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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k st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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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년의 여름_마로니에_칵테일사랑 마로니에의 이 앨범은 내가 생애 최초로 구입한 LP였다. 라디오를 열렬히 듣던 시절에 가요였으니깐 아마 FM 데이트나 별밤 같은 프로그램에서였을거다. 칵테일 사랑을 처음 듣고 완전 반해서 공테잎에 녹음을 해놓고 들었는데 정말 나만 좋아하고 싶은 그런 보석같은 노래였다. 이 앨범속의 란 곡도 참 좋아했다. 그런데 공테잎을 재생할 필요도 없이 라디오에서는 거의 매일 이 노래를 틀어줬고 그렇게 엄청난 선곡율을 보이던 이 곡은 결국 공중파로 넘어가서 가요톱텐 골든컵까지 탔다. 그때 난 약간의 상실감을 느꼈다. 알다시피 이 노래는 정말 요즘 세상에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을 기상천외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이 노래를 듣자마자 많은 사람들이 자동적으로 머릿속에 떠올릴지도 모르는 그 모습들, 선글라스를 끼고 기타치는..
8월에 부쳐_Bebel Gilberto_August day song 오래된 노래, 오래된 여행, 오래된 일기 그리고 8월
바람의 노래 3_ 風にあずけて (entrusts the wind)_Advantage Lucy 이 곡은 너무나 좋아했던 일본밴드 어드밴티지 루시의 바람 노래이다. 일본 노래는 발음이 쉬우니 무슨 뜻인지 몰라도 따라 부를 수 있으니 확실히 좋다. 물론 당시 일본어를 원어민처럼 했던 친구에게 채팅창에 가사를 적어줬을때 하나도 못알아듣겠다고해서 절망했지만. 이 노래가 수록된 음반 Station 을 유니텔 브릿동에 올라온 파일로 처음 접했는데 그 당시주로 듣던 음악들과 너무나 다른 스타일의 음악이어서 신선한 충격을 받았었다. 그때 브릿동 오프라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사람들도 오히려 브릿팝을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다기 보다는 시부야계나 인디락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았던것 같다. 이 밴드의 음반 자켓들도 그렇고 모든 음악들이 뽀송뽀송하고 밝고 경쾌하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오묘한 회색이 있다. 왜 일본 만화에..
바람의 노래 2_ 風をあつめて (Gather the wind)_Happy end 바람하면 또 생각나는 노래가 이 일본 노래. 이 노래는 영화 Lost in translation (http://ashland.tistory.com/139)에 수록된 곡이다. 이 영화를 아주 여러번 봤는데 엔딩크레딧이 올라갈때 이 노래가 담백하게 흐른다. 유튜브 영상을 찾다가 누군가가 정성스레 만화와 편집해서 영어와 스페인어 자막까지 입힌것을 발견함. 만화에 등장하는 뭔가 서먹하고 거리감있는 인물들을 보고 있으니 스칼렛 요한슨과 빌머레이의 모습이 겹쳐진다. 특히 15초 부분에 등장인물들이 침대에 가만히 누워서 자고있는 장면을 보니 잠든 스칼렛 요한슨을 말없이 쳐다보던 빌머레이의 모습이 떠오른다. 일본어를 하지 못하지만 이 노래를 통해 예쁜 몇몇 단어를 알게됐었다. 이 영상에서도 아래의 스페인어 자막에서 바..
