 누가 던졌을까. 누가 저기 올라갈 수 있을까까까. Kas, Kas, Kas, 줄 위를 걷다가 벗어놓고 온 신발이면 좋겠다라는 바램으로 대화는 끝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