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원한 휴가

(970)
<다른 나라에서> 홍상수 (2011) 이번에는 '모항 해수욕장'이 배경이다. 영화 시작부터 노골적으로 팬션간판을 보여주는데 이런 팬션도 협찬받은게 아닐까 그냥 혼자 생각중. 배우들이 하도 홍상수 영화는 노개런티라고 떠들고 다닌 영향도 있고 설상가상 김상경이 무릎팍도사에서 소주도 자비로 샀다는 얘기를 한마당에 그래도 절에서 기와에 소원 적는거는 돈내고 했겠지 또 혼자 생각해본다. 그의 영화중에서는 그래도 서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곳이 배경이구나 했는데 는 제주도가 배경이었으니 그건 아니고 아무리 소주에 삼겹살을 구워먹어도 외국배우가 출연을 해서인지 정서적으로 한국같지 않다는 느낌을 주었나보다. 한마디로 모항 해수욕장에서 올 로케로 촬영된 이다. 이런 시나리오로는 샤를롯 갱스부르를 섭외했어도 성공하지 않았을까. 오롯이 '세명의 안느'를 연기하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홍상수 (2008) 새해 다짐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되도록이면 이러진 말아야겠다'라고 생각해본것이 몇가지 있다. 단지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된다는 생각으로 정해진 시간에 자려들지 말자. 저녁을 먹었다는 이유로 야식을 피하려들지 말자. 내일 쉬는 날이어도 머리가 가려우면 그냥 감자. 뭐 이런 별 쓰잘데기없는 다짐들인데 한마디로 본능에 충실하자 그런거다. 내 자신에게만이라도 좀 덜 설명하는 생활을 해야하지 않을까 해서다. 자잘한 욕구들을 억누르기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자정넘어서 또 폭풍쉐프질. 얇은 스파게티면을 삶는데에 고작 6분의 시간이 필요한데 가스렌지 앞에 서기까지 한시간을 망설이는것은 죄악이다. 마늘과 토마토가 익는 시간동안 창밖으로 대여섯대의 차가 지나갔다. 음식을 먹고 빈..
만춘 晚春 (1949) 6년전인가 이 영화를 하얼빈의 기숙사에서 처음 보았다. 복제디비디를 쌓아놓고 파는 가게들이 몇군데 있었는데 단속이 뜨면 며칠이고 장사를 안해서 혹시라도 문을 닫을까봐 진심으로 걱정하곤 했다. 영화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었지만 대략 6위안이면 고화질의 영화 DVD 를 살 수 있었는데 그때 운좋게 구입한것이 바로 크라이테리언 콜렉션의 이클립스 시리즈중 '오즈 야스지로' 시리즈였다. ,
<생활의 발견> 홍상수 (2002) 무릎팍도사에 김상경이 출연했다. 김상경이 게스트로 출연했던 개그콘서트의 편을 떠올려보면 토크쇼 출연이 그렇게 뜬금없는것 같진 않다. 단지 속의 김상경은 속된말로 찌질했어도 수다스럽진 않았는데. 김상경의 입담에서 박중훈의 위트를 기대했던것이 사뭇 민망해졌다. 김상경 스스로는 자기가 정우성과 송강호의 중간 지점에 있는 배우같지 않냐고 되물었는데 물론 도사들은 그 중간에 이병헌이 있지 않나요 하고 받아쳤지만. 하하하. 김상경은 자신이 가진 평범하고 생활 밀착적인 캐릭터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했던것 같다. 격정적인 사랑에 빠지거나 살인을 할 만한 극적인 캐릭터가 사실 그에겐 없다. 송강호는 정우성보다 분명 못생겼지만 의 무능력한 회사원을 연기해도 그는 평범해 보이지 않는다. 김상경은 검사에 의사까지 엘리트를 연기..