바람의 노래 1_ Le vent nous portera (The wind will carry us)_Sophie Hunger 게로베요, 게로베요, 바람 생각 하다가 좋아하는 음악 몇개가 떠올랐다. 공통적으로 바람이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노래들. 이 곡은 영화 Cafe de flore (http://ashland.tistory.com/133) 를 보고 알게 된 노래로 원곡은 프랑스 그룹 Noir desir 의 것인데 영화음악에는 이 여인 소피 헝거의 버전이 수록됐다. 참 슬픈 영화인데 해피엔딩인듯 끝난다. 아주 어릴적 만나 결혼해서 아이 둘을 낳은 부부가 남편의 외도로 이혼을 하고 남편은 결국 재혼을 하고 그 상황과 전부인도 아이들도 타협하고 전부 받아들이게 되는 대략의 줄거리인데 마지막에 집에서 결혼후 파티하는 장면에서 주인공의 딸이 떠들썩한 와중에서 이 음악을 튼다. 마지막의 이 노래때문에 나에게는 결국은 슬픈 영화로 남게 되..
Placebo <20 years> 빌니우스에는 티비가 없고 가끔 파네베지에 가면 티비를 볼 수 있다. 근데 어릴때 명절에 강원도 큰집에 가면 같이 놀 사람도 없고 해서 어쩔 수 없이 티비 켜면 나오던 지방 채널 볼때 느꼈던 우울한 기분이 생각나서 잘 안보게 된다. 근데 하얼빈에 얼마간 있을때 봤던 추억이 있는 러시아 채널 몇개가 있고 옛날 러시아 영화도 자주 해주고 특히 러시아어 더빙으로 좋은 영화를 해주는 TV1000이라는 채널도 있어서 잘 못 알아들어도 그냥 멍하니 보고 있을때가 있다. 지난 달 파네베지에 갔을때 평소처럼 채널을 돌리다가 얼핏 러시아 토크쇼 진행자의 입에서 플라시보란 단어가 들렸고 얼핏 보컬 브라이언 몰코를 닮은것 같은 사람이 스쳐지나갔다.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브라이언 몰코의 모습은 아무래도 98년도의 2집
루리드와 상그리아 지난 주말은 성 요한의 날에 맞춰서 기온이 32도까지 올랐다. 라일락은 아주 오래 전에 자취를 감췄다. 날씨가 더워지면 생각나는 술이 상그리아이다. 나는 술을 잘마시지도 못하고 즐기지도 않지만 어떤 노래나 책이나 영화속에서 접한 특정 술에 대한 환상같은것이 있다. 가슴 깊이 좋아하는 영화가 있다면 노래가 있다면 소설이 있다면 아마 누구라도 그럴것이다. 대표적으로 라일락 와인이 그렇고, 물론 그것은 존재하지 않지만. 오아시스의 진앤토닉이 그렇고. 듀드의 화이트 러시안과 라빅의 칼바도스 그리고 최백호의 도라지 위스키도 낭만적이다. 난 치열한 인생을 살고 있지 않다. 하루하루는 성실하고 부지런히 살아야겠다고 생각하지만 큰 그림 속의 내 인생 전체는 대충대충 흘러갔으면 좋겠다. 세상의 어떤 사람들은 사력을 다해..
라일락 와인, 라일락 엔딩, 한국에선 봄이되고 벚꽃이 피면 벚꽃엔딩이라는 노래가 인기가 많다는데 그 시기에 빌니우스에서 벚꽃을 볼 수 있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중고등학교 6년내내 벚꽃 완상의 시간이 있었다. 물론 화창한 봄날 그냥 수업을 하지 않는 자유 시간이라는 의미가 모두에게 더 강렬했지만 그때 하늘에서 떨어지는 벚꽃잎을 잡으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참 많이들 뛰어다녔다. 왜 소원들은 굳이 힘들게 잡아야하고 한번에 불어서 꺼야하고 던져서 맞혀야 이루어 지는것인지 참 우스운 일이다. 생각해보면 참 풋풋한 시절이었다. 물론 난 그렇게 발랄하게 뛰어다닐 감성은 전부 내다 판 학생이었지만. 그래서 그런지 벚꽃에 대한 기억은 뜨뜨미지근한 물처럼 밍밍하다. 빌니우스 시청 근처에 조성된 조그만 벚꽃 언덕이 있는데 쉰들러 리스트의 주인공 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