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천국보다낯선

(2)
나의 소울메이트, 에바그녀는 밤을 샌 모양이다.부다페스트에서 날아왔으니 시차적응이 아직 덜 된 것일수도.헝가리 부다페스트와 미국 뉴욕의 시차는 고작 6시간밖에 안되지만에바는 뉴욕으로 곧장 가는 직항이 아닌 최소 세번은 환승을 해야하는 값 싼 비행기 티켓을 살 수 밖에 없었던것일지도 모른다.에바는 비행기속에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오랜시간 동안 날아와야 했을 그녀는 자신의 검은 코트를 짐 칸 깊숙히 집어넣고 듣고 싶어도 들을 수 없는 제이 호킨스의 노래를 비행내내 흥얼거렸을지도 모르겠다.비행기에서 내려 노래하는 트랜지스터와 함께 걸어갈 뉴욕의 거리를 상상했을지도.정해진 시간에 잠을 자서 정해진 시간에 개운하게 깨어날 수 있는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특권이었던적은 한번도 없었다. 잠은 항상 내일을 위한 의무였고 ..
<천국보다낯선> 티비디너 짐 자무쉬 1984 짐 자무쉬의 을 처음 본 것은 1994년. 청계천에서 구입한 비디오를 돌리고 또 돌려보며 단조롭고 메마른 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삶에 나름 동경을 느꼈더랬다. 아무것도 안하는 삶. 그래서 기대할 것 없고 가진것 없는 인생. 인생에서 '기대'란 단어는 어쩌면 심심풀이 도박에서나 어울리는 단어일지 모른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자에게 우연처럼 주어지는 행운. 그리고 그 행운에 얽매이지 않기. 잔뜩 기대에 부풀어 얘기하기 시작했는데 더이상 생각나지 않는 어떤 농담들. 아무런 정답도 결과도 보여주지 않는 결말없는 농담 같은 인생. 이 영화를 본 이후로 그냥 저렇게 살아도 나름 괜찮겠다 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중학교 1학년때말이다. 어찌보면 그 순간 나는 건설적이고 진취적인 좀 더 미래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