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huanian Language (125) 썸네일형 리스트형 리투아니아어 93_책 Knyga 램프 자리에는 사전이나 여기저기서 주워 온 리투아니아 잡지 같은 것들을 그냥 세워두는 편인데 오랜만에 존재감 뿜는 책들로 채워보았다. 이들은 빌니우스로 여행을 오셨던 소중한 블로그 이웃님 Liontamer 님께서 선물로 주신 책들인데 일부는 두고두고 읽으면 괜찮을 것 같아 내가 고른 것들이고 일부는 좋아하는 작품들을 손수 추천해 주셨다. 감사하는 마음과 행복감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모든 작품들이 묘하게 러시아에 수렴되는 와중에 헤밍웨이의 수필 속에서도 러시아 문학에 대한 짧은 언급이 있는데 동시대 동료 작가들에 대한 적나라한 언급과 비교하면 만나본 적 없는 선배 작가들에 대해선 그래도 예의와 존경 모드를 유지해주셨다. 근데 결국 그것도 러시아 소설은 읽어 본 적 없고 프랑스 소설이나 읽으라는 비평가.. 리투아니아어 92_ Abrikosas 살구 유사단어로는 아브라카다브라, 아바나마트 등이 있다. 리투아니아어 91_킥보드 Paspirtukas 이들이 이렇게 정갈하게 주차되어 있는 모습은 정말 드문 경우다. 요새 거리 곳곳 거의 어디든 서있어서 그냥 계획없이 충동적으로 올라타게 되는 경우가 잦은데 확실히 모든 지난 움직임들을 곱씹어보면 안전한 물건은 아니다. 직접 탈때는 보통 그 사실을 망각하지만 남이 타는 것을 보면 정말 위험해보인다는 것. 리투아니아에서는 Bolt 라는 앱을 통해 음식 배달과 더불어 택시와 스쿠터를 이용할 수 있다. 리투아니아어 90_튤립 Tulpė 작년에도 있었는지 내년에도 있을런지 알 수 없는 군초일튤. 리투아니아어 89_집 Namai 아주 오래 전에 집수리를 하면서 걷어낸 두꺼운 나무 기둥들로 좁은 발코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인용 벤치 같은 것을 만들어서 앉아 있고 그랬는데 비가 오면서 젖고 벌레가 생기길래 빌라 놀이터로 옮겨 놨었다. 이미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상당히 갈라지고 먼지가 쌓이니 앉기엔 불가능했지만 동네 아이들은 그것을 딛고 얕은 언덕을 오르내렸다. 며칠전에 이웃 할머니가 봄이 되면 가꾸는 화단 옆에 놀이터를 뒹굴던 큼지막한 쓸모있는 쓰레기들과 함께 벤치가 분해되어 있었는데 며칠 후 누군가가 이런식으로 벌레의 보금자리를 만들어놓았다. 벌레들이 모래상자나 미끄럼틀 따위를 등지고 전부 이 아늑한 보금자리로 몰려들기를 염원한다. 리투아니아어 88_연극 Spektaklis 부활절을 지내러 갔다가 우연히 연극 한 편을 보았다. 흡연 장면도 많고 총격씬도 있어서 냄새까지는 아니지만 뭔가 매케하고 몽롱한 느낌이 들었다. 옷 찾느라 줄서 있는게 싫어서 끝난 후에 최대한 끝까지 앉아 있는데 넓은 공간에서 맞이한 고요함이 뭔가 새삼스러웠다. 이 연극은 알고보니 퀜틴 타란티노의 헤이트풀 8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었는데 연극 제목은 Šv. speigas 였다. 영화를 봤다면 심히 납득이 되는 제목이다. 엄동설한, 동장군이라고 하면 저녁 뉴스 일기예보 느낌이 든다만 Speigas 는 어쨌든 혹한을 일컫는 말이지만 약간 미화되고 신성화된 추위의 뉘앙스가 있다. 밀폐된 공간속에서 진행되는 영화가 워낙에 연극적인 느낌이 강해서 정말 누군가가 연극으로 만들면 망설임없이 보러가겠다는 짤막한 감상을 .. 리투아니아어 87_어둠 Tamsa 세상의 여러 전쟁들 중엔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길면 길어질수록 누군가에게는 이로운 전쟁, 그러니 구조적으로 알려지지 않으면 안 되는 전쟁과 알려져 봤자 별로 좋을 것도 없고 관심도 못 받을 테니 알려지더라도 묻히고 근본적으로 알려지지 조차 않는 그런 전쟁이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전쟁들이 대외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와 상관없이 그의 영향 아래 놓여 있는 힘없는 사람들의 고통은 매한가지로 참혹한 것이다. 그러니 새삼 전쟁이 나면 알려질 가능성이 높은 위치에 살고 있다는 게 최소한 다행이라는 우습고도 자조적인 생각이 들었다. 전쟁은 그렇게 쉽게 일어나지 않겠지만 지금 피난길에 오른 사람들의 얼마 전 일상도 아마 쉽게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믿고 싶었던 전쟁에 대한 이야기로 가득했겠지. 삶의 터전을 등지고.. 리투아니아어 86_오리 Antis 지난주에 별생각 없이 집어 온 동화책. 오리는 또 왜들 그렇게 귀여운지. 현실에서 이 오리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대포 속의 오리. 전쟁 시작 전. 병사가 다급하게 장군에게 달려온다. -장군님. 대포를 쏠 수가 없습니다. -아니 그게 무슨 말이냐 대포를 쏠 수 없다니! -대포 속에 오리가 둥지를 틀었습니다. -뭐라고? 공격하려던 도시의 수장에게 대포를 빌리러 백기를 들고 들어가는 장군 -대포 하나 빌려주세요. 전쟁을 하는데 우리만 대포가 없으면 공평하지 않습니다. -대포가 우리도 하나밖에 없는데 어떻게 빌려준단 말이오. -그러니깐 그쪽에서 우리쪽으로 대포를 쏘면 우리가 대포를 가져와서 또 그쪽으로 쏘면 되지 않습니까. -아니 절대 그렇게는 안되오. 게다가 우리 대포는 너무 무거워서 꿈쩍도 안 할 거요. .. 이전 1 2 3 4 5 6 7 8 ···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