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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huanian Langu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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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어 69_빛 Šviesa 오래되고 새로운 것, 초라하고 멋진 것을 상관하지 않으며 힘들이지 않고 뚫고 들어오는 것. 빛은 단 한순간도 낡은 적이 없다.
리투아니아어 68_고슴도치 Ežiukai 같은 밀가루 덩어리에서 나왔는데 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니 진시황의 병마용을 떠올리게 하는 자태인가? 하긴 눈을 감고도 매번 1 그램의 오차도 없는 쌀밥을 집어 오물조물하는 스시 장인의 초밥도 어디 모두 같은 모습이겠냐마는. 그리고는 이들 밀가루 음식의 이름대로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예쁘다는 말을 최종적으로 되새겼다. 가장 평범한 밀가루 반죽을 가장 평범하게 떼어내어 치즈 강판의 뒷면에 쑥 밀면 탄생하는 리투아니아의 가장 평범한 밀가루 음식. 그리고 이렇게 평범한 음식인데 각 가정마다 다른 레시피가 존재 한다는 것이 이들 평범함들이 지닌 비범함일 것이다.
리투아니아어 67_정거장 Stotelė 바르보라는 식품을 배송하는 리투아니아의 최대 인터넷 마트이다. 사실 최대라고 할 수도 없다. 유일했기 때문이다. 나라가 사실상 격리조치를 취하면서 바르보라는 요 근래 가장 바쁜 회사가 되었다. 스토텔레는 역, 정거장이라는 뜻이다. 이곳은 물건 정거장이다. 바르보라는 아주 예쁜 빨간 자동차를 타고 다니는데 그 빨간 자동차가 배달해주는 물건을 받을 수 없는 사람은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고 빨간 정거장에 가서 자기 물건을 찾으면 된다.
리투아니아어 66_달걀 Kiaušinis 민족 대이동이 금지되어 빌니우스에서 조용하게 보내는 부활절이었기에 달걀 염색도 생략하려던 참이었는데. 전 날 우연히 모노노케 히메를 다 같이 감상한 이유로 얼떨결에 부활절 달걀 색칠이 만화 컨셉이 되었다. 막 새싹이 돋아나는 나뭇가지 사이에 아주 오래 전에 종이로 만들었던 숲의 정령을 놓아주었다. 건강한 숲에서 산다는 고다마의 머리 위에는 그렇게도 많은 먼지가 쌓여있었지만 우리 집 구석 어딘가에서 항상 우리를 지켜주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리투아니아어 65_나무 Medis 집근처의 나무 한 그루. 아마도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처음으로 봄을 알려오는 신호이다. 설악산 대청봉에 내려 앉은 눈이 겨울을 알리고 내장산 정상에 올라간 어머니 아버지들이 헬리콥터를 향해 손을 흔들며 만추를 배웅하는 것처럼. 비록 다음날에는 전 날의 햇살이 무색한 비바람이 불어 황급히 코트 단추를 채우며 후드를 뒤집어 써야 했지만 발길에 저 꽃잎이 채이지 않는 것은 봄이 아직은 깊지 않았다는 소리겠지.
리투아니아어 64_샌드위치 Sumuštinis 수무쉬티니스. 이것은 아마 명실공히 리투아니아인들이 머릿속에 떠올릴 가장 흔한 샌드위치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 버터 위에 오이. 오이 위에 햄이다. 오이를 빼면 이것의 좀 더 투박한 버전이 될 것이고 이도 저도 다 사양하고 돼지비계만 얹는 빡쎈 버전도 있다. 물론 이런 식으로 만들어먹는 샌드위치의 종류야 무궁무진하겠지만.
리투아니아어 63_버터 Sviestas 타향살이, 외국생활, 이민 등등 고향을 떠나 온 사람들의 생을 표현하는 단어들을 내뱉는 순간에는 왠지 회한, 설움, 고생, 외로움 같은 안타까운 뉘앙스의 이미지들이 뒤따른다. 실상은 별거 없다. 쟁여놓아야 하는 식품들과 사용하는 속담들이 달라지는 것,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맞닥뜨린다면 버터위에 버터를 바른 격이라는 속담이 먼저 떠오르고 일이 순조롭다고 생각할 땐 순풍에 돛을 다는 대신 버터 위에서 미끄러지는 것을 택하는 것, 그뿐이다. 쟁여놓는 식품 1순위는 아무래도 버터이다. 간장이 먹고 싶다고 해서 집에 있는 간장을 순식간에 마셔버릴 수 없듯이 버터가 아무리 많아도 다 먹어치워 낭비할 일은 없다. 그러니 세일을 하면 좋은 버터를 미리 사놓게 된다. 마트에 파는 버터의 성분은 천차만별이다. 무염..
리투아니아어 62_감자 Bulvytė 러시아의 까르또슈카에 해당하는 '감자' 라는 이름의 디저트가 리투아니아에도 있으니 일명 '불비떼'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감자는 불베 Bulvė 라고 하고 불비떼 Bulvytė 는 지소체. 뭔가 트러플 초콜릿과 비슷한 맛일까라는 생각을 가지고 먹기 시작 할 수 있지만 절대 그렇진 않다. 그렇다고 감자맛도 당연히 아니다. 단면을 자르면 다 식은 찐 감자처럼 묵직할뿐이다. 여러형태가 있겠지만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그냥 저렇게 둥근 것.촌스럽지만 정겹고 향토적이며 그 첫만남이 언제였고 몇 번 만났느냐와 상관없이 한 입 먹는 순간 개인의 추억이 밀려오는 디저트. 그런데 이 디저트를 아무곳에서나 쉽게 먹을 수 있는게 아니다. 빌니우스 구시가에서 이 감자를 파는 곳은 많지 않다. 그런 빵집에는 항상 아이들이 있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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