<스윙걸즈> 시노부 야구치 (2004) 내 생각에는 재즈도 와인이랑 비슷한 녀석인것 같다. 어떤것을 재즈라 부를 수 있는지 어떤 와인이 좋은 와인인지에 대한 명확한 해석과 함께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는 놈들. '재즈입문'이라는 책이라도 사보지 않으면 왠지 잘못된 재즈의 길에라도 들어설것 같은 걱정을 하게 만들고 그렇게 청운의 꿈을 안고 입문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애드립, 임프로비제이션이라는 놈에 발목을 잡힌다. '그건 배운다고 되는게 아니야'라는 가장 절망적이고 무서운 충고와 함께. 흔히들 재즈는 정해진 악보에 따라 연주하는 클래식과는 다르다고들 한다. 하지만 클래식을 연주하는데 있어서도 즉흥적인 창의력은 요구되는 법. 예를 들면 코엔형제의 의 애드 크레인 (빌리 밥 손튼). '항상 마지막 열쇠를 돌리지 않아서 내 인생이 이모양 이꼴인건가' 라..
[리투아니아생활] 새해 맞이 크리스마스 기간동안 내린 비로 길거리는 질퍽해질대로 질퍽해졌지만 갑자기 영상 3도까지 오르는 이상기후로 질퍽해진 상태로 얼어버렸던 나머지 눈들도 거의 녹아버렸다.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나면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새해를 어디서 보낼거냐는 질문을 하기에 바쁘다. 크리스마스가 전통 명절로 온가족이 모이는 가족적인 개념이 강하다면 12월 31은 좀 더 개인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있다. 친한 친구들끼리 모이거나 종각에서 타종행사에 참여하는 한국의 인파들처럼 일부 리투아니아인들도 시내 곳곳에 모여 샴페인과 폭죽을 터뜨린다. 생각해보니 몇년 연속 계속해서 여럿이 모여 새해를 맞이했던것 같다. 그래서 이번해에는 조용이 집이서 둘이 보내기로 했다. 작년에 서울에서 불꽃 축제에 참여할 기회가 운좋게 있었는데 그 폭죽에 비교..
디아블로 3 이 사진이 의미하는바를 유저의 입장에서 가슴으로 이해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2012년이 가기전에 레벨 50을 달성하겠다는 남편의 포부는 이미 머릿속에 각인된지 오래이다. 이건 뭐냐 그러니깐 남편의 취미에 대한 오마쥬이자 상생과 협력으로 풍성한 2013년을 맞이하기위한 마인드 컨트롤이랄까. 줄리아 차일드의 남편은 요리 좋아하는 아내덕에 아내도 기억못하는 요리 용어를 인지할정도의 요리지식을 터득하게되지만 나는 그냥 진심으로 행복한 표정으로 게임얘기를 풀어놓는 남편의 얘기를 경청하는것으로 소임을 다하려 한다. 반년 후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지도 예측하기 어려운 변화무쌍한 인생이다. 나이가 들어서의 우리의 일상은 어떤 모습일까. 훌륭하든 그렇지 않든 우리의 세계관과 우리의 방식대로 살아가는것이 최선이라는 생..
st.dalfour 무화과잼 리투아니아에 살면서 잼이나 마멀레이드 같은 설탕에 절인 저장식품을 돈을 주고 사먹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번은 식당에서 아오리 같은 옅은 녹색 사과 한봉지를 주문해 놓고 하나씩 꺼내 먹고 있는데 주방 아줌마가 혼을 냈다. 집에서 가져다 줄테니 다음부터는 절대 돈주고 '사과' 사먹지 말라고. 그 집이 과수원을 해서가 아니다. 대부분의 리투아니아 사람들은 섬머 하우스 개념으로 sodyba 라고 불리는 조그마한 시골집 하나씩은 가지고 있다. 쉽게 말하면 러시아의 다챠와 같은 여름 별장. 짧다고 말하기에도 너무 짧은 리투아니아의 여름을 만끽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은 이 섬머 하우스에서 주말을 보내는것이다. 이곳 저곳 아는 지인들의 섬머 하우스에만 초대 받아 돌아다녀도 여름은 금새 지나간다. 사과 나무 한 그루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