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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샤바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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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land 11_올 가을 바르샤바의 마지막 커피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을 맹신하며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꽤나 조심스럽게 사용하는 편이라 마지막을 한정하는 말들은 최대한 세부적으로 소심하게 좁혀 쓴다. 터미널 근처에 와서 밤차를 탈 때까지 코스타 커피에서 시간을 보냈다. 혼자서 서둘 곳이라곤 없으니 역시 오래 앉아 있어도 자리가 불편하지 않은 이런 대형 카페에 머물게 된다. 며칠 전 바르샤바에 아침 6시에 도착해서 중앙 역을 향해 걸어갈 때 처음 봤던 카페였지만 그래도 다소의 추억이 남아 있을 중앙역까지 가서 아침 커피를 마시자는 생각에 카페인의 유혹을 뿌리치고 내 갈길을 갔었다. 이렇게 '다음에 오면 되니깐 우선 딴 데부터 가자' 하고 안 가는 경우 아예 갈 기회를 놓쳐버릴 때가 있는데 8차선 도로를 건너기 싫었던 게으름 덕분에 계획대로 오게 되었다. 앉..
Poland 06_ 가장 기억에 남는 풍경 바르샤바 여행은 대사관 방문과 친구 만나기가 주목적이었다. 그냥 여기저기 걸어 다니다 눈에 띄는 카페를 많이 방문했으면 좋겠다고 막연히 생각했지만 생각만큼 다양한 카페에 가진 않았다. 위가 줄어들었는지 남이 해주는 음식을 먹으며 하릴없이 지내는 며칠간 배가 항상 불렀는지 커피 생각도 디저트 생각도 잘 안 났다. 저녁 먹고 카페에 가서는 커피 생각도 안나서 허브차를 마시곤 했다. 바르샤바로 떠나기 전에 딱 한번 카페 검색을 했는데 stor라는 카페가 눈에 들어왔다. 스톨리츼나야라는 보드카 브랜드의 stoli 로고가 계속 떠올라서 뭔가 stolichnaya와 store를 결합하며 술 저장고 같은 어감이 있었던 카페. 이름에 관한 몇 번의 농담을 하고 그렇게 잊혀졌다. 몇년 만에 오후 1시까지 질퍽하게 늦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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