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슬로베니아 동전

(2)
슬로베니아 20센트 동전- 합스부르크의 명마 리피자너는 여전히 달리는 중. 돌이켜보니 말 한번 타보지 못한 그간의 내 인생에도 많은 말들이 있었다. 작은 숙녀 링이 타던 앤드류스, 제이크 질렌할을 브로크백마운틴까지 데려다주던 말, 와호장룡에서 장쯔이와 장첸을 태우고 광활한 벌판을 누비던 말, 잉글리시 페이션트에서 크리스틴 토마스 스콧과 함께 사막을 배회하던 말, 무거운 짐을 싣고 가파른산을 오르기 전에 과음을 해야 했던 이란 영화 속의 노새들, 5살 내 동생이 설악산 입구에서 오천원주고 기념사진 찍었던 말, 그리고 슬로베니아 동전에 새겨진 합스부르크 왕조가 사랑했던 말, 리피자너. 언젠가 대형공구상점에서 연필깎는도구 하나를 사고 거슬러 받았던 이 20센트 슬로베니아 동전은 당시 그 행색이 지나치게 남루하여 나는 다시 상점으로 돌아가서 후시딘 연고처럼 생긴 금속 연마제를 ..
슬로베니아 50센트 동전 - 슬로베니아의 상징, 트리글라우 (Triglav) 유로 동전 디자인의 몇 가지 스타일이라면,인류가 추구해야 할 가치와 정신이 새겨진 동전, 방문해서 구경 가능한 문화유산이 들어간 동전, '영국 말고 우리나라에도 왕이 있어요'라고 말하고 싶은 입헌 군주국의 동전, 지금보다 강성했던 역사적 부흥기를 이끌었던 인물이나 민족의 상징을 앞세우는 동전, 그리고 국가가 끊임없이 부침을 겪는 동안에도 우직하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자연 유산을 담은 동전.자연 유산을 새기면 물론 그 나라의 관광 소득을 올리는데도 일조를 하겠지만 오히려 그를 통해 민족의 정체성을 드러내려 고심한 흔적이 느껴진다. 나라가 힘이 없어 대대로 강대국들에 휘둘렸고 민족 구성원도 종교도 다양하다. 멀쩡했던 나라가 세계 지도 속에서 갑자기 사라지기도 하고 할머니가 살았던 나라와 손자가 살았던 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