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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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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부활절 회상 부활절을 앞두고 리투아니아 어린이들은 유치원으로 완숙 달걀을 가져간다. 적신 휴지에 물감을 묻힌 후 그 위에 달걀을 굴리면 나름 부활절 달걀이 만들어지나 보다. 점토로 만든 둥지 속에 봄기운을 받아 기지개를 켜며 돋아나기 시작한 여린 풀잎들 몇 가닥을 집어넣고 색칠한 달걀을 얹는다. 그렇게 손바닥만 한 세상에도 나름의 봄이 깃든다. 추운 겨울 뒤에 따뜻한 봄이 찾아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계절이 바뀌는 순간에만 작동하는 그 명민한 감각은 살아있다는 단 하나의 명백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사실 만끽 할 수 없다. 하지만 살아있다는 그 벅찬 사실을 내가 매 순간 절절하게 느끼고 감사하며 살고 있나 하면 애석하게도 딱히 그런 것 같진 않다. 부활절은 고통을 겪고 죽음을 맞이했다 다시 살아난 누군..
우즈가베네스(Užgavėnės), 기름진 화요일, 사순절 전야 그리고 팬케이크,팬케이크,팬케이크 지난 4일 화요일은 리투아니아의 우즈가베네스(Užgavėnės) 였다. 우즈가베네스가 뭐냐면 사순절 전야, 팬케이크를 왕창 먹는 날, 스웨덴에서는 셈라를 먹는 날. 기름진 화요일 (Fat tuesday) 참회의 화요일 (Shrove tuesday), 마슬레니차, 마르디그라, 페티스다겐... 독어, 핀란드어, 스페인어 등등의 말로도 다 있을 거다. 한국 달력이 생겨서 벽에 걸었다. 음력 날짜와 24절기가 적혀있어서 너무 좋다. 부모님은 아직 음력 생일을 지내시니깐 1년에 한 번 인터넷에서 음력 날짜를 확인하게 되는데 놀랍게도 이게 은근히 일이고 그마저도 때를 놓친다. 한국 종이 달력이 생겨서 또 좋은 점은 어제도 먹고 일주일전에도 먹은 그 팬케이크를 '작정하고 왕창 먹는 화요일'이 언제인지 계산하..