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세요...'
집을 나서면 하루에도 몇번씩 누르는 이것. 뭐라고 부르는지도 모르겠다. 특히나 지나다니는 사람이 별로 없는 이곳이라 더 자주 누르게 된다. 사람이 별로 없으니 차도 그만큼 적고 특히 집을 나와서 가장 자주 통하는 거리는 일방통행이라 아주 멀리에서 차들이 신호에 걸리면 휑한 도로를 그냥 가로 질러가도 아무 상관이 없을 때가 많은데 그런 상황에서도 오히려 쌩쌩 달리는 투명 차들을 거느린채로 그냥 기다리는 재미가 있다. 바보처럼 어깨로 무뚝뚝하게 떨어지는 신호음을 받아내며. 혹시 횡단보도 건너기에 가까스로 동참할 지 모를 타인을 기다리며. 빗속에서 뛰든 걷든 어쨌든 비를 맞는 그 사실 자체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하던 사무라이 생각도 하면서. 물론 어쩔땐 또 허겁지겁 뛴다. 마치 저 파란불을 놓치면 평생 파란불 구경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망상을 지닌채로. 어찌됐든 기다리라고 하면 왠만해선 기다리는게 좋다. 굴러들어 온 휴식의 기회.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되어 버리는 절호의 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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