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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Tracks> John Curran (2013)



<Tracks>


다 가진듯 보였지만 절망적이었던 어떤 이들의 아프리카 사막 여행이 끝나자마자

낙타를 끌고 호주의 사막을 횡단하는 아무것도 가진것 없어보이는 소녀의 여행이 시작됐다.

영화속에서 만나는 많은 여행자들은 불행을 전면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들이 용감해질 수 있는 이유일거다.

<인투더와일드>의 크리스토퍼처럼. <델마와 루이스>의 그녀들처럼.

더 이상 타협하고 싶지 않을때. 다 버려도 잃는것 없다는 생각과 함께 궁지에 몰렸을때. 

힘들지 않은 인생 찾기 힘들지만 모두가 그런 감정을 경험하는것은 아니며 그렇다고해도 모두가 같은 판단을 내리지는 않는다.

더 독립적이길 원하고 더 사랑받길 원하며 물질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고자 애쓰는 그들덕에 잠시나마 우리도 일탈한다.

낙타를 길들이는 법을 배워 홀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려는 그녀의 여행을 보며 우리가 즐거워지는 이유는

그녀가 길 위에서 만날 우연과 어려움이 그녀의 삶에 어떤 의미로 남을지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여행과 사랑은 가장 순수해야 할 의무를 지닌 행위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쉬운일은 아니다.

요즘처럼 여행이 모두의 로망이 되고 여행을 정의하지 못해 안달 난 세상이 올것이라 누가 생각이나 했을까.

한편으로는 여행이라는것이 심지어 스펙의 한 종류가 되었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여행을 떠난다는 행위는 경쟁이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는 전혀 다른 세상의 것이라 생각했지만

언제부터인지 떠나지 않으면 뒤쳐질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동반하는 이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심지어 많은이들이 감내하며 살아가는 치열한 삶이 모험하지 않는 자의 지루한 일상으로 평가절하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여행을 떠나라고 말하는것. 세상은 지금 누리는것을 포기해야만 마치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고 다그치길 주저하지 않는다. 

세상은 탈사회화를 종용함과 동시에 역설적으로 그런 삶을 위해 지불해야 할 돈과 가치가 적지 않음을 보여주는 술수를 쓴다.

소탈함은 로망이 되고 많이 가진 상태에서 누리는 소탈함에 희열을 느끼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간다.

우리는 행복해지고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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