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lnius cafe'에 해당되는 글 12건

  1. 2019.02.07 Vilnius 83_카페 풍경 (1)
  2. 2019.01.24 겨울의 카페 (3)
  3. 2018.09.23 다른 토닉 에스프레소
  4. 2018.09.23 Caffeine_Vilnius (1)
  5. 2018.07.17 Pilies kepyklėlė_지난 겨울
Vilnius Chronicle2019.02.07 07:00



요즈음 빌니우스 거리 곳곳에서 마주치는 캠페인. 펄펄 끓는 커피 포트나 다리미, 떨어져서 깨지기 직전의 도자기들을 배경으로 폭발 일보 직전의 자신을 뒤돌아보라는 메세지를 담고 있다. 커피 포트가 뿜어내는 연기가 불안감을 주긴 하지만 어쨌든 새로 문을 연 카페의 오렌지색 간판 때문에라도 구시가의 어떤 장소보다 이곳에 가장 잘 어울린다. 이곳은 내가 좋아하는 거리, 행인들이 안겨주고 가는 꽃다발로 한시도 외로울 틈 없는 로맹 개리의 동상과 러시아 드라마 씨어터가 자리잡은 바사나비치우스 거리이다. 문화부나 리투아니아 철도청 같은 주요 관공서들이 유서 깊은 건물들에 터를 잡은 꽤나 진지하고 격조있는 거리인데 이곳에서 아래로 이어지는 몇몇의 거리들을 통해 곧장 빌니우스 대학과 대통령궁, 대성당까지 닿을 수 있음에도 이 거리는 사람들의 관심에서 조금 비껴선 느낌이 있다. 이즈음에서 커피 생각이 나면 극장 앞에 자리잡은 키오스크의 커피를 마셔야했는데 그 키오스크 마저 작년에 사라졌고 그 자리엔 리투아니아의 독립 100주년을 기념하는 작은 참나무 한 그루가 심어졌다.



카페 창 밖으로 지어진지 150년이 넘은 드라마 시어터가 보인다. 대부분의 경우 러시아 극작가의 러시아어 연극이 올라가지만 때로 리투아니아어로 된 작품이 올라가기도 한다. 어쩌면 가장 많이 지나친 거리이고 가장 많이 멈춰선 횡단보도 일테고 수없이 많은 생각들이 때맞춰 깜박이다 사라지는 신호들과 함께였다. 카페가 뚝딱둑딱 공사를 시작했던 순간부터 이 모퉁이를 돌아 걸어가는 일상이 전보다 더 아늑했던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특정 풍경이 구축한 감성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시간만이 쌓아 올릴 수 있는 감정이겠지. 구시가에 이 커피 체인점이 많은데 이 카페의 바리스타들은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이 지점에서 저 지점으로 옮겨다니기도 한다. 이 카페는 뭐랄까. 그들 중 가장 오래도록 성실하게 일한, 어디에서라도 일사분란하게 커피를 내릴 수 있을 것 같은 가장 분명한 여유로 충만한 어떤 바리스타들과 구시가의 모든 카페들을 전전한 커피 유목민들에게 주어진 일종의 명예의 전당 같은 느낌이다. 커피향이 스며들지 못한 자리를 야무지게 정복한 신선한 가구 냄새, 아직은 포실포실함을 유지하는 출입구 앞 발판 매트, 아직은 두리번거려야 하는 가 본 적 없는 화장실. 특별한것은 없다. 커피맛도 인테리어 원칙도 전부 똑같은 하나의 지점일뿐이지. 익숙해지는데 큰 노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과 새로움에 대한 강박을 버릴수 있다는 것 그 뿐이다.  



한국에 가기 전에 발행되기 시작했던  한 페이지 짜리 카페 매거진이 어느새 5호까지 나와 있었다. (https://ashland11.com/772). 필진이 계속 바뀔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고정된 작가 한 명이 계속 글을 쓰고 있네. 신기하게도 1호를 제외한 2호부터 5호까지가 모두 테이블 위에 놓여 있었다. 괜히 놓치고 못 읽으면 뭔가 나만 모르는 이야기가 있을 것 같아 집착하게 되는 것. 하지만 15호 정도가 넘어가면 33호, 45호 정도는 없었어도 알아채지 못한채 지나가겠지. 카푸치노 한 잔을 시켜선 그동안 읽지 못한 글들을 한 줄 한 줄 읽어내려 갔다. 재밌었던 글은 '이제는 심지어 젖소도 mo 라고 운다' 라는 제목의 2호. 이곳의 젖소들은 음메라기보다는 무우우 라고 운다. 그런데 그런 젖소들이 mo 라고 울기 시작하고 고양이들조차 miau 대신 mo 라고 우는 이유는 뭘까. 이것은 작년에 개관한 빌니우스의 모던 뮤지엄 일명 'MO 뮤지엄'의 가열찬 마케팅과 평범한 박물관 하나에 쏠렸던 과도한 관심에 대한 글이었다. 작가는 일관되게 냉소적인 어조로 빌니우스에 대해 써내려가고 있지만 그 한 켠에선 이 도시에 대한 아쉬움과 절박함을 내비치는것도 잊지 않는다. 지금의 빌니우스에 보헤미안이 남아 있는지 과연 이곳에 예술가들이 있긴 했었는지 애국을 부르짖는것도 유행이 되어버린듯한 빌니우스가 런던의 테이트나 파리의 퐁피두를 가질 수는 없겠지만 이런 뮤지엄이라도 가지게 된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냉소하며 안도하는 글이었다. 이런 작가의 짧은 글도 계속 읽어주는 사람이 없으면 10호에서 멈춰버릴지 모른다. 도시가 끊임없이 소재를 만들어내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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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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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며칠 전 이 포스팅 읽고는 맨 위 캠페인 사진과 내용에 '아악 이것은 내 얘기...' 하고 너무너무 이입했었어요. 본시 순둥한 토끼로 태어났거늘 망할넘의 회사에만 가면 저렇게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시뻘겋게 달아오르는 포트가 되어버리는 가마솥토끼 ㅠㅠ

