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 에스프레소 (2) 썸네일형 리스트형 공연 전의 커피 산타 모자를 쓴 아저씨가 극장문을 열고 나와 배우가 몸이 안 좋아서 연극이 취소됐다고 미안해했다. 세상에 많은 공연이 있다. 감동적인 공연, 형편없는 공연, 두 번째 보는 공연, 꿈에서라도 다시 보고 싶은 공연, 꼭 보라고 추천하고 싶은 공연, 절대 봐선 안된다고 말리고 싶은 공연, 그리고 취소된 공연. 이들 중 온전히 내 것이 되었다 장담할 수 있는 공연은 어쩌면 오직 '취소된 공연'이 아닐까. 공연은 이렇게도 시작되고 저렇게도 끝나지만 취소된 공연은 사정이 생겨 시작되지 못했다기보다는 오히려 시작과 끝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소름 끼치도록 일치해서 철저하게 공중분해된 느낌이다. 그리고 관객 모두는 극장 문 앞에서 그 파편들을 한 아름씩 나눠 안고 발길을 돌린다. 어떤 포지션에서든 공연이란 놈은 역시.. 버스를 놓치고 (Panevėžys_2016)라고도 말할 수 없는것이 몇시 버스가 있는지 알아보지 않고 역에 갔고 아직 출발하지 않은 빌니우스행 버스는 아주 작은 미니 버스여서 유모차를 넣을 공간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다음 버스를 타기로 했다. 비가 약간 내렸다. 생각지않은 40여분의 시간이 주어져서 커피를 마시러 가기로 했다. 파네베지에 갈때마다 항상 지나치는 거리 한구석에 못보던 카페가 보였다. 케잌이나 빵종류는 없었다. '제가 집에서 구운 쿠키만 있어요'라고 말하는 상냥한 여인이 있었다.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