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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와의 전쟁> 우선 먼 타국에서 드문드문이라도 좋은 한국영화를 볼 수 있게 해주 신 친구부부에게 땡큐. 과 을 보고나니 과 까지 보고 싶다. 이 영화는 포스터만 그냥 좀 보고 줄거리에 대해선 사전에 읽지 않았다. 사전에 줄거리를 읽지 않고 영화를 보려는 노력은 뭐랄까. 알바를 하긴 해야하는데 별로 하고 싶지는 않고 알바구함이라는 쪽지가 붙은 가게에 들어가보긴 하는데 이미 구했다는 소리를 듣길 바라는 그런 심정? 일맥상통하는 뭔가가 있다고 생각하고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천재다. 두가지 행위에 구체적으로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뭔가 있는거 같다. 나는 알파치노가 좋다. 그 어떤 영화에서도 그는 천하무적 완벽한 강자인적이 한번도 없었다. 요는 많은 이들이 그를 강한 주인공으로..
[리투아니아음식] 검은빵과 친구들 샌드위치 백작이 그냥 눈깜짝할 사이에 그냥 제법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해서 샌드위치라고 하지 않았나. 그래서 나는 으깨고 바르고 굽고 자르고 아무튼 복잡하게 먹는 샌드위치가 별로다. 그냥 대충 잘라서 얹어 먹던가 가열이 필요하다면 전자렌지에 돌리는 정도. 토스터에 구워서 뭐 버터를 발라 먹는것도 복잡한 샌드위치의 유형에 속한다. 특히 싸구려 토스터에 구워진 수분 다 빠진 딱딱한 식빵 모서리에 입천장이 찢겨보기라도 한다면 더더욱. 왜 한국에서도 배고플때 가장 맛있는 음식은 찬밥에 마가린 간장아닌가. 뭐 간혹 전자렌지에 밥을 데워 스믈스믈 녹아가는 마가린을 보는게 흐뭇할때도 있다. 아니면 그냥 가족들 다 잘때 밥솥을 열어서 김을 꺼내 손으로 싸먹는 김밥이나. 아무튼 최소한의 시간과 비용으로 먹는 음식에..
[리투아니아음식] 돼지비계와 샌드위치 검은 빵 (Duonas) 을 리투아니아인의 소울푸드라고 했겠다. 그렇다면 리투아니아인이 일컫는 가장 전통적이고 원시적인 형태의 샌드위치는 어떤 모습일까. 누군가 배고프다고 할때 "간단하게 샌드위치 (Sumuštinis) 라도 만들어 먹지 그래?" 아침 먹었어? 라는 물음에 "어, 대충 샌드위치 만들어 먹었어" 라고 대답할때의 샌드위치의 개념이 바로 사진의 모습이다. 오픈 샌드위치 재료를 전부 도마에 놓고 바로바로 잘라먹는게 가장 편하다. 빵의 종류는 상관없다. 검은 빵, 호밀빵, 식빵 ,치아바타,포카치아,바게뜨 다 된다. 가장 손쉬운(냉장고에서 바로 찾아낼 수 있는) 내용물로는 오이,생양파,생마늘 그리고 돼지비계 (Lašiniai) 사진에는 빵에 버터까지 얹었는데 사실 필수는 아니다. 해외에 나가 사는 ..
Vilnius 05_4월의 눈 한국에도 18년만에 눈이 왔다고 하니 리투아니아에 4월에 눈이 온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일지 모른다. 날씨가 따뜻해지길래 창문에 박아 놓은 못도 뽑고 창틈에 구겨넣은 신문지도 모두 뜯었는데 이렇게 슬쩍 다시 추워졌다. 그냥 장난처럼 내릴것 같더니 눈보라가 친다. 눈이 차곡차곡 쌓일만큼의 기온은 아니라 내리는 족족 얼음처럼 투명해진다. 그나마 지난 주 일요일부터 시작된 썸머타임덕에 날은 추워졌지만 세상은 밝다. 앉으려고 내놓은 의자받침도 무용지물이 되었다. 그래도 눈은 나름 견고하게 쌓여있다. 작년에는 4월 말쯤이었던 부활절이 올해는 4월 초다. 다음주가 벌써 부활절인데 눈이 안녹으면 삶은 계란 굴리는 놀이 하려는 사람도 없겠다. 뭐 물론 그 놀이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하는것 같진 않다. 이렇게 짙은..
