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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9.07.20 Vilnius 100 (2)
  2. 2012.02.28 리투아니아어 과외
Vilnius Chronicle2019. 7. 20. 06:00


모든 대상들이 전부 따로 노는 느낌의 풍경이다. 오랜만에 은사님은 만나러 빌니우스 대학을 향했다. 빌니우스 대학의 어학당에서 외국인들에게 리투아니아어를 가르치는 그녀에게서 이곳에 처음 여행을 왔던 그 시기에 18시간 정도의 개인 교습을 받았다. 정확히 딱 18번, 이 정원을 지나 저 높다란 아치를 통과해서 멋들어진 천장 벽화를 지닌 어문학부 사무실에서 이른 아침 꿈 같은 시간을 가졌었다. 수업이 끝나고 나오면 빵집에 들러 그날 배운 과일 이름이 들어간 빵과 마트의 홍차 티백을 골라 사들고 어딘가로 향했다. 그때가 이른 5월이었다. 분수와 광합성용 의자(?)가 무색하게 요즘의 날씨는 오히려 여름에 들어서기 직전의 쌀쌀한 그 해 5월을 연상케 한다. 다리를 뻗고 앉을 수 있는 저 색색의 의자들은 얹가도 항상 비에 젖어 있다. 기다리는 동안 들를까 했던 대학내 서점은 공사중으로 문이 닫혀 있었다. 구시가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통령궁 근처의 빌니우스 대학은 어문학부와 역사학부가 주를 이룬다. 의대, 공대 같은 학부들은 빌니우스 곳곳에 흩어져 있다. 대학 기숙사조차도 멀리 떨어져있다. 그래서인지 한국어를 배우는 어떤 학생들은 한국의 대학교 내에 기숙사가 있다는 것에 어리둥절해 한다. 빌니우스 대학은 현재의 로마 교황을 배출한 예수회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440년 전에 지어졌다. 빌니우스 구시가의 알짜배기 건물들은 보통 예수회 재산이라는 말도 있다. 교회는 항상 돈이 많다. 그 시기 빌니우스에 고등교육기관이 없었기 때문에 명문가 자제들은 프라하나 크라코프 같은 대도시의 대학으로 유학을 가곤 했다. 유학 갔다가 현지에 정착하는 바람에 인재들이 유출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되돌아온다고 하더라도 신교에 홀려서 오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예수회는 부랴부랴 대학을 세운다. 빌니우스의 바로크식 성당들도 예수회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지어진다. 웅장한 내부, 평범한 사람들이 완전히 압도되고 경도될 수 있는 화려한 연극과 음악들로 성당들은 가득 채워졌다. 중간에 문을 닫고 소유자가 바뀌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현재는 어찌됐든 리투아니아에서 가장 이름있는 대학으로 남았다. 빌니우스 대학과 성 요한 성당과 종탑이 전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다같이 둘러보는 재미가 있다. 선생님을 만나서 근처 카페로 차를 마시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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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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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날 배운 과일이 든 빵을 사먹는거 넘 사랑스러워요 절대 안 잊어버릴거 같아요

    2019.07.20 21:4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Lithuania2012. 2. 28. 07:39


4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익숙했던것들을 잊는데에 걸리는 시간이 짧은만큼 새로운것에 익숙해지는데 걸리는 시간역시 그다지 길지는 않다.  
어딜가든 나름 적응이 빠른편이라 리투아니아에서의 첫 시작 역시 낯설거나 어색하거나 하진 않았다. 
2006년 여름, 여행하려 들른 리투아니아에 머문지 대략 한 달 만에
이런저런 경로로 리투아니아어를 가르쳐줄 과외선생님을 찾아냈다.
빌니우스 대학에서 외국인들에게 리투아니아어를 가르치는 대학 강사인 엘비라.
아들 셋을 가진 소탈한 리투아니아 아줌마이다.
빌니우스 대학이면 그래도 리투아니아에서 제일로 쳐주는 대학인데 
본강의이외에 이런 과외로 부수입을 챙기는것을 보면 대학교수라는 직업이 넉넉한 생활을 보장하지는 않는듯하다. 
엘비라는 항상 일에 파묻혀 지내는 모습이었고 경제적인 풍요와 상관없이 
멋과 여유가 몸에 벤 내가 상상하던 유럽 지식인들의 모습을 그녀에게서 찾기란 어려웠다.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이 자식학비때문에 북유럽으로 일하러 간다는곳이 이곳이 아닌가. 
'여성 희망 직업 1순위- 교사'라는 공식은 리투아니아에서는 어림도 없는 소리이다. 
수업은 영어로 진행됐고 수업시간은 엘비라의 본강의가 시작되기 전인 오전 7시부터 8시까지 한시간.
당시 대학원 졸업 작품을 준비하던 지금의 남편과 함께 집을 나서 남편은 작업실로 나는 엘비라의 사무실로 향했다.
수업이 끝나고나면 대학 근처 조그만 빵집에서 빵을 사들고 작업실로 향했다. 
조금은 쌀쌀하지만 청신했던 그 해 리투아니아의 5월 날씨.
아무것도 몰랐기에 가장 순수했고 자유로웠던 순간들.  
내 인생의 화양연화를 꼽으라면 아마 그 해 5월이 아니었을까. 




 빌니우스 시내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빌니우스 대학.
리투아니아의 대통령궁 근처에 자리잡고 있는 이곳에는 역사학 어문학을 비롯한 인문학부만이 자리잡고 있다.
유럽내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이라는 빌니우스 대학이지만 규모는 무척 작다.
길을 잃기 쉽다는것은 일종의 아이러니이다. 
한두개의 벤치와 꽃밭으로 이루어진 작은 뜰을 사이에 두고 학부와 학부가 이어진다. 


 


단체 관광객들에겐 관광코스가 되기도 하는 빌니우스 대학. 연중 어느때에 가도 계절학기 느낌이 든다.





카세트를 들고 있는 분이 과외선생님 엘비라이다.




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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