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니우스 4월 (1) 썸네일형 리스트형 Vilnius 68_19시 57분 Vilnius_2018 겨우내내 어둠을 뚫고 귀가하는 것이 발목에 엉겨붙는 질겅한 눈만큼의 피로감을 주었다. 겨울의 추위는 온도계를 지녔겠지만 그 어둠의 채도는 너무나 한결 같아서 겨울이 추위의 대명사가 된 것은 순전히 그가 어떻게도 해결 할 수 없는 어둠을 회피하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계절은 그 어둠을 이를 악물고 빠져나온다. 삽으로 파헤쳐지고 발로 다져짐에 쉴틈없는 놀이터 모래 상자속에 보란듯이 고개를 치켜 세운 잡초 한 가닥처럼. 그리고 그 오기가 빚어낸 설익은 계절의 가파름은 이번에도 여지없이 허무함을 뿌리치지 못했다. 겨울을 좀 더 나른하게 보내면 봄이 좀 덜 무기력하게 느껴질까. 오후 8시 남짓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 서머타임의 시작으로 4월들어 급격히 밝아진 저녁과 길어지는 낮...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