Vilnius 04_서점구경 토요일 오전 좋은 날씨에 필받아서 오랜만에 서점에 갔다. 빌니우스 대학 근처에 위치한 수입서점. 건축,미술,여행,사진등 예술서적들이 대부분이다. taschen 이나 lonely planet 뭐 그런 종류의 책들. 책읽는것보다 책모으기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딱인 서점이다. 책장에 꽂아만놔도 폼나는 색감좋은 하드커버에 스타일리쉬한 내용들이 주류를 이루는데 그냥 지나가다가 이런저런 사진을 보러 들르긴 하지만 론니플래닛 한권 산것 말고는 구입의 기억이 없음. 이런 백과사전식의 요리책이 5분만에 하는요리, 천원으로 하는 요리 같은 요리서들보다 훨씬 땡기긴 하지만 이런걸 기름튀기고 물튀기는 부엌에 놔두고 요리를 하기엔 정말 비실용적인것같다. 우선 너무 무겁고, 정말 거실에 꽂아놔야할 부류의 책이다. 토요일이라서 아..
Vilnius 03_Salomeja Neris Mokykla 빌니우스 구시가지의 메인스트릿중의 하나인 vokiečių gatvė. vokietis 는 독일인이라는 뜻이다. 멀리 성 코트리나 성당이 보이고 앞에서부터 빙 둘러싸고 있는것은 살로메야 네리스 중학교. 여름이 되면 학교 앞 뜰은 근처 레스토랑들의 노천카페로 이용된다. 일방통행이긴 하지만 차들이 저렇게 다니는데 서버들이 길 건너다니면서 주문받고 서빙하는걸 보면 가끔 아슬아슬하다. 구시가지내의 대부분의 거리가 일방통행이거나 자동차 진입이 아예 금지되어 있거나 그렇다. 그래서 아주 가까운곳도 이리저리 삥둘러서 돌아나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는데 그래서 구시가지내에서는 스쿠터나 자전거 이용이 훨씬 편하다. 물론 날씨가 따뜻할때에만. 식당에서 택시를 타고 집에 가야할 때가 가끔 있는데 택시기사에게 인간 내비게이션이 되..
Vilnius 02_주말의 빌니우스 주중에는 잔뜩 흐리던 날씨가 금요일 오후부터 화창해진다. 토요일 하루 반짝 따뜻하다가 일요일부터 다시 어둑어둑 추워지는 요즘. 벌써 2주째 이런식이다. 지지난주 토요일에는 영상 12도까지 기온이 올라갔다. 정말 말 그대로 미친듯이 사람들이 집밖으로 뛰쳐나왔다. 작년보다 평균 5도정도 더 추웠던 겨울이었으니 모두들 갑자기 찾아온 봄을 맞이하고 싶었던거다. 처음에는 잘 이해가 안갔다. 겨울이 끝나고 봄이 오는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데 갑자기 해 조금 나고 날씨가 따뜻하다고 너도나도 작정하고 집밖으로 나오는것이 이상했다. 하루상간에 텅 빈 거리가 사람들로 가득찬다고 생각해보라. 모두가 좀비로 느껴질 만큼 이상하다. 한해 두해 지나고 나니 심정적으로는 이해가 갔다. 삼년 사년 지나고 나니 나도 본능적으로 집밖을 ..
리투아니아의 유태인 빌니우스 시내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유태인들. 지난 토요일 오전 빌니우스 시내에서 대략 이삼십명쯤 되어보이는 유태인 무리와 맞닥뜨렸다. 자주는 아니지만 동네 대형마트에서도 주기적으로 마주치는 유태인 가족이 있다. 그들만의 의상과 그들만의 언어. 이들의 전통은 왠지 끊어지지않고 언제까지나 계승될것 같은 인상을 준다. 과연 그럴까? 몇몇 리투아니아 친구들은 이런 질문에 히틀러 보다 더 한 제 2의 히틀러가 나오지 않는 이상 아마도 라고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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