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1) 썸네일형 리스트형 Poland 10_ 바르샤바의 타투 스튜디오 친구를 베를린행 기차에 태워 보내고 중앙역에서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불과 며칠 전에 걸어왔던 길의 오른쪽 풍경이 왼쪽 풍경이 되자 그때는 보이지 않던 또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라며 아직 끝나지 않은 여행의 감흥을 애원하듯 붙들고 계속 직진한다. 8차선 도로를 쭈욱 걸어가고 있자니 가끔 방문했던 거대 식물원 가는 길의 춥고 공기 나쁜 하얼빈 생각도 나고 цум 백화점이 있던 모스크바의 어떤 큰 대로도 생각이 났다. 이제 나에게 이런 광활한 도로는 한없이 비현실적인 공간이다. 그 단조로움의 대열들이 수타면 장인이 한없이 늘리는 면 반죽과 같았으니 처음엔 어안이 벙벙하다가 좀 지나면 그 조차도 익숙해져서 종국엔 그저 펄펄 끓는 빨간 국물 속의 쫀득한 면만을 기대하게 한다. 아침으로 우육면을 먹어서였..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