    저도 한페이지짜리 카페 매거진 읽고파요!

    2019.02.10 00:2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Coffee2019.01.24 08:00


케익의 첫인상은 항상 작다. 스모 선수를 보지 않아도 그는 거대할것이라 짐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아무리 맛없을 케익도 그는 항상 작게 느껴진다. 그 케익을 커보이게 하는 유일한 존재는 작은 데미타세 잔이다. 작은 에스프레소가 가져다 주는 희열이라면 어떤 케익을 먹어도 보통은 그 보다는 크다라는 사실인지도 모르겠다. 케익을 다 먹었는데도 커피가 남아있는것이 싫다. 커피가 부족하다고 느끼는것이 훨씬 더 정당하다. 커피는 새로 마시면 되니깐. 겨울의 카페는 두 종류이다.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 가는 카페가 늘 그렇듯 그 중 하나이겠고 하나는 단지 추워서 들어가는 카페이다. 오후 8시무렵 집으로 돌아가는 중. 이대로 집까지 걷다간 죽을 것 같아 몸을 좀 녹이기 위해 카페에 들어갔다. 물론 장갑을 벗고, 모자를 제치고, 휘감긴 목도리를 다 풀어내고 나면 커피가 마시고 싶어서 온 거라고 생각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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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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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레드벨벳으로 추정되는 아리따운 케익의 자태! 그리고 까만 커피잔! 까망 빨강 하양의 조합은 언제나 옳음!!!

    2019.01.24 22:5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김설마

    검빨은 철기군인증..^^
    철기군은 크롬의 군대..
    크롬은 신해철.. ㅎㅎㅎ

    2019.01.31 23:26 [ ADDR : EDIT/ DEL : REPLY ]

Cafe2018.09.23 07:02


집에 냉장고가 오래되서인지 냉동실에는 성에가 거대한 빙하처럼 자리잡고 있다. 미끈하게 울룰불룩 변함없이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들이 든든하게 느껴질 정도로. 얼마전 냉장고 전원을 빼놔야 할 일이 있었는데 희끄무레해진 빙하 가장자리 틈으로 칼날을 밀어넣으니 쩍하고 크레바스처럼 벌어졌다. 그렇게 냉장고를 빠져나온 한 조각의 빙하를 그냥 싱크대에 놔뒀다. 여름이 얼마만에 그를 녹여버릴지 궁금했기때문이다. 요즘의 여름은 딱 그렇다. 싱크대 배수구 언저리에서 점점 작아지던 딱 그 얼음 조각처럼 간신히 걸려있다. 이미 진작에 끝났는지도 모르는 그 신기루 같은 여름의 끝자락에서 마시는 시원한 커피.  에스프레소 모자를 쓴 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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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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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2018.09.23 06:32


