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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변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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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방향> 홍상수 (2011) 내가 언젠가 거닐던 익숙한 풍경들은 흑백의 필터를 통해 시간의 정체성을 잃고 나만의 공간이 아닌 모두의 추억처럼 모든 이들의 눈동자에 아로새겨졌다. 영화 이 그랬던것처럼 역시 타인의 눈을 통해 나의 추억을 더듬는 기분이 들어 묘했다. 은행이 노랗게 물들면 유난히 아름다웠던 이 곳 정독도서관. 600원이면 한 그릇 뚝딱 배부르게 먹을 수 있었던 도서관 식당의 가락국수. 전부 읽지도 못할거면서 꾸역꾸역 대출해서 결국은 그대로 반납하곤 하던 소설들. 도서관 무료 상영회에서 동생과 배꼽잡고 보았던 . 그리고 그 웃음을 뒤로하고 문제집이라는 현실로 돌아와야했던 우울한 시간들. 내 기억은 내가 보낸 시간의 일부이고 그 일부의 기억을 우리는 평생 추억하며 살아간다. 을 따라가는 카메라속에 나의 십대와 이십대 초반의 ..
<잘 알지도 못하면서> 홍상수 (2008) 새해 다짐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되도록이면 이러진 말아야겠다'라고 생각해본것이 몇가지 있다. 단지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된다는 생각으로 정해진 시간에 자려들지 말자. 저녁을 먹었다는 이유로 야식을 피하려들지 말자. 내일 쉬는 날이어도 머리가 가려우면 그냥 감자. 뭐 이런 별 쓰잘데기없는 다짐들인데 한마디로 본능에 충실하자 그런거다. 내 자신에게만이라도 좀 덜 설명하는 생활을 해야하지 않을까 해서다. 자잘한 욕구들을 억누르기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있는지 모른다. 그래서 자정넘어서 또 폭풍쉐프질. 얇은 스파게티면을 삶는데에 고작 6분의 시간이 필요한데 가스렌지 앞에 서기까지 한시간을 망설이는것은 죄악이다. 마늘과 토마토가 익는 시간동안 창밖으로 대여섯대의 차가 지나갔다. 음식을 먹고 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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