수년 간 Coffee Inn 이라는 이름으로 영업을 했던 리투아니아의 토종 커피 브랜드. '커피인'이라고 읽어야겠지만 대다수의 리투아니아인들은 이 카페를 '코페이나스' 라고 불렀다. 카페 이름을 영어의 발음 기호와 상관없이 리투아니아어 알파벳 모음 발음으로 읽고 남성 어미 -as 를 붙여서 코페이나스가 되는 것.  그런데 코페이나스 Kofeinas 라는 리투아니아 단어 자체가 또 영어의 caffeine 이라는 뜻이니 그것이 의도된 작명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이 카페는 항상 그렇게 '카페인' 카페로 불리웠고 대주주가 바뀌고 경영구조가 바뀌면서 결국 카페 이름도 Caffeine 으로 바뀌게 되었다. 2004년에 첫 지점이 문을 열고 14년이 지난 지금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의 지점들까지 합쳐 매장이 60개가 넘도록 커버렸는데 구시가에서만도 이들은 반경 200 미터마다 자리잡고 있는 듯. 이러다가는 마트에서도 스타벅스 커피처럼 곧 이들의 이름을 붙인 냉장커피가 등장할지도 모르겠다. 이 카페의 커피가 특별히 맛있는지는 모르겠고 그냥 이 카페의 커피 맛이다. 그리고 그런 맛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위협적인 것이다. 지점이 워낙에 많으니 특별히 이 카페를 가지 말아야겠다는 원칙이 없는 이상 평균적으로 가장 자주 가게 되는 카페이기도 하다. 구시가의 점포들을 임대하면 크게 구조를 바꾸거나 장식 할 수 없으니깐 보통은 그 구조를 살리고 이용하는 와중에 지점마다의 고유한 컨셉과 분위기가 생긴다.  그것은 이미 힘있는 브랜드가 되었고 곳곳에 들어설 수 있는 자본까지 갖췄기에 가능한 일일것이다. 나는 이 카페를 크게 열광하지는 않지만 이곳의 치즈케익과 키쉬는 가끔 생각한다. 그리고 이곳의 토닉 에스프레소가 빌니우스에서 마셔 본 중 가장 맛있다고 아직까지는 생각하고 있다. 다음달에 문을 여는 빌니우스의 MO 뮤지엄 (모던 아트 뮤지엄) 앞에 진작에 자리를 잡은 이 카페인 로스터는 빌니우스에 위치한 이 카페 지점 중 유일하게 로스팅 기계가 돌아가는 곳.  입구에 들어서면 둔중한 로스팅 기계가 눈에 들어오고 사방이 벽돌을 드러낸 채 도장되지 않은 벽으로 둘러싸여 있는 이곳은 다른 지점과 비교해서 좀 더 활기차고 자유분방하다. 이곳에는 조용하게 혼자 앉아서 책을 읽으러 오는 사람들 붜 공업용 계산기를 두드리며 숫자 적기에 한창인 학생들, 열심히 떠들며 토론하러 오는 사람, 스터디하러 오는 사람, 수다떨러 오는 사람들이 전부 한데 뒤엉켜있다. 딱 넘치지 않을 정도의 유쾌한 활기와 소음이 발전기처럼 돌아가는 곳이다. 

이 지점은 공간이 넓은 편이라 가끔 문화 행사나 장터 같은 것도 열린다. 물론 그런 행사가 열리기엔 협소하기 짝이 없지만 동시간대 모이는 인원의 수도 폭발적이지 않기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 어떤 하루는 갑자기 예약 좌석 표시가 테이블 마다 세워지고 LP가 가득 담긴 상자들을 들고 사람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중고 음반 장터가 열렸던 것. 덕분에 뜻하지 않게 자리를 옮겨야 했지만 추억 소환하는 옛 음반들 구경도 할 수 있었다. 노트북 사용하기에도 책을 읽기에도 친구를 만나서 수다를 떨기에도 전부 적합한 분위기라 지난 겨울에는 특히나 많이 갔다. 일주일에 한두번 정도이긴 했지만 한번 가면 꽤나 오랜시간을 버티다 와서 음식류를 전부 먹어본듯. 그럼에도 결국 가장 맛있는 것은 10년간 먹어도 질리지 않는 이 치즈케익이다. 이제는 반쯤 먹고 나면 아 이 맛이었지 맞아 하고 좀 배부르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정말 맛있어서 모자르다고 느껴질때가 있었더랬다. 

신랄하고 재수없지만 결코 틀린 말은 하지 않는 자기 이름을 걸고 인스턴트 냉동 만두까지 출시한 어느 푸드 칼럼니스트의 한 장짜리 에세이를 인쇄버전으로는 유일하게 이곳에서 읽을 수 있다. 카페에 항상 사람이 많다보니 커피 주문하고 종이 들고 가서 자리에 앉아서 읽다가 커피를 가져와서 거의 다 마실때까지 읽을 수 있는, 에스프레소 한 잔 분량의 글이다.

이 잡지는 카푸치노 중간 싸이즈 정도의 분량. 종합 문화지. 이 카페 말고도 빌니우스의 다른 장소에서도 꽤 자주 발견된다. 왜 제목이 370 이지 하는 물음에 '마음대로 생각하라. 당신의 생각은 몇 도 회전할 수 있나?' 라고 반문하는 잡지. 카페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잡지 이야기로 끝나는 이유는 그냥 이 카페하면 생각나는 것들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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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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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제 생각은 무한궤도를 달리다 블랙홀로 빠져들어 사라집니닷!!!
    에스프레소잔 평범하면서도 이뽀요 글고 전 한장짜리 푸드 에세이 읽고파요 음식얘긴 항상 좋아요!

    2018.09.25 01: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Cafe2018.07.17 07:00


브랜디와 초콜릿, 스콘과 카푸치노. 버섯 수프와 녹차. 토마토 수프와 루이보스. 애플 파이위로 쏟아 부어지는 따뜻한 크림. 커피 그리고 커피. 커피 한 잔 하자고 들어간 아늑한 카페의 좁은 탁자가 각자의 입맛에 따라 채워지고 따개비처럼 붙어 앉아 잔을 비우며 하는 이야기들은 각양각색이다. 모두가 동시에 이제 좀 살것 같다 말하는 순간에도 언 발이 녹는 속도가 다르듯 긴 아침식사를 끝낸 누군가의 앞으로 느릿느릿 등장하는 마지막 커피잔이 바닥을 보일때까지 다시 이어지는 이야기들. 지난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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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영원한 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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